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에 야근하면 월급 깎는 회사!라는 글을 썼는데요. 이 글이 상당히 반응이 좋았습니다(물론 제 블로그 기준입니다). 트위터의 반응만을 놓고 보았을 때, 직장생활하시는 분들은 다들 칼퇴근에 대한 로망이 있고, 그렇게 하는 근무환경을 동경하시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직장생활을 하다보면 칼퇴근을 하려고 노력했도, 여러 가지 사정상 그렇게 안 될 때가 무척 많습니다. 예를 들자면 프로젝트 데드라인이 코 앞인데, 그 날짜를 맞추려면 천상 며칠 야근을 해야 하는데요. 칼퇴근의 기준을 지키는 것도 좋지만, 이런 상황에서 피치 못하게 야근도 하고 주말 특근도 해야 합니다.
즉 아무리 노동이 유연화된 사회라고 하지만, 당장 일손이 모자를 때 필요한 인원을 시장에서 부족한 재료 사듯이 사올 수 없기 때문이죠. 야근이라는 것은, 가동할 수 있는 인력으로 비정상정적인 업무로드를 감당하는 특수상황입니다. 마음이 열린 대개의 직장인들은 이런 상황을 이해하죠.
문제는 상시 야근 상태인 조직이죠. 발전소로 예를 들자면, 한여름 최대 전력량에 맞추기 위해서 주7일, 365일 발전기를 돌리는 상황입니다. 발전기도 가동을 중지하고 정기점검을 받아야 문제가 없죠. 하물며 나약하기 그지 없는 유기체인 인간은 어떨까요? 당연히 기계 이상의 휴식이 필요합니다.
벤처의 특수성을 이야기하시는 분들도 있겠죠. 네, 맞습니다. 벤처나 스타트업이라면 일정 궤도에 오르기 위해서 최대 3년은 야근을 어쩔 수 없이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물론 경우에 따라서 다르겠죠). 3년이 넘었는데도, 초기 벤처의 근무환경을 유지한다는 것은, 제대로 하고 있는지 조금 고민해 봐야 합니다.
그렇게 야근을 해서 얻는 열매는 누가 따먹는 것일까요? 야근을 했을 때 정당한 지불을 제공한다면야 면죄부라도 줄 수 있지만요. 8시간 기준의 임금을 받으면서도 야근이라… 이건 ‘사장님 나빠요’의 전형적인 패턴이라고 생각합니다. 직원은 매일 같이 야근에 월급도 그자리인데, 사장님 차는 접대라는 목적으로 소나타에서 에쿠스로 업그레이될 때, 직원들은 자신의 존재에 대해서 생각하게 됩니다.
고로 결론은 이렇습니다. 상시 야근인 조직은 일단 문제가 많은 조직이라고 생각합니다. 야근이 필요악일 수 있지만요. 지속되는 악은 악일뿐입니다. 나쁜 건 나쁜 거죠.
글 : 신승환
출처 : http://www.talk-with-hani.com/archives/128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