이 글은 최앤리법률사무소 한다은 변호사의 기고문입니다. 스타트업을 위한 양질의 콘텐츠를 기고문 형태로 공유하고자 하는 분이 있다면 벤처스퀘어 에디터 팀 editor@venturesquare.net으로 연락 주시기 바랍니다.
외국에 있는 회사들과 계약을 체결하거나 협업을 추진할 때는 한국에 있는 회사들과 계약을 체결할 때보다 언어, 의사소통, 문화 등에 차이가 있기 때문에 신경 써야 할 것들이 많습니다. 구체적으로는 영문 계약서가 어떻게 쓰이는지, 외국 회사의 주소가 있는 국가의 법이 적용되는 것인지, 혹시 분쟁이 발생한다면 우리나라 내에서 해결할 수 있는지 등 걱정거리가 많아집니다. 이때 계약체결 단계에서 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것은 계약서를 꼼꼼하게 작성하는 것입니다. 외국 기업과 영문 계약서 체결 시에는 아래 사항들을 반드시 체크하여야 합니다.
- 영문 계약서에서 사용되는 기본적인 영어 표현을 알아 두어야 합니다.
영문 계약서 내 당사자의 의무를 규정하는 문장에서는 ‘shall’을 사용합니다. 이는 계약당사자의 법적 의무로서 이행강제 또는 작위 의무를 말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The Party A shall deliver the products to the Party B”는 당사자 A는 당사자 B에게 제품을 반드시 납품하여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따라서, 영문 계약서의 ‘shall’이 사용된 당사자의 의무를 위반한 경우에는 계약위반에 해당하게 됩니다. 반면, 당사자의 권리를 규정하는 문장으로는 ‘may’를 사용하고, 이는 계약 당사자가 법적으로 행사할 수 있는 권리를 의미합니다. 예를 들어, “Party A may deliver the products to Party B”는 당사자 A는 당사자 B에게 제품을 납품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따라서 계약 당사자로서는 ‘shall’과 ‘may’을 구분하는 것은 자신의 권리와 의무를 지킬 수 있는 가장 기본이 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 외에 영문 계약서에는 일반적으로 흔히 사용하지 않는 영어 단어가 사용되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1. ‘hereof’는 ‘이 계약서의’ 라는 뜻으로 사용되며, 2. ‘hereafter’는 ‘이 계약서/문서 이후에는’ 이라는 의미를, 3. ‘hereby’는 이 계약서 또는 문서에 의해라는 뜻으로, 4. ‘hereinafter’는 ‘이 계약서 또는 문서 중의 이하에 있어서’라는 뜻으로 사용됩니다. 물론, 이처럼 영문 계약서에서 특별히 많이 사용되는 단어들을 반드시 사용하여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위의 ‘may’, ‘shall’과 같이 문장의 의미가 달라지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쉬운 문장이거나 법률 용어가 아니더라도 계약 당사자의 의미가 명확하게 전달되도록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 날짜 표기 방법을 확인하여야 합니다.
우리나라는 날짜를 표기할 때 년/월/일 순으로 기재합니다. 예를 들어, 2022년 7월 5일이라면 우리나라에서는 일반적으로 계약서상 날짜를 2022-7-5이라고 기재합니다. 이는 일본, 중국 등 아시아 국가에서 통용되는 날짜 표기 방법입니다. 그러나, 미국에서는 날짜 표기를 월/일/년 순으로 기재합니다. 위의 예시에서 미국 회사라면 7-5-2022이라고 기재하게 됩니다. 또, 유럽권에서는 날짜를 표기할 때 일/월/년 순으로 기재합니다. 즉, 위의 예시라면, 계약서상 날짜가 5-7-2022로 기재될 것입니다. 이처럼 이미 잘 알려진 정보라고 하더라도, 사소한 것이기 때문에 영문 계약서를 작성할 때 미처 생각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으므로 추후 분쟁의 여지가 없도록 반드시 날짜 표기도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 계약서의 제목과 계약 내용의 법적 구속력은 별개입니다.
계약서의 종류는 너무나 다양하며, 계약서 외에도 본격적인 계약 체결 전에 작성하는 계약의향서(Letter of Intent), 양해각서(Memorandum of understanding), 발주서 (Purchase order) 등과 같이 계약서와 비슷하게 보이지만 원칙적으로 법적 구속력이 없는 문서들도 많이 있습니다. 이러한 계약서의 제목은 각 나라의 문화, 거래 관행에 따라 달라지며, 특정 국가의 회사들은 영문계약서를 작성할 때 일반적으로 계약서의 의미를 가진 ‘Contract’ 또는 ‘Agreement’을 기재하지 않으려고 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때 각 나라의 문화, 거래 관행을 모두 파악하기에는 어렵습니다. 따라서, 가장 중요한 것은 계약서의 제목이나 형식과는 상관없이 현재 논의하고 있는 계약서상의 내용에 법적 구속력을 부여하고자 한다면 계약서 말미에 본 문서의 내용은 법적 구속력이 있다는 의미의 문구(This Agreement is legally binding upon it, enforceable in accordance with its terms)를 추가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반대로, 법적으로 구속력을 배제하고자 한다면 이를 명시하는 것이 좋습니다. 계약서상 제목이 LOI, MOU라 하더라도 내용을 살펴보면 법적으로 구속력이 있는 경우도 있기 때문입니다.
- 준거법 또는 국제재판 관할을 명확히 규정하여야 합니다.
국제 계약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준거법 및 국제재판 관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준거법은 계약의 내용과 관련해 어느 국가의 법을 적용할 것인지의 문제이며, 국제재판 관할은 어느 국가의 법원에 소송을 제기할 수 있는지의 문제입니다. 먼저, 준거법과 관할법원의 경우 국제 계약서 작성 시 대한민국 법, 계약 상대방 회사 소재지의 법으로 하거나, 계약 당사자와 무관한 제3국의 법을 적용하도록 합의할 수 있습니다. 만약 합의가 없는 경우 대한민국 법원에 소가 제기되면 국제사법에 따라 준거법 및 재판관할을 정하게 됩니다. 계약서 자체는 영문으로 작성되어 있다 하더라도 계약서 내 준거법이 대한민국 법으로 명시되어 있다면 추후 분쟁이 발생한 경우 대한민국 법에 따라 해결할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따라서, 계약 당사자의 입장에서는 자신의 나라로 준거법과 관할조항을 명시하는 것이 좋습니다.
You must be logged in to post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