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의 마음을 읽다. 플랙스(Flex)의 아동 심리케어 혁신 이야기

– 마음 건강의 새로운 패러다임 제시

– 4년의 집념으로 ‘키즈다이어리’ 탄생

– “모두가 마음이 건강해지는 날을 만들고 싶어요.”

“아이들의 마음을 읽는 것은 어려운 일입니다. 부모와 교육자의 오랜 꿈이기도 합니다. 이 꿈을 현실로 만들고 싶었습니다. 4년 동안 개발에만 집중했고 이제 서비스를 론칭하고 첫 투자에 나서게 되었습니다.”

판교 소재 플랙스 사무실에서 만난 플랙스의 윤순일 대표의 말이다. 윤순일 대표는 14년간 교육 회사에서 근무했었다. 대부분의 일이 지식 전달 교육에만 치중하는 것을 보고 창업을 결심했다. 윤 대표는 “처음에 공부를 잘했던 아이가 학년이 올라가면서 학습 능력이 떨어지는 경우를 봤습니다. 원인은 다양해요. 가정사, 다문화가정, 폭력, 따돌림 문제 등 여러 이유로 공부를 안 하게 되면서 생긴 문제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아이들의 심리나 감정을 케어하는 건 교육에서 가장 중요한 문제라고 생각했습니다.”

윤 대표는 만 3세부터 6세를 가장 중요한 시기라고 강조했다. 이 연령대가 바로 인성이 형성되는 핵심 시기기 때문이다. 좋은 인성을 형성하기 위해서는 인성 검사가 필요한데, 문제는 이 연령대의 아동이 문해력이 떨어지고 감정표현이 서툴고 부족하다는 것이다. 아이들은 복잡한 감정을 표현할 때 단어 활용이 부족해, ‘싫어’, ‘몰라’, ‘저리가’, ‘아니야’ 등의 단어로 함축적으로 말한다. 대화 거부, 식욕 부진, 돌발 행동 등의 다양한 형태로 감정을 표출하기도 한다. 이렇다 보니 이 연령대의 아동이 심리검사 대상에서 제외될 수밖에 없고 보호자들이 자녀의 심리검사를 대신 하는 경우가 많다. 심리검사와 상담의 주체가 직접 작성하지 못한 탓에 오진율이 높다. 윤 대표는 이런 문제의식을 느끼고 아동의 심리를 정확하게 측정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하지만 2016년 당시에는 이런 서비스를 개발할 기술이 없었다.

윤 대표가 플랙스를 창업한 건 2019년 11월이다. 고민만 해왔던 것을 실현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았기 때문이다. 바로 AI 기술이다. 그리고 아이디어를 실현할 교육, 심리학, 데이터 전문가를 팀원으로 영입했다.

플랙스는 현재 시드투자 유치 중이다. 서비스를 충분히 검증한 뒤에 투자 유치를 하겠다는 윤 대표의 철학 덕분에 첫 투자를 늦게 시작하게 됐다.

AI로 아이들의 마음을 읽다

딥러닝 기술을 활용한 혁신적인 아동 심리케어 서비스 ‘키즈다이어리’는 그렇게 개발됐다. ‘키즈다이어리’는 심리검사지 항목을 데이터화하고 이를 딥러닝을 통해 아이들이 이해할 수 있는 언어 수준에 맞게 검사 항목을 변환하는 기술을 적용했다. 예를 들어, ‘당신은 빗길을 걷고 있습니다. 빗길에서 어떤 우산을 들겠습니까?’라는 질문을 ‘너는 비 오는 날 우산 들고 뭐 할 거야?’로 바꾸어 질문한다.

놀이처럼 즐거운 심리 검사

“아이가 자기가 대화하고 싶은 캐릭터를 그려 올리면, 그 캐릭터와 대화하며 자연스럽게 심리 상태를 표현할 수 있어요. 이 과정이 아이들에겐 놀이처럼 느껴지죠.”

검사 방법도 아이들 눈높이에 맞췄다. ‘키즈다이어리‘는 세 가지 방식으로 아이들의 심리를 분석한다. 첫째, 대화식 일기 쓰기를 통한 심리검사, 둘째, 그림 그리기를 통한 심리검사, 셋째, 게임을 통한 심리검사다.

아이들이 직접 그린 캐릭터를 업로드하면 캐릭터가 애니메이션 ‘마음친구’로 변환된다. 아이들은 자신이 만든 캐릭터와 편안하게 대화만 하면 된다. 플랙스는 아동의 성향을 시각형, 청각형, 감각형으로 구분했다. 아동의 성향에 따라 영상일기(화상통화), 대화일기(상황별 감정표현), 그림일기(HTP 미술심리검사), 동화일기(동화 등장인물과 공감대화) 중에서 가장 선호하는 방식을 선택해 일기를 작성할 수 있다. 대화가 좋으면 대화하고 그림이 좋으면 그림을 그리고, 게임을 좋아하면 게임을 하면 된다. 이렇게 아동의 성향에 따라 심리 검사는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며, 아동은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하면서 속마음을 자연스럽게 표현하게 된다.

◆ 데이터 기반의 정확한 분석

‘키즈다이어리’는 아동의 행동, 말, 태도 등의 데이터를 종합적으로 분석해 아동의 심리 상태를 12가지 카테고리로 분류한 상세한 리포트를 제공한다. 감정 상태, 심리 상태, 관심사, 언어발달 상태(단어의 이해력, 발음 상태, 문장력, 단어의 수), 인지성(이해력, 창의력, 집중력, 기억력, 사고력), 정서 상태(감정의 표현, 공감력, 불안의 정도, 자기조절), 사회성(충동성, 활동성, 문제해결 능력, 협동성)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한다. 보호자는 리포트를 통해 자녀의 정서적 불안 원인, 아동 우울증, ADHD 등을 조기에 선별할 수 있으며, 자녀의 언어 수준, 최근 관심사, 표현력, 창의력, 사회성, 인지성 등 발달 상태를 전반적으로 관찰할 수 있다. ‘예’, ‘아니오’만 묻는 기존의 심리 검사지에 비해 문맥을 파악해서 ‘정도’까지도 분석이 가능하다.

◆ 상담의 연속성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키즈다이어리’의 상담사는 ‘디지털 휴먼’이다. ‘키즈다이어리’의 캐릭터나 아동이 직접 그린 그림으로 디지털 휴먼을 선택하게 되는데 디지털 휴먼은 실제 심리상담하는 전문가와 연결되어 있다. 아동으로서는 심리상담사, 선생님, 의사가 바뀌어도 같은 캐릭터로 인식한다. 기존의 오프라인 기반의 심리상담과의 차별화 포인트다. 상담의 연속성은 상담받는 사람 입장에서는 매우 중요하다. 특히 아동의 경우에는 더욱 그렇다. 상담의 연속성은 캐릭터를 통해서뿐만 아니라 실제 상담 내용에서도 유지된다. 상담자의 상담 이력이 쌓이기 때문에 맞춤 상담이 가능하다. 이력 관리가 되기 때문에 필요한 내용 위주로 상담이 이루어져 상담시간을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기존 심리상담의 경우 최소한 한 달 이상 대기해야 하지만 ‘키즈다이어리’는 필요할 때 언제든지 상담받을 수가 있다. 다음 상담까지 계속해서 일기를 작성하기 때문에 심리상담가는 기록을 토대로 아동의 행동을 계속 팔로우하게 된다.

윤 대표는 “한 달을 대기하는 것은 너무 길다. 그 안에 많은 일이 생기기 때문이다. 신속하게 심리 상담을 진행할 필요가 있다. 다음 심리검사까지 아동의 심리 변화를 캐치해야 하는데, 기존 상담시설에서는 이것을 할 수가 없다. ‘키즈다이어리’는 계속해서 아동이 자신의 심리 변화를 기록으로 남기기 때문에 이 기록을 토대로 다음 상담이 이루어져 효율적이다.”라면서 ‘키즈다이어리’의 차별화에 대해 설명했다.

◆ 모두가 마음이 건강해지는 날을 위해

‘키즈다이어리’는 4년간 개발을 마치고 2023년에 서비스 론칭했다. 현재 SKB와 제휴하여 IPTV에 ‘마음친구’라는 이름으로 서비스되고 있다. 현재 이용자는 3만 2천 명이며, 월 구독모델을 적용하고 있다. 플랙스는 ‘키즈다이어리’를 통해 쌓인 데이터를 기반으로 다양한 사업을 계획 중이다. 교육 기업과의 협업, 진로, 적성검사에 활용하는 방안도 찾고 있다. 서비스 대상도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아이의 인지 능력과 시니어의 인지 능력이 비슷합니다. 이 점에 착안해 시니어 케어 서비스도 개발 중입니다. 우리의 목표는 모든 연령대의 마음 건강을 챙기는 것입니다.”

시니어 상담 플랫폼 ‘리본메이트’는 이번달에 개발이 완료될 예정이며 내년에 시범적으로 운영하고 정식 론칭할 계획이다. 청소년용 상담 플랫폼 ‘틴즈다이어리’는 메신저 기반으로 개발이 완료된 상태로 내년에 ‘리본메이트’ 론칭 후 출시할 예정이다.

“사회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고 싶어요.”

“어릴 때부터 마음 건강, 회복 탄력성을 키워주고 싶어요.”

플랙스의 비전에 대해 윤 대표는 이렇게 말했다. 윤 대표는 “OECD 국가 중 자살률 1위, 청소년 자살 시도율 1위, 정신장애로 인한 범죄율 1위라는 한국의 현실을 바꾸고 싶어요. 어린 시절부터 마음 건강과 회복 탄력성을 키워주면 이런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될 거라고 믿습니다.”라고 덧붙였다.

심리 케어에 데이터를 접목하면 사회문제를 예방할 수 있다는 게 윤 대표의 이야기다. “신체적 질병도 추론이 가능한 시대입니다. 정신적 질병에 대해서도 원인을 정확하게 파악하는 추론이 가능합니다. 무관심하게 지나가면 병이 됩니다. 데이터가 있다면 원인과 발생 시기를 추론할 수 있습니다. 오프라인 기반의 상담으로는 불가능한 영역이예요.”라고 말했다.

‘FLEXIBLE DATA FOR BETTER LIFE’

데이터를 통해 더 나은 삶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한 플렉스의 슬로건이다. 아이들의 마음을 읽는 기술을 시작으로 모든 연령대의 정신 건강을 케어하는 미래를 향해 나아가고 있는 플랙스. 그들의 혁신이 가져올 변화가 기대된다.

이 기사는 중소벤처기업부, 창업진흥원, 경북대학교 창업지원단이 주관하는 2024년 창업도약패키지 사업에 선정된 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작성되었으며, 플랙스는 기술 개발과 사업 확장, 그리고 더 나은 고객 경험 제공을 위해 힘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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