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몬마켓(Lemon Market)’화를 막기 위한 스타트업들의 움직임이 분주한다. 레몬마켓이란 재화 품질의 비균등성 및 정보의 비대칭성에 의하여 품질이 좋지 않은 물건이 상대적으로 시장가격이 높게 책정되는 경우 혹은 양질의 재화의 시장 노출이 적어지는 경우를 뜻한다.
이에 가격 및 상품 선택 기준, 이용법에 이르기까지 소비자 정보 불평등의 사각지대 해소에 도전하는 국내 스타트업이 늘고 있다. 가격과 품질이 천차만별이거나 ‘깜깜이 소비’가 관행화된 시장에 표준화된 기준을 선도적으로 제시하며 현명한 소비를 돕는 사례가 속속 등장하고 있는 것. 특히 시니어 타운부터 리모델링, 장례 등 일생에 한두번 구매를 경험하게 되거나 낯설고 어려운 분야에서 마치 솔로몬처럼 표준 가이드를 제시하고 있다.
◆ 인테리어 업계 최초 가격 정찰제 도입 ‘아파트멘터리’
국내 인테리어 시장의 3분의 2는 B2C 리모델링 시장에 해당한다. 하지만 인테리어 시장은 규모와는 달리 시공업자별로 다른 가격과 깜깜이 견적이 당연한 관행으로 여겨져 왔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아파트 인테리어 스타트업 아파트멘터리는 국내 최초로 가격 정찰제 개념을 도입해 주목받았다.
아파트멘터리는 공급자 중심으로 운영되던 기존 시장을 소비자 중심으로 바꾸기 위해 업계 최초로 표준견적시스템을 도입하며 화제를 낳았다. 평형별 아파트의 디자인을 모듈화한 국내 첫 아파트 전용 ‘리모델링 모듈화 서비스’, 평형대 별 견적이 동일한 ‘365 가격 정찰 시스템’ 등도 대표적인 서비스다. 고객 만족도 향상을 위한 서비스도 꼼꼼히 갖췄다. 1대1 고객 관리앱인 ‘마이피치’에서는 매니저와의 상담이 가능한 것은 물론 상담부터 완공까지 모든 과정을 확인할 수 있고, 관련 문서도 편리하게 통합 관리할 수 있다. A/S센터인 A케어센터도 별도로 두고 완공 후 1년까지 사후관리도 책임진다.
아파트멘터리는 이외에도 관련 사업 영역을 다양하게 확장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오피스 인테리어 전용 서비스인 ‘오피스멘터리’를 선보였다. 더 그란(THE GRANN), 리튼(RITTEN), 파츠(PARTS), 라이프시리즈(LIFE SERIES) 등 인테리어 자재 및 소품과 관련한 다양한 PB 브랜드도 함께 운영하는 등 인테리어 분야 내 전방위적인 고객 경험 만족을 이루어나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 표준화된 장례 정보 가이드를 제공해 건강한 장례 문화를 만들어가는 ‘고이장례연구소’
원스톱 장례플랫폼 ‘고이’를 운영하고 있는 장례스타트업 고이장례연구소 역시 표준화된 서비스와 비용을 제시하며 소비자의 합리적 선택을 돕기 위해 출발한 스타트업이다. 고이에서는 전국 장례식장과 장지 정보를 직접 검색, 비교할 수 있으며, 개인화된 추천은 물론 정확한 비용까지 안내받을 수 있다. 장례지도사 검증 체계, 후기를 통한 품질관리(QC) 정책 등을 기반으로 직접 장례지도사를 골라 상담하고 장례를 치를 수 있는 ‘장례지도사 매칭’도 운영한다.
‘후불제 상조 견적 비교 서비스’ 등 차별화된 서비스도 눈길을 끈다. 이 서비스에서는 한 번의 요청에 따라 최대 3개의 견적을 받을 수 있다. 기존 후불제 상조의 문제를 차단하고 품질 이슈를 해결하기 위해 4단계 검증 시스템, 안심 장례 매니저, 장례 비용 예치제 등 서비스를 함께 제공한다. 지난해 4월에는 이에 더해 검증된 후불제 상조회사를 직접 연결해 주는 서비스도 론칭했다. 100% 소비자가 작성한 후기와 검증된 후불제 상조를 비교해 볼 수 있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신원, 자격, 평판, 인성, 실무 면접 등을 통해 검증된 업체만 입점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서비스 품질 관리에 중점을 뒀다.
고이장례연구소는 기존 시장의 관행을 깬 이 같은 혁신성을 바탕으로 지난해 10월 중소벤처기업부가 주관하는 팁스(TIPS) 프로그램에 선정된 바 있으며, 팁스 과제를 통해 NLP 기술을 중심으로 상담 음성 데이터 등 비정형 데이터까지 서비스에 활용할 계획이라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 시니어타운 표준 등급 가이드 제시한 ‘케어닥’
국내에서 시니어타운 시장은 막 태동하는 단계다. 상품이 적은 데다 아직 보급률도 높지 않은 탓이다. 최근 초고령화 사회 진입을 앞두고 다양한 시니어 거주 특화 상품이 개발되고 있지만 정작 시설, 환경, 서비스 등 시니어타운의 구체적 품질 기준은 명확하게 확립되지 않은 상태다. 이러한 가운데 국내 최초로 ‘좋은’ 시니어타운의 기준 표준화에 나선 곳이 있다.
지난해 100억대 실적을 올리는 등 국내 시니어 하우징 및 케어테크의 새 지평을 앞장서 열고 있는 시니어 토탈케어 기업 케어닥은 최근 SK디앤디(SK D&D)와 함께 시니어타운을 7가지 유형으로 나눈 ‘시니어타운 표준 등급 가이드’를 개발, 발표했다. 시장 선도 기업으로서 쌓아온 기존의 노하우를 활용, 시니어타운을 처음 접하더라도 호텔 등급처럼 한눈에 쉽게 상품을 고를 수 있는 가이드를 만든 것이다.
케어닥은 평가 기준 자체가 미비한 탓에 소비자들이 상품 선택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점을 주목했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총 10가지 항목 내 50여 개 세부 지표를 통한 등급 평가 체계를 만들었다. 무료 및 실비 시설은 1, 2등급으로 실질적 평가에서 제외하고, 유료 상품인 3등급부터 본격 평가를 할 수 있도록 해 편의성도 높였다. 정확도 및 객관성을 높이기 위해 현장실사, 시니어 인터뷰, 각 분야 전문가의 첨삭 등을 꼼꼼하게 거쳐 가이드를 구성했다.
케어닥은 시니어 하우징 특화 조인트벤처 ‘케어오퍼레이션’과 함께 가이드를 꾸준히 개선해 나갈 예정이다. 이에 더해 시니어타운 관련 정보 및 후기 등을 합리적으로 공유하고 제공하는 서비스 론칭도 기획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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