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ide Your Way (3)] 리더십과 기업문화

[Ride Your Way] 시리즈에서는 젊은 두 청년의 멋진 기업가가 되기 위한 준비과정을 함께합니다. 대한민국의 두 청년이 오토바이를 타고 아메리카 대륙을 종단합니다. 그 주인공은 용현석군과 이정도군으로 이 프로젝트를 통해 미래에 멋진 사업가로 성장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미대륙 곳곳에 숨어있는 성공한 젊은 사업가들을 만나 그들이 창업을 위한 아이디어를 얻게 된 과정, 기업을 운영에서 겪었던 다양한 일들 그리고 기업가로서 후배들에게 들려주는 조언을 전하게 될 것입니다. 그들이 좋은 사업가가 되기 위해 거침없이 달려나가는 길을 동행해보시기 바랍니다.

세상엔 다양한 기업이 있고, 다양한 리더십이 있다. 그리고 리더십은 보통 기업문화로 나타나게 된다.


Apple의 CEO인 Steve Jobs는 회사 내에서 엄청난 영향력과 힘을 바탕으로 애플社를 좌지우지 한다. 특히 모든 의사결정에 있어서 작은 디테일 하나하나까지 챙기면서, 신제품 기획에서부터 마케팅에 이르기까지 그의 손을 거치지 않는 일이 없다고 한다. 사실 애플 규모의 대기업에서 CEO가 모든 의사결정을 내리고, 일련의 과정에 직, 간접적으로 참여한다는 건 어떻게 보면 비효율적일 지도 모른다. 더군다나 이런 micro leadership은 부하 직원들의 창의력과 재량을 크게 제한함으로써, 그들의 역량을 십분 발휘하지 못하게 할 수 있는 단점도 분명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런 저런 단점에도 불구하고, “결과적으로” 스티브 잡스는 전 세계 사람들이 열광하는 제품을 연이어 출시하고 있으며 매출은 매년 급성장하고 있다. 애플이 대단한 기업임을 부정할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하지만 태양이 있으면 그늘도 있는 법. 스티브 잡스의 이런 업무강도가 센 리더십은 업무강도가 큰 기업문화를 낳았다. 많은 전문가들이 지적하기로, 직원들이 일을 너무 많이 한다는 것. 따라서 work-life의 균형이 깨진다는 점. 과도하게 결과지향적인 문화로 인해, 결과를 위해서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는 점, 회사 내에 정보누설에 관련해서 매우 예민하게 받아들인다는 점 등의 다양한 이유로 인해 많은 인재들이 회사를 떠난다고 한다.


그렇다면, TOMS의 CSG(Chief Shoe Giver)의 창업자 Blake Mycoskie의 리더십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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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서도 디젤 청바지에 남색 폴로 셔츠에 겐조 향수를 마구 뿌려줄 것 같은 잘 생긴 마이코스키 형님. 일단 완전 쿨하다. 그냥 형님 삼고싶은 스타일이다.


내가 보기엔 오늘 날의 TOMS를 만든 가장 큰 원동력은 훌륭한 비지니스 모델도 아니요, 높은 Inventory Turnover Rate도 아니며, 그렇다고 잘 생긴 Mycoskie의 외모 때문은 더더욱 아니다. (아, 그럴 수도 있겠다.)


TOMS가 1-for-1 mission을 펼치면서도 매년 성장하고 있는 가장 큰 원동력은 가족적이고 개방적인 기업 문화 때문인 것 같다. 비록 한, 두 달에 한 번 정도 본사에 출근하는 심하게 바쁘신 마이코스키씨가 올 때마다, 먼저 본인이 지금까지 회사 밖에서 한 일들이 무엇이고, 그것이 앞으로 TOMS에게 어떤 기회로 연결될 지, 그리고 앞으로 모두가 해결해야 할 이슈들에 대해 철저히 가족적인 분위기에서 허심탄회하게, 직급과 근무연수, 연봉에 상관없이 얘기를 한다고 한다. 얼마나 쿨한 리더십인가?


보통 미국의 많은 기업들이 이런 개방적이고 쿨한 기업 문화를 갖고 있는 걸로 생각하기 쉬운데, 직원 수가 100명이 넘고 매출규모가 엄청난 수준을 갖고있는 기업들이 이런 쏘~쿨한 기업 문화를 수 년째 계속해 나갈 수 있다는 건 엄청나게 힘든 일이다. 왜냐하면 기업이 일정한 규모 이상으로 성장해 나갈 때는, 거미줄 같은 사내정치와 수직적이고 폐쇄적인 관료주의가 창업 초반의 순수했던 corporate identity/culture를 압도해 버리곤 하니까.  


어쨌거나, 마이코스키와 직원들이 함께하는 시간은 어떻게 보면 자녀교육에 올인하는 한가한 동네 아줌마들이 모이는 학원정보교류 모임보다 훨씬 더 자연스럽고 가벼운 분위기 속에서 이루어진다고 한다. 어떻게 보면 우리에겐 마냥 신기할 노릇이다. 초, 중, 고등학교를 한국에서 다녔던 사람들은 모두 기억하겠지만, 우리의 “학급회의” 시간은 어땠었나. 완장이라도 찬 듯, 기고만장한 표정으로 좌우에 부반장을 대동하고, 공부 잘 하고 선생님 말 잘 듣고, “여러분의 심부름꾼이 되겠습니다” 라고 웅변학원에서 배운 진부한 구호를 목청껏 외치면 어렵지 않게 선출되신 반장님께서 칠판에 갖가지 어젠다를 적어가면서, “담임 선생님께 건의하도록 하겠습니다” 라는 진부한 결론으로 허무하게 끝나버리던 진부한 학급회의.


그랬다. 우리가 알고있던 학급(기업)문화는 진부했고, 우리가 알고있던 리더십은 쿨하지 못했다.  


다시 TOMS 얘기로 돌아가서, 인터뷰 중에 family-like corporate culture를 수 차례 외치는 인터뷰이들에게 처음부터 공감할 수 있었던 건 아니었다. 일단 그런 문화 자체가 낯설기도 하고, “어떻게 일하러 온 사람들이, 회사에서 가족이 될 수 있는거야? 그리고 그렇다 치더라도, 그거다 가식 아니야? 9시부터 6시까지는 완전 가족처럼 친하게 지내다가 퇴근시간 되면, 언제 그랬냐는 듯, 바로 일어나서 짐 싸고 집에 가버리는… 그거 완전 다 뻥 아니야?”라면서 속으로는 회의적이었으니까.


하지만 Allie와 Jina의 표정에서 나름의 답을 구할 수 있었다. 그들은 모두 행복해 보였다. TOMS라는 쿨한 조직에서 일한다는 것이, 큰 규모의 조직에서 하나의 구성품이 아닌 가족원으로서 근무한다는 것이, 그리고 그 모든 것들이 결국 제3세계 국가의 신발없이 살아가는 많은 아이들을 조금 더 행복하게 할 수 있다는 것이.


마이코스키는 쿨한 리더다. TOMS도 쿨한 기업이다. 직원들도 쿨하다.



글 : 이정도&용현석
출처 : http://leeyongandpartners.blogspot.com/2010/12/blog-post_20.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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