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에게 유용한 수산 생물의 종묘를 만들고 인공적으로 기르는 산업인 양식업. 양식 과정에서 발생하는 배설물과 사료 찌꺼기 등은 오염원이 되기도 하고, 오랫동안 퇴적될 경우 그 피해가 증가한다. 결국 이렇게 오염된 바다에서 가져온 물이 양식장으로 흘러 들어가면, 양식장에는 아찔한 상황이 발생한다. 이 고리를 끊어줄 솔루션을 가진 스타트업 ‘제이제이앤컴퍼니스’를 만나봤다.
제이제이앤컴퍼니스(대표 전정호)는 수산 양식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해결하고자 2018년 설립된 스타트업으로 친환경, 첨단 방식의 ‘트라이앵글 시스템’을 통해 스마트 양식산업 혁신에 나섰다. ‘트라이앵글 시스템’은 공정제어와 인공지능을 활용한 통합 양식장 제어 시스템으로 물고기의 상태를 실시간으로 관찰하여 딥러닝으로 분석하고 현재 수질을 모니터링하여, 수조의 환경을 자동으로 조절한다. 외부 환경으로부터 양식장을 보호하고 양식장의 부산물이 외부로 유출되지 않도록 순환 여과 방식을 적용하였으며, 효율성과 생산성을 개선하기 위해 공정제어 기술을 적용했다. 해양플랜트에서 적용하는 고장진단, 예측정비 등의 기술을 도입하여 설비가동률을 향상시켰으며, 결과적으로 에너지와 물 사용량을 30% 이상 개선했다.
“기존 양식업의 경우 바닷물을 끌어와서 양식장에 공급하고 사용한 물을 다시 외부로 배출한다. 이 때문에 환경 오염이 심해지는 것이다. 우리가 개발한 기술 중 하나인 라스(RAS) 순환 여과 방식은 사용한 물을 그대로 배출하지 않고 후처리를 해서 물을 재사용할 수 있게 만든다. 외부에서 들어오는 물을 그만큼 덜 쓰기 때문에 공급되는 물에 문제가 발생했을 때도, 양식장에서 자체 공급이 되도록 통제할 수 있다.”
기존 양식장에서 순환 여과 시스템을 사용하는 가장 큰 목적은 제한된 공간에서 더 많은 물고기를 키울 수 있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제이제이앤컴퍼니스가 순환 여과 시스템을 보는 시선은 조금 다르다. 전 대표는 “양식이 물과 에너지를 많이 쓰는 활동이다. 순환 여과를 통해 물, 에너지 사용을 줄이는 게 이점이라면 우리는 물, 에너지가 부족한 곳에서도 물고기를 키우고자 한다. 올해 초, 배터리를 활용한 ESS(에너지 저장 장치)를 개발해 정전에도 버틸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었고, 소수력 발전기 시제품도 제작했다. 설계 성능이 현장에서도 검증 되면, 전기가 공급되지 않는 지역이나 전기가 부족한 곳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전기가 들어오지 않아 어업에 의존하는 작은 섬에서 소수력 발전으로 전기를 생산할 수 있으며 고효율의 양식장을 통해 더 안전하고 안정적인 삶의 터전을 맞이할 수 있다. 이것이 우리가 보는 순환 여과 시스템의 장점”이라고 밝혔다.
수처리를 해서 나오는 폐기물은 슬러지 탱크에 저장한다. 양식 어류의 배설물과 사료 잔량 등이 포함되어 90%가 단백질과 지방으로 구성되어 있다. 전 대표는 “폐기물을 잘 정제하면 메탄 등 바이오 가스를 뽑을 수 있다. 실제로 라스 기술을 테스트해보니 바닷물에 든 찌꺼기가 생각보다 산화가 빠르고 바닷물에 녹아 있어 처리 기술을 개발하기가 까다롭다. 유효한 바이오 가스의 원료로 쓸 수 있을 때까지 시간이 조금 더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더 나아가서 필요한 에너지원을 정제하고 추출하는 기술로 발전시키고 싶다”고 전했다.
최근 해양에서 메탄가스를 적절히 제어하여 연료로 공급하는 시스템에 대한 연구를 재개했다.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며 바다의 에너지를 이롭게 사용할 수 있는 폭넓은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제이제이앤컴퍼니스에서 개발한 기술 중 하나인 비츠(VIITS)는 카메라 한 대를 사용해서 각종 수치 측정을 할 수 있다. 전 대표는 “기존에는 카메라 두 대를 사용해서 물고기의 크기를 측정했다. 이런 방식을 스테레오스코픽이라 한다. 하지만 여기에 사용되는 카메라 한 대 가격이 꽤 높다. 수조에 카메라를 여러 개 설치한다는 건 현실적으로 제약이 많다. 우리가 개발한 비츠 기술은 카메라 한 대로 측정이 가능하다. 물고기를 촬영 후 AI 딥러닝 기술을 통해 물고기 상태에 대해 파악할 수 있다”고 전했다.
양식업에 국한되지 않고 물과 에너지에 대한 솔루션이 필요한 사람들은 모두 다 제이제이앤컴퍼니스의 고객이다. 설립 초, 기술은 준비가 다 되었으나 테스트할 수 있는 수조를 찾는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전 대표는 “민간 어민이나 연구 기관에서도 처음 보는 거니까 그들을 설득하고 이해시키는 과정이 필요했다. 지금은 2년 전보다 훨씬 상황이 좋아졌고 테스트해보거나 구매하겠다는 곳도 늘어나고 있다. 기존에 쌓인 데이터를 보여주면 관심을 보이면서 어떻게 사용할 수 있는 건지 교육해달라고 하는 분들이 많다. 고객이기도 하지만 초기 모델을 테스트하는 파트너이기도 하다”라며 회상했다.
제이제이앤컴퍼니스는 물고기를 어떻게 하면 잘 기를 수 있을지에 국한되지 않고 해양생물, 에너지, 양식에서 발생하는 부산물을 어떻게 재사용할지도 생각한다. 전 대표는 “우리의 목표는 오래도록 운영할 수 있는 회사가 되는 것이다. 200년 이상 세대를 초월해서 시장을 이끄는 회사가 되었으면 좋겠다. 우리 세대에 어떤 일을 하고, 다음 세대에 어떤 환경을 물려줄 것인가를 항상 고민하고 있다. 해양 생물, 물, 환경, 에너지, 이산화탄소, 암모니아 등 복합된 형태의 해양 공학이 접목된 산업을 누구보다 잘 할 수 있는 회사가 되고 싶다”고 포부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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