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포크리에이티브, ‘번거로운 문서관리 스마트하게 도와드립니다’

기업에도 MBTI가 있다면 인포크리에이티브는 분명 J형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이토록 정보를 정리하고 관리하는 것에 진심인 회사가 있을까? 정보 디자인 전문 회사 인포크리에이티브는 기업이나 가정에서 발생하는 복잡한 문서를 쉽고 빠르게 정리하고 스마트폰으로 관리할 수 있는 ‘트레이스토리지(Traystorage)’를 개발 및 판매하고 있다.

“트레이스토리지는 다양한 문서를 깔끔하게 정리할 수 있게 도와주는 도구입니다. 특허받은 디자인과 구조로 서류를 넣고 빼기도 무척 편리하며, NFC 스티커를 부착하면 스마트폰앱으로 각 트레이스토리지의 정보를 정리하고 관리할 수 있는 IoT 제품이기도 합니다.”

인포크리에이티브는 업력 10년의 디자인 전문 회사다. 한미약품 디자이너 출신의 정도천 대표가 설립하고 현재까지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팀을 이끌고 있다. 기업명에서 유추할 수 있듯 인포크리에이티브는 정부부처 대기업, 외국계 기업 등에서 생산되는 다양한 정보와 데이터를 효과적으로 시각화하고 콘텐츠로 기획하여 제작하는 업무를 수행해왔다. ‘정보’를 다루는 것이 이 회사의 진정한 정체성인 것이다.

그렇다고 해도 디자인 회사가 갑작스럽게 제품을 생산하고 판매한다는 것은 색다른 일인데, 정도천 대표의 입에서 의외의 인물을 들을 수 있었다.

“국민대학교 디자인대학원 재학 시절 김봉진 배달의민족 의장을 만났습니다. 같이 수업도 듣고 졸업도 같이했죠. 그때까지만 해도 저는 ‘디자이너로서 디자인만 잘하면 된다’는 생각이었는데요. 경영은 물론이거니와 투자 생태계에 대해서도 잘 몰랐죠. 그런데 같은 디자이너이면서 창업을 하고 서비스를 만들어가면서 ‘경영하는 디자이너’의 길을 가는 김봉진 의장을 보고 큰 깨달음을 얻었습니다. 그때 ‘나도 내 제품, 내 서비스를 만들고 싶다’라는 마음을 가졌던 것 같습니다.”

그렇게 탄생한 것이 정보 관리 솔루션 브랜드인 싱크스텝(thinkstep)이었고, 대표 상품이 바로 트레이스토리지다. 하지만, 이 나오기까지 많은 고민이 있었다고.

인포크리에이티브 정도천 대표

“우리 만의 제품을 만들 것이라면, 그럼 어떤 제품을 만들 것이냐?에 대한 질문이 생기는데, 저희가 뜬금없이 화장품을 만들거나 생활용품을 만드는 것은 말이 되지 않았죠. 우리의 정체성이 담긴 제품이 중요했습니다. 우리는 정보를 다루는 디자인 회사니까 정보 관리에서의 페인 포인트(pain point)를  잘 해결할 수 있는 접근법으로 탄생한 것이 바로 트레이스토리지 였습니다.”

트레이스토리지는 단순하지만 효율적인 구조로 이뤄져 있다. 견고한 밑판과 미니멀한 디자인으로 구성된 스토리지와 쉽게 문서를 넣고 꺼낼 수 있게 도와주는 트레이는 모두 특허를 받은 기술이다. 또한, 우유팩, 신문, 잡지 등을 재활용한 재생 종이를 활용하였으며 별도의 비닐이나 플라스틱을 전혀 사용하지 않은 100% 친환경 재질로 만들어졌다. 이러한 노력으로 2021 대한민국 우수 디자인 수상, 2022 IF 디자인 어워드와 2022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에서도 제품디자인 부분에서 수상하기도 했다.

“한미약품 재직 시절 약품 재고 관리를 위해 RFID 프로젝트에 디자인팀의 일원으로 참여 했습니다. 현재 한미약품의 약품 패키지에 적용된 파란색 RFID 마크도 제가 디자인했죠. RFID를 통해 효율적인 관리 시스템이 이뤄졌던 경험을 이번 트레이스토리지에 적용했죠. 대신 개인 및 기업 고객 모두가 쉽고 간단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RFID가 아닌 NFC로 변경한 것입니다.”

인포크리에이티브(로고)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의 ‘2022 강한소상공인 성장 지원사업’은 인포크리에이티브의 트레이스토리지를 세상에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지원사업에 신청하던 당시가 마침 트레이스토리지의 제품 개발을 막 마치고 세상에 선보이는 때였다.

“지원사업을 통해 저희 서비스를 세상에 소개해 보고 싶었습니다. 시장의 반응도 궁금했고요. 과연 우리가 개발한 이 제품을 시장에서도 인정해 줄까? 가치가 있다고 평가해 줄까? 냉정하게 평가받기로 했습니다. 만약 반응이 별로라면 제품의 현실을 받아들이려고 했습니다. 그렇지만 이렇게 좋은 평가를 받고 파이널 오디션에서 결과까지 만들어 낼 수 있어 무척 기쁩니다.”

인포크리에이티브는 트레이스토리지를 기반으로 B2B 시장으로 영역을 확장을 준비하고 있다. 이미 종근당 등 대기업과 관공서에서 트레이스토리지를 활용하고 있다. 특히, 문서의 전자화 단계로 전환하고 싶지만 그러지 못하는 고객들의 가장 고민스러운 영역에서 자연스럽게 전자문서로 넘어갈 수 있도록 트레이스토리지를 중심으로 온-오프라인 기반 문서 관리 솔루션 고도화 기능까지 더한다는 계획이다. 롤 모델은 시가총액 15조 규모의 미국의 글로벌 문서 데이터 보관 관리 기업인 ‘아이언 마운틴(Iron Mountain)’이다.

“최근 많은 회사들이 페이퍼리스(paperless)를 추구하고 있지만, 비용 부담이나 보안문제 때문에 문서를 계속해서 사용해야 하는 기업들도 다수 존재합니다. 그런 기업들에게 저희 트레이스토리지가 오프라인에서는 문서 정리 정돈에 도움을 주고, 온라인에서는 NFC 기술을 통해 효율적으로 사내 문서를 관리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좋은 솔루션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문서도 하나의 생명체라고 생각합니다. 어느 정도 존재의 목적을 달성하면 빠르게 파기해야 할 문서도 있고, 장기적으로 꾸준히 보관해야 하는 문서도 있죠. 예를 들면 가족관계증명서나 주민등록등본 같은 것들은 한번 사용을 하면 빠르게 파기를 해야 하죠. 반면, 등기부등본, 주주 계약서 등 전자화도 가능하지만 추후 법률적 보호를 받기 위해서 원본이 영구적으로 실재해야 하는 문서들도 있습니다. 내년부터는 저희의 이런 노하우나 정리 방식을 콘텐츠로 고객에게 소개하고자 합니다.” 여담으로 정 대표 본인 역시도 정보와 문서 정리의 달인이었다. 아쉽게도 인포크리에이티브의 정도천 대표는 자신의 MBTI를 모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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