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stagram을 알게되는 것은 그리오래되지 않습니다. 국내외 서비스 동향을 리서치할 일이 있어서 테크 블로그와 신규 서비스에 대한 기사들을 보다가 알게되었지요. Picplz라는 사진공유서비스가 Andreessen Horowitz에서 투자를 받았다는 소식에 “사진기반 소셜네트워크가 다시 주목을 받게 되는구나”라는 생각을 하던 중이었던지라 관심이 더욱 더 가더군요. 더욱이 모바일 상에서 50명내외의 친구들과 사진을 공유하는 친구 제약과 차별화된 멋진 UI/UX로 해성처럼 등장한 Path가 아이폰 사용자들의 또 다른 관심을 받기 시작하면서 사진을 중심으로 한 소셜 서비스들이 본격적으로 주목 받기 시작한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Instagram 서비스를 사용해보면서 사진공유서비스의 변화를 생각해보게됩니다. 월드와이드웹의 등장 이후 초기 Web 1.0시대에 사진공유서비스는 Ofoto, ShutterFly등이 주류를 이루었지요. 참여,공유,개방을 표방하는 Web 2.0시대에 접어 들어 Flickr가 Web 2.0 기술과 개념에 맞는 대표적인 사진 공유 서비스로 소개되면서 사진공유 서비스의 새로운 변화를 이끌었습니다. 사진들을 Flickr 서비스를 통해 웹상의 공간에 저장하고 관리하며, 친구나 가족들간에 손쉬운 사진 공유가 굉장히 인기를 끌게 되었지요. 이러한 시기를 거치면서 웹에서도 트위터와 페이스북과 같은 소셜네트워크 서비스들이 새로이 등장하면 사진 서비스에도 또다른 변화가 시작되었습니다.
소셜 서비스의 특성상 짧은 글, 비디오, 사진들을 손쉽게 올리고 공유하는 기능들이 자체적으로 제공하거나 외부 서비스와 연계 – twitpic, twitgoo, yfrog, etc – 하여 사용할 수 있게되면서 전문화된 사진공유서비스를 통해 사진을 공유하기보다는 소셜 서비스의 기능중 일부로 이를 활용하는 빈도가 높아지게 되었습니다. 특히, 아이폰과 안드로이드폰과 같은 고성능 카메라를 탑재한 스마트 기기의 폭발적 확산으로 전문가 수준의 사진을 찍고 공유하는 Flickr와는 달리 일상의 모습들과 가벼운 주제의 사진을 언제 어디서나 찍고 소셜네트워크 서비스를 통해 공유하게됨으로서 소셜네트워크와 연계된 사진 공유가 점차 주목 받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서비스들 가운데 대표적인 것이 트위터가 성장하면서 함께 주목받은 twitpic이지요. 트위터에서 사진과 함께 트윗을 올리는 서비스에서 출발하여 OpenAPI 개방으로 아이폰을 필두로 한 모바일 기기들의 보급과 함께 모바일 어플리케이션들 대부분이 지원하면서 트위터 사진 공유 서비스로 자리매김하였습니다.
그러나, 소셜 서비스와 연계되는 소셜 객체로서의 “사진” 공유 서비스들은 사진을 올리고 소셜 네트워크 내에서 공유하는 기본적인 기능이외에는 그리 큰 차별화된 기능을 제공하지 못했습니다. 소셜 서비스에 올릴 사진을 멋지게 꾸미거나 다양한 효과들이 반영되는 사진을 만드려면 별도의 사진 편집 어플리케이션들을 실행하여 편집한 후에 사진공유 서비스에 사진을 올리는 몇단계의 번거로움이 여전히 남아있었지요.
사람들이 소셜네트워크에서 사진을 통해 사물이나 세상에 대한 자신의 관점을 공유하거나 자신이 직접 찍은 멋진 사진으로 주목받고 싶어한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사용자 입장에서 사진을 손쉽게 멋지게 바꿀 수 있고 기존의 소셜네트워크 친구들과 공유하는 기능을 제공하는 서비스의 등장은 너무나도 당연한 수순이 아니었나 생각이 듭니다. Instagram, Picplz, Path와 같은 서비스들은 이러한 사용자 가치에 주목하고 기존 사진공유서비스의 이미지를 탈피하여 모바일에 특화된 UI/UX로 모바일 사용자들의 폭넒은 관심과 주목을 받게 되었습니다(투자자들의 관심도 함께 받았지요^^). “사진”이라는 오래된 컨텐츠가 웹과 모바일에서 만들어가는 새로운 가능성을 지켜보는 일은 여전히 흥미롭습니다.
Instagram을 비롯하여 요즘 주목받고 있는 사진기반 소셜네트워크 서비스들이 갖는 비즈니스 및 사용자 가치들을 몇가지로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사진”과 함께 모바일 기기를 연동하여 사진이 촬영된 곳의 위치와 주소(장소명)를 저장할 수 있는 기능은 역으로 위치를 기준으로 관련 사진을 모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준다. 사용자 입장에서 Instagram입장에서 모두에게 이득이 된다.
“사진” 한 장은 많은 것을 말해준다. 모바일 기기에서 글을 쓰는 일이 불편하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사진 한장만으로 공유할 내용은 정말 많다. 무엇을 쓰지 않고 공유하는 일은 너무 편리하다. Path와 같은 모바일 사진 공유 어플리케이션은 사용자들간의 사진 공유 경험을 더욱 더 멋지게 만들어 준다.
멋진 사진을 만드는 일이 손쉽다. 사진 촬영과 편집이라는 두가지 일을 분리하여 작업하기 보다는 하나의 어플리케이션에서 처리하고 특히 소셜네트워크 서비스에 공유할 수 있는 기능까지 제공하면 금상첨화이다. Instagram, Picplz는 훌륭한 대안이다.
사진공유 서비스에는 사진을 매개로 위치정보들을 모으는 일종의 “crowd sourcing” 과정이 숨어있다. 사용자는 무료로 사용하되 비즈니스 제공자는 특정 위치에 대해 사진들을 묶어서 제공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음식점이나 놀이공원, 극장등 사람들이 모이는 장소와 연결하여 광고, 쿠폰, 사진 둘러보기 서비스 모두를 제공할 기회를 가질 수 있다.
사진 서비스들의 변천을 생각해보면서, 사진을 찍고 저장하고 공유하는 것 이외에 어떤 다른 혁신이 필요할까 생각할 수 있겠지만 Instagram, Picplz, Path와 같은 서비스들을 보면서 “사진”이 가지는 감성적 부분들에 대한 가능성이 여전히 남아있었다는 점을 생각하지 못했던 것 같네요. 한때 TV와 냉장고등이 제품이 가능 기능적 차별화과 가격으로 승부하던 시대에서 이제 디자인과 UX로 차별화하는 시대적 변화되고 있는 것을 보면, 모바일분야에서도 이러한 분야의 선두를 “사진”서비스들이 보여주고 있지 않는가 생각되는군요.
글 : 최환진
출처 : http://pletalk.com/37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