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 무식’의 사고 패턴에서 벗어나는 방법

의사결정을 잘 내리시는 편이신가요? 아니면 여러분이 어떤 생각을 말할 때 이런 이야기를 들으실 때가 있나요? “넌 참 생각이 단순하다.” 문맥에 따라서 이 말은 좋은 의미일 수도 있지만, 대개 “생각이 참 편협하다” 하는 뜻이죠. 다른 사람이 내 사고의 결과를 단평한다는 게 기분 나쁘지만, 생각이 단순하다 하더라도 그런 생각으로 실천을 하고 그 결과에 만족한다면, 단순한 생각이지만 나름 훌륭한 사고 방식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단순한 생각 때문에 쉽게 갈 수 있는 방법이 있는데 어렵게 가거나, 머리가 고생할 것을 손발이 고생하고 있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에게, 제가 의사결정을 할 때 사용하는 몇 가지 방법을 공유해 보겠습니다.

1. 결과로써 생각하기 vs. 과정으로써 생각하기

추운 겨울이 다가고 드디어 기다리던 봄이 됐습니다. 지난 겨울도 참 추웠죠. 날씨가 한참 추울 때, 추운 날씨에 대해서 이렇게 생각하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정말 날씨 춥다. 지긋지긋하다.”

이렇게 생각하면 사고가 추운 날씨로 고정되어 날씨 탓만을 하게 됩니다. 저는 이런 사고 방식을 결과로써의 사고하기라고 합니다. 즉 어떤 사건이나 사실을 마주했을 때, 그것만을 두고 사고하기 때문입니다. 결과로써 사고하기와 비교할 수 있는 것으로, 과정으로써 사고하기가 있습니다. 추운 날씨를 두고 이렇게 생각하는 거죠.

“날씨가 춥네. 날씨가 계속 춥다는 건 겨울이 깊었고 곧 봄이 온다는 뜻이겠지.”

과정으로써 사고하기는 어떤 사실이나 사건을 한 점으로만 보는 게 아니라 연속체의 관점에서 사고를 하는 겁니다. 이렇게 사고를 하면 추운 날씨 속에서 따뜻한 날씨를 생각해서 긍정적일 수 있고, 성공의 기쁨 속에서 내리막의 어려움에 대비하는 마음을 가질 수 있죠.

2. 깊이 우선으로 생각하기 vs. 너비 우선으로 생각하기

여러분은 소프트웨어 개발 프로젝트의 관리자입니다. 개발을 한참 하고 있는데 어느날 고객이 찾아와서 데이터 마이그레이션을 해달라는 요청을 합니다. 데이터 마이그레이션은 프로젝트 범위가 아니지만, 고객이 강력하게 이야기하는 걸 봐서 왠지 들어줘야 할 것 같습니다. 그래서 팀원에게 데이터 마이그레이션 업무를 지시합니다.

프로젝트를 하다 보면 이런 상황을 마주칠 때가 흔합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이런 결정을 내렸다면, 제대로 의사결정을 한 것일까요? 어떤 문제가 발생했을 때, 그 문제에 대해서 자신의 경험을 기반으로 해결책을 바로 생각해 내는 것을 깊이 우선 접근 방식이라고 합니다. 깊이 우선 접근 방식은 문제와 해결책이 단 하나의 쌍일 때 효율적입니다. 하지만 깊이 우선 방식으로 사고를 하면, 더 좋은 해결책이 있는 데도 그 해결책을 보지 못하는 문제가 있습니다.

고객이 데이터 마이그레이션을 요구한 상황으로 돌아가보죠. 고객이 데이터마이그레이션을 요구했을 때 바로 의사결정을 하지말고, 일반적인 데이터마이그레이션이 아닌 다른 방법으로 고객의 요구를 해결할 수 있는지 다른 방법을 찾는다고 하죠. 이런 방식은 너비 우선 방식이라고 합니다. 즉 다양한 해결책의 후보를 두고 최적의 해를 찾는 방법이기 때문입니다. 이 방법을 사용하면 고객이 마이그레이션을 요구했지만 왜 그런 요구를 했는지 파악해서 마이그레이션이 필요 없는 다른 방법을 찾아 볼 수 있습니다.

너비 우선 방식은 깊이 우선 방식에 비교했을 때 다양한 해결책 후보를 생각해야 하기 때문에, 효율적이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결정하고 실행에 옮겼을 때 의사결정을 되돌리는 데 비용이 많이 드는 경우라면, 너비 우선 방식은 다양한 해결책을 생각해 보고 실행 전까지 최대한 의사결정을 미루는 방법이기 때문에, 문제와 해결책의 쌍이 여럿일 때 효과적인 방법이죠.

3. 단정적으로 생각하기 vs. 부분으로써 생각하기

“인간은 백인이거나 아니다.”라는 말은 배중률에 근거해서 항상 참이 명제이죠. 생각해 보면 당연한 말인데요. 이 말에는 상당한 이데올로기가 숨어 있죠. 즉 사람을 구분하는 근거를 백인으로 보기 때문입니다. 이 말을 극단적으로 해석하면 백인이 아닌 사람은 사람이 아니다로 몰아갈 수도 있습니다. 이데올로기라는 관점을 제외하더라도, 이런 생각은 사고의 틀을 하나의 잣대로 고정하기 때문에, 전 이런 사고 방식을 단정적으로 생각하기로 부르죠.

가지고 있는 도구가 망치 뿐이라면 못의 관점에서 보게 된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즉 물리학자가 세상 모든 현상을 물리학으로만 이해하려고 한다면, 이런 사고를 단정적으로 생각하기라 할 수 있습니다. 반면에 물리학을 배운 사람이라도, 어떤 현상을 물리학으로도, 화학으로도 이해하려고 한다면, 이 사람은 단정적으로 생각하기를 버리고 대상을 다양한 관점의 합으로 인식하려는 부분으로써 생각하기를 하는 것이죠.

단정적으로 생각하기를 하면 상당히 단순하기 때문에 효율적으로 생각할 수 있지만, 외곬으로 빠질 수 있죠. 이에 반해서 부분으로써 생각하기는 에너지가 많이 들지만 대상에서 다양한 통찰을 얻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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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적으로…

결과로써 생각하기, 깊이 우선으로 생각하기, 단정적으로 생각하기는 효율적이지만, 사고의 패턴이 무척 단순해질 수 있는 생각 방법입니다. 이에 반해서 과정으로서 생각하기, 너비 우선으로 생각하기, 부분으로써 생각하기는 효과적일 수 있지만, 에너지가 많이 필요한 생각 방법이죠. 상황에 따라서 더 나은 사고 방식이 있기 때문에 어떤 쪽이 더 우세하다고 단정적으로 말할 수 없습니다. 상황에 맞게 적절히 사용하는 지혜가 필요하죠. 다만 너무 단순한 사고 패턴에 빠져 있다면, 에너지가 많이 필요하지만 효과적인 사고방법을 사용해 보는 게 어떨까 합니다.

원본 주소: http://www.talk-with-hani.com/archives/12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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