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최앤리 법률사무소 윤현수 변호사의 기고문입니다. 스타트업을 위한 양질의 콘텐츠를 기고문 형태로 공유하고자 하는 분이 있다면 벤처스퀘어 에디터 팀 editor@venturesquare.net으로 연락 주시기 바랍니다.
스톡옵션, 인재 유치를 위한 스타트업의 필수 수단
규모가 작은, 특히 스타트업 같은 초기 단계의 회사에서 가장 고민이 되는 부분 중 하나는 역시 인재의 영입입니다. 회사의 빠른 성장과 발전을 위해서 훌륭한 임직원의 존재는 필수적인데, 막상 뛰어난 인재를 영입하자니 그만큼의 보수를 급여로 지급하기에 회사 주머니 사정이 여의치가 않습니다.
이럴 때 유용하게 사용하는 제도가 바로 주식매수선택권, 즉 스톡옵션(stock option)입니다. 주식매수“선택권”, 또는 스톡”옵션”이라는 용어에서 알 수 있듯, 스톡옵션은 “회사가 임직원 등에게 미리 정한 가격(행사가격)으로 주식을 살 수 있게 해 주는 권리”이지요. 이 스톡옵션은 회사의 입장에서 당장의 높은 급여 대신 회사의 장밋빛 미래와 청사진을 제시하면서 인재를 유치할 수 있는 방안이자, 회사 가치의 증대라는 방향으로 회사와 임직원의 이해를 일치시켜 임직원에게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물론 이에 대해 주가는 임직원의 판단이나 노력 이외에 다른 요소의 영향을 많이 받고, 스톡옵션을 부여받은 경영자는 주가를 높이기 위하여 지나치게 단기적인 성과에만 집착할 수 있다는 비판도 있습니다만, 이는 오늘 글의 주제를 벗어나므로 더 이상 논하지 않겠습니다.
스톡옵션을 부여하기 위해서는 ① 반드시 회사 정관에 그 부여에 대한 근거 규정이 있어야 하고, ② 이를 등기도 하여야 하며, ③ 주주총회 특별결의를 거쳐 스톡옵션 부여를 승인해야 한다는 절차적인 요건에 대해서는 몇 차례 본 칼럼을 통해 설명드린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스톡옵션을 부여할 수 있는 대상은 어디까지일까요? 회사가 주고 싶으면 아무에게나 마구마구 부여해도 될까요?
스톡옵션의 대가
스톡옵션은 회사가 급여 대신 임직원에게 인센티브로 부여함으로써 당장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유용한 도구이지요. 그런데 세상에 공짜는 당연히 없습니다. 스톡옵션의 행사를 통해 회사가 신주를 발행하면, 기존 주주들의 지분은 그만큼 희석됩니다. 이 때문에 스톡옵션 부여 계약은 단순히 회사와 임직원 사이 사적 “계약”일 뿐만 아니라, 상법/벤처기업법 등 법령에서 정한 요건을 준수해야 하는 “제도”이기도 한 것이죠. 스타트업이 투자를 받을 경우, 투자자들은 특히 이런 지분 희석을 경계하기에, 대부분의 투자계약서에는 스톡옵션 부여를 위해 사전에 투자자 동의를 받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스톡옵션은 한편으로 회사와 기존 주주의 지위나 법률관계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제도입니다. 투자자들이야 이 점을 잘 알고 있어서 투자계약서에 안전장치를 넣어 두지만, 그렇지 않은 일반 소수주주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죠. 극단적인 예를 들어, 내가 회사의 30% 주주이고 대표이사가 70% 주주인데, 갑자기 회사에서 대표이사의 아들에게 신묘한 재주가 있어 회사를 크게 성장시킬 수 있다고 하면서, 주주총회 특별결의를 통해 대표이사의 아들에게 회사 발행주식의 50%에 해당하는 수의 주식을 액면가로 살 수 있는 스톡옵션을 부여한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나중에 이 아들이 스톡옵션을 행사하면, 30%였던 나의 지분은 졸지에 20%로 토막나게 됩니다.
바로 이런 결과를 막기 위해, 상법이나 벤처기업법에서는 스톡옵션을 부여함에 있어 실질적인 제한 역시 두고 있는 것입니다.
결론적으로, 스톡옵션은 아무에게나 줄 수도, 무제한으로 줄 수도 없습니다.
상법에서는, 회사의 설립ㆍ경영 및 기술혁신 등에 기여하거나 기여할 수 있는 회사의 이사, 집행임원, 감사 또는 피용자에게만 스톡옵션을 부여할 수 있다고 규정합니다(제340조의2 제1항). 그리고 ① 발행주식총수의 100분의 10 이상의 주식을 가진 주주, ② 이사ㆍ집행임원ㆍ감사의 선임과 해임 등 회사의 주요 경영사항에 대하여 사실상 영향력을 행사하는 자, ③ 이들의 배우자와 직계존비속에 대해서는 스톡옵션을 아예 부여하지 못하도록 명시하고 있습니다(제340조의2 제2항). 즉, 앞서 본 사례에서 “대표이사의 아들”에게는 애초에 스톡옵션 부여를 할 수가 없는 것이죠.
만약 회사가 벤처기업육성에 관한 특별조치법(“벤처기업법”)에 따른 벤처기업에 해당한다면 부여할 수 있는 범위가 조금 넓어집니다. 회사의 임직원은 물론, 외부 전문가, 연구기관, 해당 기업이 인수하여 지분 30% 이상을 보유한 기업의 임직원에게까지도 스톡옵션을 부여할 수 있습니다(제16조의3 제1항). 다만, 벤처기업의 경우에도 최대주주 및 그 특수관계인, 주요주주(10% 이상) 및 그 특수관계인 등은 그 부여대상에서 제외됩니다(벤처기업법 시행령 제11조의3 제4항, 상법 시행령 제30조 제2항).
한편, 스톡옵션의 부여 수량에도 제한이 있습니다. 상법에 따르면 발행주식총수의 10%, 상장회사인 경우 15%, 벤처기업법의 적용을 받는 벤처기업의 경우 50%입니다. 실무상으로는 투자자가 있을 경우 거의 대부분 상법의 일반조항을 따라서 총 주식의 10%까지만 스톡옵션을 부여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의외로 이 부분을 잘 인지하지 못하고 친하니까, 가족이니까, 어차피 당장 주식을 주는 것도 아니니까, 내 마음대로 스톡옵션을 줘도 되겠거니 생각하시는 경우가 있습니다. 스톡옵션 부여를 계획하고 있다면, 부여 대상자가 법률상 스톡옵션을 받을 수 있는 사람인지를 반드시 사전에 체크하시고 진행하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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