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맥스 이경수 회장 “IMF 위기를 기회로… 글로벌 24개 공장으로 성장”

“소비자가 혁명인 시대… AI 맞춤형 화장품으로 새로운 도약 준비”

[실리콘밸리, 미국] “견본품 하나를 가슴에 품고 시작한 회사가 이제는 연간 29억 개의 화장품을 생산하는 기업이 됐죠.”

글로벌 화장품 ODM 기업 코스맥스그룹 이경수 회장이 지난 10일, UKF 2025 스타트업 서밋에서 30년 기업가 정신의 여정을 공개했다. 1997년 IMF 직전 첫 공장을 설립한 코스맥스는 현재 전 세계 24개 생산기지를 보유한 세계 최대 화장품 ODM 기업으로 성장했다.

이경수 회장은 IMF 위기 당시의 생존 전략을 회고하며, “가격 고통 분담과 최소 생산량 제한 폐지, 주말 생산 체제 도입이라는 세 가지 정책으로 위기를 극복했다”고 설명했다. 당시 환율이 800원대에서 1,800원까지 치솟았지만, 기존 원료로 버티며 가격 인상을 자제했고, 이는 고객 신뢰 구축의 토대가 됐다.

2003년 미샤를 시작으로 원브랜드숍 시대가 열리자, 코스맥스는 과감한 결단을 내렸다. “더페이스샵에 3개월 만에 250개 품목을 개발해 공급했다”는 그는 “내용물과 품질만큼은 절대 타협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지켰다”고 강조했다.

중국 진출 전략도 차별화였다. 당시 경쟁사들이 수출자유지역에 공장을 세울 때, 코스맥스는 중국 내수시장을 겨냥해 상하이에 생산기지를 구축했다. 이는 로레알과의 거래 개시로 이어졌고, 3년간의 까다로운 품질 감사를 ‘공짜 컨설팅’으로 받아들이며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했다.

혁신을 위한 투자도 게을리하지 않았다. 2011년 판교 이전으로 우수 연구인력을 확보했고, 연구소 조직을 10개 이상의 전문 랩으로 재편했다. 그 결과물이 바로 누적 생산량 5억 개를 돌파한 쿠션 제품이다. 현재도 로레알, 에스티로더, 시세이도, LVMH 등 글로벌 브랜드에 공급 중이다.

K-뷰티의 미래에 대해 이 회장은 독특한 통찰을 제시했다. “나라 이름에 뷰티가 붙으려면 그 나라가 아름답고, 국민이 아름다우며, 그들이 쓰는 제품이 아름다워야 합니다. 이제는 프랑스를 넘어 한국이 그 자리에 더 어울립니다.”

미래 전략으로는 세 가지 핵심 과제를 제시했다. 세계 최고 수준의 R&I 센터 구축, 글로벌 공급망 확보, AI 기반 맞춤형 화장품 시스템 개발이다. 이를 위해 서울대, 하버드대 등 23개 대학과 협력하고 있다. 3WAAU 시스템을 통해 샴푸 1,260만 가지, 에센스 3,500가지의 맞춤형 제품 생산이 가능하다.

특히 중국 사업 강화 의지도 재확인했다. “상하이에 ‘중국 미의 중심’이란 콘셉트로 신사옥을 건설 중”이라며 “코로나 봉쇄 당시 800명의 직원이 43일간 공장에서 생활하며 생산을 이어간 것처럼, 중국 시장은 포기할 수 없는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이경수 회장은 “소비자가 혁명인 시대”라며 “앞으로는 브랜드사 주도에서 소비자 주도로 시장이 재편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2025년 슬로건으로 “세계는 하나다, 코스맥스는 하나다”를 제시하며 글로벌 통합 경영의 의지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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