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최앤리 법률사무소 이수현 변호사의 기고문입니다. 스타트업을 위한 양질의 콘텐츠를 기고문 형태로 공유하고자 하는 분이 있다면 벤처스퀘어 에디터 팀 editor@venturesquare.net으로 연락 주시기 바랍니다.
직원을 해고해야 할 일이 생겼는데, 어떡하죠?
스타트업의 CEO A는 최근 직원 B로 인하여 계속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지속적으로 업무에 불성실한 태도를 보이고 있고, 다른 직원들과도 업무 협조가 잘 이루어지지 않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계속하여 골머리를 썩이느니 눈 딱감고 B를 해고할까? 싶기도 하지만, 해고를 어떻게 해야하는지, 이 정도로 해고가 가능한지도 잘 모르겠습니다. CEO인 A는 B를 해고를 위하여 어떻게 해야 할까요? 과연 해고가 가능할까요?
1. 근로관계의 종료
사용자와 근로자는 근로계약을 체결함으로써 양 당사자간에 근로관계를 맺게 됩니다. 이 때 근로자는 통상 근로계약상에 기간의 정함이 있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기간제법 제2조 제1호에 따라 기간제 근로자) 및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로 나뉘게 됩니다.
이 때 기간제근로자의 경우 해당 근로 계약기간이 만료되면 근로관계가 자동소멸됩니다. 반대로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이하 본 칼럼에서는 ‘근로자’라 합니다)는 근로자 사망 또는 정년퇴직 등의 사유가 아닌 한, 근로자가 사직(근로자의 일방적인 의사표시에 의해 장래에 향해 근로관계를 종료시키는 것)의 의사표시를 하거나, 사용자가 근로자를 해고(근로자의 의사와는 무관하게 사용자가 일방적으로 근로관계를 종료시키는 것)하거나, 근로계약을 합의해지(근로자와 사용자와의 사이에 근로계약을 해지하기로 합의하는 것)하는 등의 사유로 근로자와 사용자 사이의 근로관계가 종료되게 됩니다.
그러므로 만약, 사용자가 일방적으로 근로자와의 근로관계를 종료하고 싶다면, 이는 ‘해고’에 해당하므로 사용자는 근로자를 해고할 수 있는 요건이 충족되었는지를 판단하여야 합니다.
2. 근로자를 해고하기 위한 요건
우리나라는 근로기준법 및 판례를 통하여, 근로자를 해고하려는 경우 매우 엄격한 조건을 충족하여야만 가능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에 따라 사용자는 근로자에게 정당한 이유 없이 해고, 휴직, 정직, 전직, 감봉, 그 밖의 징벌(이하 “부당해고 등’)을 할 수 없으므로, 사용자는 정당한 이유가 없다면 근로자를 해고할 수 없고, 만약 정당한 이유가 없음에도 근로자를 해고하였다면 해당 해고는 부당해고에 해당합니다.
이 때 정당한 이유라 함은, “사회통념상 근로계약을 게속시킬 수 없을 정도로 근로자에게 책임있는 사유가 있는 경우”를 말하며, “취업규칙 등 사규에 해고에 관한 규정이 있는 경우 그 기준이 근로기준법에 위배되어 무효가 아닌 이상 그 규칙에 따른 해고는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우리 대법원(대법원 1992. 4. 24., 선고, 91다17931, 판결 참조)은 판시한 바 있습니다.
그 뿐만 아니라 사용자는 근로자를 해고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30일 전에 예고를 하여야 하고, 30일 전에 예고를 하지 아니하였을 때는 30일분 이상의 통삼임금을 지급하여야 하며(근로기준법 제26조), 근로자를 해고하려면 해고사유와 해고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하여야 합니다(근로기준법 제27조 제1항). 단, 근로자가 계속 근로한 기간이 3개월 미만이거나, 천재, 사변, 그 밖의 사유로 사용자가 사업을 계속하는 것이 불가능한 경우 등에는 이러한 근로기준법 제26조의 적용이 제외됩니다(특히 수습기간 중에 있는 근로자에 대해 해고를 할 경우에는 해고 예고를 할 필요가 없을 뿐만 아니라, 근로자의 해고시에 요구되는 ‘정당한 이유’에 대해서도, 시용제도의 취지 및 목적에 비추어 볼 때 보통의 해고보다는 넓게 인정되므로 통상 수습기간을 3개월로 설정하게 되는 이유가 됩니다).
그런데 이 때 사용자가 근로자를 해고하는데 있어 정당한 이유가 존재한다는 점을 입증할 책임은 사용자에게 있으므로, 사용자는 해고 사유가 정당함을 입증하여야 합니다.
근로기준법은 제24조를 통하여 경영상 이유에 의한 해고시, 제24조 제1항부터 제3항까지의 규정에 따른 요건(긴박한 경영상의 필요, 해고를 피하기 위한 노력, 사업장 내의 노동조합 또는 근로자 대표에게 해고를 피하기 위한 방법과 해고의 기준 등에 관하여 해고를 하려는 날의 50일 전까지 통보하고 성실하게 협의를 할 것)을 충족하였을 경우 정당한 이유가 있는 해고를 한 것으로 보고 있는데, 이와 같이 대표적인 ‘정당한 이유가 있는 해고’로 판단되는 경영상 이유에 의한 해고 역시 사용자의 입장에서는 매우 엄격한 요건들이 요구되므로, 단순히 사용자의 심증 또는 판단에 의거하여 근로자를 해고하는 일은 현실적으로 매우 어려움이 따릅니다.
3. 만약 사용자의 해고가 부당해고라면?
사용자의 해고가 부당하다고 판단된다면, 근로자는 사용자의 해고가 부당해고임을 이유로, 부당해고가 있었던 날로부터 3개월 이내에 (지방)노동위원회에 대한 부당해고 구제 신청을 할 수 있습니다(근로기준법 제28조). 지방노동위원회가 근로자의 구제신청에 대하여 기각결정을 내린다면, 근로자는 그 기각 결정서를 통지받은 날로부터 10일 이내에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할 수 있고(근로기준법 제31조 제1항), 중앙노동위원회의 재심판정에 대해서도 이의가 있는 경우 근로자는 재심판정서를 송달받은 날부터 15일 이내에 행정법원에 소를 제기할 수 있습니다(근로기준법 제31조 제2항).
이와 같은 과정 끝에 근로자의 부당해고 구제신청이 인용되는 경우, 그 신청취지가 원직복직이었다면 사용자는 근로자를 원직에 복귀시키고 해당기간동안의 임금상당액을 지급하여야 합니다. 반면 그 신청취지가 금전보상명령의 지급이라면 노동위원회의 판정서에 적시된 금전보상명령의 금액을 지급하여야 합니다.
금전보상과 관련하여 근로기준법 제30조 제3항은 “원직복직을 명하는 대신 근로자가 해고기간 동안 근로를 제공하였더라면 받을 수 있었던 임금 상당액 이상의 금품을 근로자에게 지급하도록 명할 수 있다.”고 규정되어 있고,
금전보상위원회의 ‘금전보상액 산정기준에 관한 권고’는 근로기준법 제30조 제3항에 따른 ‘임금 상당액 이상’의 금품에 대하여 노동위원회의 판정일부터 판정문 송달일까지의 기간을 고려하여 1개월분을, 근로자의 근속연수에 따라 최대 2개월분을, 근로자 또는 사용자의 귀책 사유 등을 감안하여 1개월분의 범위 내에서 증액 또는 감액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있으므로, 금전보상명령신청이 인용되었을 경우 근로자가 받을 수 있는 금전보상액은 통상 (해고일부터 판정일까지의) 임금 상당액 및 추가 금액의 금전 보상액에 해당한다 할 것입니다. 그러므로 부당해고를 당한 이후 금전보상명령신청이 인용된 근로자는, 일반적으로 해고기간 상당의 임금 상당액 + 1-2개월 정도의 추가 임금 상당액을 보상받을 수 있습니다.
만약 이러한 노동위원회의 판정을 따르지 않을 경우 노동위원회는 근로기준법 제33조에 따라 사용자에게 3천만원 이하의 이행강제금을 부과하고, 사용자가 계속해서 부당해고 구제명령을 이행하지 않는 경우 노동위원회는 구제명령일로부터 1년에 2회 범위 내에서 총 3회까지 이행강제금을 부과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사용자가 근로자를 해고하기 위해서는, 정당한 이유를 갖추어야 하고, 해고 예고 통지를 거쳐야 하며, 서면으로 해고사유와 시기를 통지하여야 할 뿐만 아니라, 근로자가 해당 해고에 대하여 부당해고로 판단하여 구제신청을 할 경우 해고 사유가 정당함을 입증하여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만약 그러지 못한다면 회사가 부담해야 하는 이행강제금 및 금전보상 등이 상당하므로, 실무상 회사들이 ‘권고사직’이라는 형태로 근로자에게 수개월치의 임금 등을 보상한 후, 근로자와의 합의를 통하여 근로계약을 종료하는 방법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은 것입니다(그러나 이러한 근로사직 역시 정부가 주관하는 다양한 고용관련 지원제도에 참여하지 못하게 되는 등 여러 패널티가 존재합니다.)
본 칼럼의 사례에서처럼 CEO A가 직원 B를 해고하고 싶다면, 위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정당한 이유가 존재함은 물론이고 해고 예고, 서면 통지 등을 거쳐야 하므로, 단순히 불성실한 태도 또는 비협조 등만으로는 정당한 해고 사유가 될 수 없어 해고가 어려울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이러한 경우에는 추후 B의 구제 신청 등으로 인한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권고사직 등을 통하여 직원 B와의 근로관계를 종료하는 것이 오히려 가장 현실적인 해결책이 될 수 있다 할 것입니다.
이처럼 사용자의 입장에서 근로자와 맺은 근로관계를 일방적으로 종료하는 것은 매우 큰 어려움이 따르며 그 과정에서 지켜야 할 절차도 매우 엄격하므로, 사용자께서는 위와 같은 절차 및 요건을 준수하여야 한다는 사실을 숙지하여 두시기를 추천드립니다.
- 관련 칼럼 더보기
You must be logged in to post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