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주 술빚는호랑이 “꿀로 만든 술 ‘시즌’입니다”

인류 최초의 술은 벌꿀로 만든 술이다. 와인이 과일을 발효시켜 만든 술이라면 ‘미드’는 꿀로 만든 술을 뜻한다. 경기 남양주 지역에서 나는 꿀로 술을 만드는 양조장을 운영하는 ‘술 좋아하는 창업가’가 있다. 술에 대한 호기심이 창업으로 이어져 경기 로컬 크리에이터로 활동 중인 술빚는호랑이 김신형 대표와 배우자 이준형 이사 부부 이야기다.

“꿀로 술을 만드는 양조장을 ‘미더리’라고 합니다. 해외에선 지역마다 다른 꿀 특성에 따라 다양한 미더리에서 제각기 개성이 뚜렷한 로컬 미드가 생산되죠. 국내에선 꿀로 만든 술이 널리 알려지진 않았지만 그 매력에 빠져 창업까지 결심하게 됐습니다.”

반도체 업계에서 일하던 평범한 직장인 부부가 미더리를 운영하는 로컬 크리에이터가 된 것은 술에 대한 관심과 애정 때문이다. 여러 술을 직접 맛보고 제조하며 즐기다보니 미드를 알게 되고 개성있는 미드를 만드는 미더리를 오픈하는 데 이르렀다.

전혀 무관해 보이는 직장 생활이 아무 도움이 되지 않은 것은 아니다. 위생과 청결을 중시하는 반도체 시설 관리에서 영감을 얻어 누구보다 청결한 양조장을 손수 만들어냈다.

김 대표 부부는 자신들이 살고 있던 남양주에 터를 잡고 양봉장들을 찾아다니기 시작했다. 산이 많고 작은 규모의 양봉장들이 많은 지역적 특성을 충분히 활용했다. 양봉은 기후나 자연, 식생 식물들에 따라 제각기 다른 꿀을 생산해내고 맛도 특색도 차별화된다.

양봉업 특성상 고령자들이 많고 산속에 흩어져 있어 사업 초기 접근조차 쉽지 않았지만 부부는 직접 산을 타고 지역 양봉협회 네트워크를 활용해 재료를 조달하는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고생 끝에 미더리에서 생산한 대표 상품은 야생화꿀로 만든 ‘시즌(Season)’과 벚꽃꿀로 만든 한정상품 ‘벚꽃시즌’ 두 가지다. 대량생산이 가능한 시즌은 최근 양산에 돌입했고, 한 해 중 4월 1주일 정도만 나오는 귀한 벚꽃시즌은 펀딩을 통해 한정 수량만 판매할 계획이다.

어렵사리 선보인 상품을 주류박람회에 선보인 결과 소비자들이 “꿀로 만든 술인데 향은 달달하지만 맛은 화이트와인처럼 드라이한 맛이 나 음식과 함께 먹기 좋겠다”는 호평을 내놨다.

(왼쪽) 김신형 대표, (오른쪽) 배우자 이준형 이사

김 대표는 실제 다양한 음식과 페어링해 즐길 수 있는 술이라고 소개했다. 양념이 강한 음식보다는 스테이크나 생선, 해산물 같이 재료의 풍미를 느낄 수 있는 양념이 덜한 음식과 함께 마시면 조화롭다는 설명이다. 주 타깃층은 독주를 즐기기 보다는 술의 풍미를 좋아하는 20~30대 여성층과 건강에 관심이 높은 50~60대 남성 등이다.

김 대표는 경기 로컬 크리에이터 사업을 통해 술빚는호랑이를 운영하면서 지역경제에 기여하며 성장할 수 있다는 점을 장점이자 그동안의 성과로 꼽았다.

“지역 양봉장에서 품질 좋은 꿀을 제값을 주고 삽니다. 그 꿀로 미더리에서 좋은 술을 빚어 지역 식당에서 판매할 수 있도록 제공하는 이벤트도 진행하고 있고요. 꿀을 대량 소비할 수 있는 건 술을 만드는 게 가장 좋습니다. 지역 특색을 담은 개성있고 맛있는 술을 빚어 우리도 성장하고 지역경제에 기여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거죠.”

김 대표는 지역사회에 제대로 뿌리 내리면서 향후 지역별 특색 있는 미드를 모아 미드전용 오프라인 매장을 운영하는 게 목표다. 남양주 지역을 떠올렸을 때 술빚는호랑이의 꿀로 만든 술이 떠오르도록 하겠다는 포부다.

술빚는호랑이는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가 주관하는 2022년 지역기반 로컬크리에이터 지원사업에 선정되어, 수도권 로컬 맞춤혐 액셀러레이팅 지원 프로세스를 통해 로컬 기업의 역량 강화 지원과 사업화 자금 등을 지원받고 있다.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는 중소벤처기업부와 함께 국내 최대 창업지원 클러스터인 창업존을 운영하며 수도권 지역 내 유망 창업자들을 집중적으로 육성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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