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 기술로 ‘신약 개발’ 역량을 끌어올린 제약바이오 기업들

각 산업 분야별로 IT 전환 움직임이 거세지는 가운데, 신약 개발 시장에도 디지털 혁신 바람이 한창이다. 업계에 따르면, 그동안 신약 개발 과정에는 통상 평균 10년의 기간과 1조 2천억 원 이상의 비용이 투입됐다. 초기 후보물질 단계에서 방대한 정보를 분석해야 하며, 임상시험 단계로 넘어가더라도 각 시험 결과를 검토하는 과정에서 막대한 시간이 소요되기 마련이다.

그런데 복잡한 과정과 기회비용은 최소화하면서도 정확도와 효율성은 극대화하는 첨단 기술이 제약, 바이오 업계의 신약 개발 역량을 끌어올려주고 있어 눈길이다. 이를 통해 국내 제약사들의 신약 개발 경쟁력 또한 날로 강화되고 있다.

■ 제이앤피메디 ‘메이븐 클리니컬 클라우드(Maven Clinical Cloud)’, 저비용·고효율 신약 개발 도와

의료 데이터 플랫폼 기업 제이앤피메디는 디지털 기반의 임상 운영 및 데이터 관리 솔루션 ‘메이븐 클리니컬 클라우드(Maven Clinical Cloud)’를 개발해 임상시험 산업의 혁신을 이끌었다.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형태로 제공되는 메이븐 클리니컬 클라우드는 임상시험 전반에 걸친 수많은 데이터를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 또한 오픈형 아키텍처로 설계되어 있어, AI 의료기기, 웨어러블 등 다양한 디지털 헬스케어 기기들과 유연한 연계가 가능하다. 메이븐 클리니컬 클라우드의 대표적인 서비스로는 분산형 임상시험(DCT) 솔루션 ‘메이븐 DCT 스위트(Maven DCT Suite)’, 임상시험 문서관리 솔루션 ‘메이븐 독스(Maven Docs)’ 등이 있으며 각 사의 임상 규모와 목적에 따른 맞춤형 과금(pay-as-you-go) 정책이 적용돼 보다 합리적인 비용으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제이앤피메디는 임상시험 과정에서의 안정적인 운영 능력 확보를 위해 산업 내 다양한 관계자들과 활발한 협업을 진행 중이며, 이를 기반으로 현재 제약, 바이오, 디지털 치료제, 디지털 의료기기 등 여러 의료 분야에 솔루션을 제공해 임상시험의 첨단화를 선도하고 있다. 팬데믹을 기점으로 점차 디지털 전환을 이루고 있는 임상 방법이 향후 새로운 표준이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 가운데, 제이앤피메디는 업계 선두주자이자 기술 중심의 유망 기업으로 더욱 주목받고 있다. 특히, 신약 개발을 앞둔 제약회사들의’제휴 문의가 증가하고 있다.

 

■ 포트래이, ‘공간 전사체’ 연구로 신약 개발 돕는다

포트래이는 자체 개발한 혁신적인 디지털 기술을 통해 신약 개발의 어려움과 문제점을 동시에 해결해주는 ‘공간 전사체’를 연구하는 기업이다. 공간 전사체는 인체 조직의 위치 정보를 알려주어 암 환자의 경우 암 세포의 정확한 위치를 알 수 있다. 신약 개발 시 치료제가 정확히 도달해야 하는 위치를 알려주기 때문에 보다 효과적인 대응이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실제, 공간 전사체 연구를 통해 주변의 정상 세포 파괴 없이 암세포만 정확하게 타겟팅해 개선된 치료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포트래이는 지난해 열린 미국암학회 (AACR, American Association for Cancer Research)에 참여해 효과적인 약물 적용 기준을 찾아주는 ‘포트래이 TME(PortraiTME)’와 조건에 맞는 목표를 찾는 ‘포트래이 타깃(PortraiTARGET)’을 이용한 2건의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포트래이 TME(PortraiTME)’는 공간 전사체와 딥러닝을 이용해 면역항암제의 핵심 요소라 할 수 있는 종양 미세환경을 분석하여 바이오마커를 제공하는 AI 기술이다. 암진단의 기본 검사라 할 수 있는 H&E 조직검사만을 가지고도 면역항암제 기전과 관련된 종양미세환경의 다양한 세포의 분포나 대사 관련 지표 등을 상당수 읽어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적이다.

‘포트래이 타깃(PortraiTARGET)’은 단일세포전사체 또는 공간전사체를 활용해 신규 타깃을 발굴하고 검증하는 플랫폼이다. 이번 AACR에서는 난치암으로 알려진 췌장암(Pancreatic cancer)의 신규 타깃을 밝혀내는 연구를 통해 암 실질과 관련된 종양미세환경에 특이한 타깃을 찾아냈다. 해당 연구를 통해 기존에 잘 알려지지 않았던 타깃들을 발굴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론을 제시한 것이 주목된다.

■ 바스젠바이오, 신약 개발 전 주기 효율화 솔루션 ‘DEEPCT(Deep learning based Clinical Trial)’ 개발

바스젠바이오는 유전체 코호트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인공지능(AI) 신약 개발 플랫폼 ‘DEEPCT'(Deep learning based Clinical Trial)로 불리는 플랫폼을 개발했다. DEEPCT는 약 복용 없이 약물 효과 검증부터 임상최적화, 신약 후보물질 발굴 등을 수행하는 역할을 한다.

특히 대규모 코호트 데이터를 기반으로 학습시킨 AI 기술로 약효를 예측하고, 신약 후보물질을 발굴하는 과정에서 효율성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유전체 코호트는 유전정보에 건강검진기록과 의료기록을 연계해 장기 추적한 자료로, 이를 분석하면 질환과 유전의 상호작용을 밝힐 수 있다. 만성질환, 희소질환 등 파악에 유전체 코호트 데이터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

바스젠바이오는 국내 민간기업으로는 최대 규모의 유전체 코호트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연세의료원과 15만6000명 규모의 유전체 코호트 데이터 독점 계약을 하는 등 한국인 유전체 코호트 데이터를 비롯해 영국 바이오뱅크 약 48만명, 알츠하이머병뇌영상선도연구(ADNI) 치매 데이터 1000명 등을 확보했다. 17년 이상 추적 조사한 건강검진과 의료기록도 데이터베이스로 축적했다.

바스젠바이오는 신약과 시판 약물의 약효, 부작용, 적응증 등 효과성과 안전성 사전 검증 및 임상 인프라를 통한 검증을 준비하고 있으며, 향후 마땅한 약이 없어 치료를 받지 못하던 환자에게도 DEEPCT로 개발된 신약을 제공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 루닛, ‘루닛 스코프’로 AI 바이오마커 기반 신약 개발 기업으로 성장

의료 AI 기업 루닛도 신약 개발 영역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국내외 제약, 바이오사들과의 협업을 통해 장기적으로 AI 바이오마커 기반의 신약 개발 기업으로 성장하겠다는 게 루닛의 계획이다.

루닛은 지난해부터 국내외 병원, 바이오사 등과 신약 개발 공동연구 업무협약을 잇따라 체결하고 있다. 협업은 파트너사들이 항암 분야의 신약 후보물질을 전달하면 루닛이AI 영상진단 기술을 활용해 바이오마커를 찾아내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바이오마커는 정상적인 생물학적 과정, 질병, 진행상황, 치료방법에 대한 약물의 반응성을 객관적으로 측정하고 평가할 수 있는 지표를 말한다.

이 과정에서 AI 바이오마커 플랫폼인 ‘루닛 스코프’가 활용된다. 루닛 스코프는 AI로 암세포 조직을 분석해 환자의 면역항암제 치료반응을 예측하는 소프트웨어로, AI를 통해 조직 슬라이드의 전체 영역을 빠르고 면밀하게 분석해 개별 환자에게 맞는 면역항암제를 제시한다. 이렇게 개발된 신약은 치료제가 환자에 적용되는지 미리 판단해주기 때문에 약물 투여 전 치료 비용을 낮추고, 투여 후 생존기간을 늘려주는 효과를 낼 수 있다는 것이 루닛의 설명이다. 또 신약 개발 기업에 임상 성공 가능성을 높여준다는 이점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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