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나라에서 녹지 면적 감소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도시 팽창과 산업화로 인해 끊임없이 이어져 온 문제다. 녹지가 감소하면 흙바닥이 줄어들고, 불투수층 증가로 빗물이 땅속으로 침투하기 어려워진다. 이로 인해 지하수가 고갈되면 하천 건천화, 수질 악화의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이는 나아가 생태계 파괴는 물론 도시 열섬, 폭염 및 가뭄의 장기화, 이상기후 현상으로까지 이어진다.
이런 녹지 면적 감소에 맞서 왜곡된 물순환 체계의 건전성 회복을 돕는 기업이 있다. 혁신적인 ‘투수성 블록’을 개발한 수테크(대표 박명희) 얘기다. 수테크는 빗물의 땅속 침투·저류 및 증발산 효과가 높은 투수성 블록으로 도시의 빗물 표면 유출량을 최소화하고자 노력하는 기업이다. 빗물이용시설과 빗물시설의 부품 및 자재를 생산하여 판매·시공한다.
수테크의 주력 제품은 ‘장방형 탄소틈새투수블록’이다. 우천 시 인도, 보도, 차도 등 불투수층 노면에 떨어지는 빗물이 땅속으로 침투되도록 유도하는 역할을 한다. 도로변 우수관이나 측구 등 표면으로 유출되는 빗물을 최소화해 지하 대수층에 지하수를 풍부하게 충진하는 데 도움을 준다.
“자사의 투수블록은 도로 포장면 및 광장, 주차장 등 건물 주변의 바닥에 사용하는 자재다. 포장면의 적절한 위치에 포설하면, 고도의 투수성을 확보해 빗물의 땅속 침투·저류 및 증발산 기능을 유지하는 데 도움을 준다. 이를 통해 도로 침수, 비점오염 확산, 지하수 고갈 등 재난재해 예방은 물론, 왜곡된 물순환 체계 건전성 회복에 기여할 수 있다.”
수테크는 탄소 소재의 장점을 십분 활용해 투수블록의 내구성까지 강화했다. 성형성이 탁월한 합성수지 ABS의 고강도성과 탄소섬유의 치수안정성을 조합한 탄소섬유강화플라스틱(CFRP) 덕분이다. CFRP는 스테이플 섬유를 수지 내에 분산 배합시킨 후 고분자 컴파운드 펠렛 형태로 제조된 탄소소재를 압축 성형한 고품질의 탄소소재 융복합기술 제품이다.
이렇게 만든 투수블록은 휨강도, 충격강도와 압축강도, 마찰계수, 열안정성, 치수안정성, 마모저항성, 풍화저항성, 부식저항성 등 전적으로 우수한 품질을 인정받았다. 한국환경공단(국가물산업클러스터), 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 등 전문시험기관 시험 결과 한국산업표준심의회에서 규정한 투수성 보도블록의 품질성능 요건을 충족하면서도 기존 PP소재 틈새투수블록보다 월등히 우수하다는 평가도 받았다.
“수테크 투수블록은 불투수면에서 발생하는 강우 유출량 및 오염 부하를 효과적으로 제어한다. 탄소융복합소재 특유의 내구성 덕택에 장기 사용과 사후 유지 관리가 용이하고, 교체 비용과 보수 비용 측면에서도 경제적이다.”
이런 수테크에게 있어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의 ‘2022 강한소상공인 성장 지원사업’은 기술을 라이프스타일 혁신으로 확장시키는 발판이 됐다. 고가의 소재로 인식되어 온 탄소 소재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면서 회사 인지도와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계기가 된 것이다. 도시 곳곳의 인도변에 설치되고 있는 수테크의 투수블록들이 바로 이런 성과를 증명하는 지점이다.
“이번 지원사업에 참여하면서, 우리처럼 창업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소상공인도 기술 경쟁력만 있다면 충분히 살아남을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됐다. 특히 수테크의 기술과 제품을 설명할 수 있는 오디션 프로그램에 함께 참여했다는 게 뜻 깊었다.”
수테크는 이번 지원사업을 통해 협업 가능성을 타진하기도 했다. 경남 통영의 그린오션스가 그 상대다. 부둣가에 방치된 굴껍데기를 재활용하는 이 업체와 제휴해, 탄소 소재와 융합 가능한 리사이클링 제품을 개발하겠다는 포부다. 그린오션스는 통영 내 폭넓은 네트워크를 활용해 분산 방치된 상태로 야적된 굴껍데기 물량을 3D맵핑하여 추정하는 알고리즘을 기획 중이다.
2023년을 앞둔 수테크의 바람은 남다르다. 탄소틈새투수블록을 통해 일반 시민들이 빗물의 소중함을 깨닫게 하며, 동시에 탄소융복합소재 원료 개발을 자립화해 생산 비용을 절감하겠다는 포부도 있다. 가격경쟁력을 강화하면 기술력을 확보한 탄소제품 강소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다.
수테크는 신제품 출시를 준비 중이기도 하다. 탄소소재 융복합 응용 기술을 적용해 세부 기술 요소를 해결하는 제품들이 적지 않다. 탄소 공기정화필터와 집수 빗물 정화용 탄소필터, 탄소 소재 빗물받이 차양 등이 개발 단계다.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하이브리드 스마트 공기정화 벤치도 시제품을 제작하고 있다.
“수테크의 목표는 도시의 물순환을 회복 및 증진시킴으로서 빗물의 환경적 가치를 실현하는 것이다. 시민이 행복한 물 안심도시 조성에 앞장서는 4차 산업혁명시대의 새로운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속적 관심과 과감한 투자가 필요한 상황이다. 아이디어를 경쟁력 있는 상품으로 만들 수 있도록 많은 분들의 관심을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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