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양평의 한적한 마을에 유리온실 하나가 자리잡고 있다. 365일 24시간 최적의 환경에서 작물을 재배해 맛있고 영양가 풍부한 식재료를 제공하는 스마트팜이다. 이곳에서 핀치그린은 수경재배 기술 중 에어로포닉스 기술을 이용해 약용작물을 재배해 시장에 공급하고 있다.
에어로포닉스 기술은 뿌리를 양액에 상시 담궈두고 침전시킨 채로 키우는 일반적인 수경재배와 달리 뿌리를 공중에 매단 상태에서 주기적으로 최소한 필요한 양액을 뿌려 재배하는 기술이다. 입자 크기를 작게 쪼개 양액을 분사하기 때문에 더 적은 양으로 재배가 가능하다.
핀치그린은 에어로포닉스 기술을 활용하면서도 맛과 풍미가 더 좋은 노지재배의 효과를 내기 위해 스마트팜의 환경을 노지재배와 유사하게 조성했다. 이를 통해 연중 상시 재배가 가능하고 물이나 양액 사용을 대폭 절감할 수 있어 품질을 높이면서도 생산성을 극대화할 수 있었다.
핀치그린은 현재 바질, 카모마일, 로즈마리, 타임, 파슬리 등 허브류 작물을 주로 재배하고 있다. 창업 전 독일에 체류한 양동기 대표의 경험이 영향을 미쳤다.
“독일에서 아파서 병원을 찾아갔더니 바로 항생제, 해열제를 처방해주기보다 허브차를 마셔볼 것을 권하더라고요. 실제로 효과가 있고 건강에도 좋기 때문에 그런 게 아닌가 싶었어요. 이후에 여러 제품들의 원료를 살펴보니 실제 허브를 원료로 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런데 막상 한국에 와서 살펴보니 원료 구하기가 쉽지 않아서 스마트팜을 통해 직접 재배해야겠다고 생각하게 된거죠.”
이렇게 출발한 핀치그린은 식물 재배과정에서 몸에 이로운 유효물질 함량을 어떻게 하면 끌어올릴 수 있을까를 중점적으로 고민했다. 여러 시행착오 끝에 에어로포닉스 기술을 접목, 스마트팜에서 재배한 식물의 유효성분이 같은 작물을 수경재배했을 때보다 80%, 노지재배했을 때보다 15% 이상 높게 나오는 것을 확인하는 성과를 거뒀다.
핀치그린은 경기 로컬 크리에이터로 양평 지역에 자리잡은 지리적 이점을 적극 이용해 스마트팜을 통해 재배한 식물을 다양한 판매처에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식물이다보니 선도가 중요하기 때문에 주 소비지역인 서울에서 가까운 양평에 자리잡는 게 좋다고 판단했습니다. 보통 식자재 유통업체들이 4도 이하의 냉동창고를 이용하는데 허브류는 10~15도 사이에 보관해야 하기 때문에 양평의 지리적 요건이 큰 도움이 됩니다. 농장에서 바로 따서 가공 프로세스를 거쳐 식물의 유효물질이 살아있는 상태로 신선하게 소비자에게 전달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핀치그린이 공급하는 허브류 식물은 요리뿐 아니라 건강기능식품, 제약품, 화장품, 세제 등 다양한 분야에 사용될 수 있다. 핀치그린은 시중에 나와 있는 여러 상품들을 어떻게 하면 좀 더 건강한 물질로 대체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그 대안을 제시하는 게 목표다. 지금 재배하는 허브류 외에도 분야를 점차 늘려나갈 계획이다.
핀치그린은 로컬 기업으로서 스마트팜 운영을 통해 지역 플리마켓 등 다양한 행사에 참여하고 새로운 농업의 가능성을 제시할 수 있는 역할도 수행해 나가게다는 전략을 갖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건강에 좋은 천연재료 공급으로 소비자들에게 신뢰받는 브랜드로 성장하고 싶다는 포부도 내비쳤다.
“지금은 소재의 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한 기술개발에 매진하고 있고 향후 브랜딩에도 박차를 가할 계획입니다. 소비자들이 일상적으로 소비하는 식품과 제품이 조금이라도 더 건강한 것으로 대체될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가겠습니다.”
핀치그린은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가 주관하는 2022년 지역기반 로컬크리에이터 지원사업에 선정되어, 수도권 로컬 맞춤혐 액셀러레이팅 지원 프로세스를 통해 로컬 기업의 역량 강화 지원과 사업화 자금 등을 지원받고 있다.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는 중소벤처기업부와 함께 국내 최대 창업지원 클러스터인 창업존을 운영하며 수도권 지역 내 유망 창업자들을 집중적으로 육성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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