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이머 이택경 대표가 말하는 SW 개발자 이야기 (1)
3. 사회에서 SW개발이란
개인적으로 학창시절 아르바이트와 대학원때 프로젝트를 제외하면, 다음창업부터 본격 업무적으로 프로그래밍을 시작해 1999년에 프로그래밍은 중단했고 (간단한 스크립트 정도는 지금도 필요하면 가끔 하긴 하지만..), 그후 CTO로서 주로 기술전략과 정책 및 의사결정 그리고 개발자 조직관리등의 일을 주로했던 2002년도까지가 기술 오리엔트되었던 마지막해라고 봅니다. 뭐, 지금도 경영관련해 CTO출신으로서 기술 오리엔트된 직업병(?)이 간혹 나오긴 하지만 기술보다는 경영쪽에 더많이 치우쳐 있는것은 사실이고. 따라서, 최근의 동향은 제대로 못봤을수 있음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사회생활하면서 SW개발과 관련된 여러가지 이야기를 듣고 느꼈는데, 시기별로 한번 나열해 보면..
1) “역시 HW를 해야 돈을 벌어. 아니면 HW를 끼워팔기라도 해야 말이지.”
대학교 3~4학년때쯤 한 졸업한 선배님이 자조적으로 하신 말씀입니다. 결국 SW는 무형자산이라 고객이 대기업이든, 일반 고객이든 공짜로 쓰거나 돈을 안낼려는 경향이 강해 SW만으로 돈벌기는 힘들다는 한국의 현실을 이야기하신거죠.
그냥 전산과학과 대신 전자공학과를 갈것을 그랬나? 이런 말씀도 하시더군요. 예전보단 나아졌다고 하지만, 사실 아시아권 문화풍토가 상대적으로 서양에 비해 무형자산에 대한 가치를 덜 인정해주긴 하죠. 입찰때도 HW는 후려치기에는 부품원가가 있기에 한계가 있지만, SW는 후려쳐도 무형의 인건비는 별로 눈에 안 띄는 풍토이기도.
2) Mythical Man-Month
이제는 워낙 유명해져서 SW 공학이나 프로젝트 관리과목에서 자주 언급되죠? 항상 있었던 이슈지요. 특히 SI할때 자주나왔는데, “몇 명 더 투입하면 기간이 얼마나 단축되지?” “이만큼 기간을 단축하려면 몇명 더 투입해야하나?” 옛날에 (그러고보니 지난 세기인 20세기군요) SI 프로젝트하다가 한번 열 받았을 땐 “이제와서 2명이 더 투입되면 두명 교육하느라 기간이 오히려 더 늡니다!!!”라고 한번 다툰적도 기억이 나네요 ^^;
예전보단 툴이 발달되고 나름 SW개발방법론들도 여러가지 나왔습니다만, 옛날에 SW공학책에서 봤었던 문구가 기억나네요. “대형 SW를 만드는 것은 일종의 우주전함을 건조하는것만큼 복잡한 일이다” 아직 완벽한 버그없는 SW를 만드는것은 완벽한 사회시스템을 만드는것 만큼이나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라고 보는게 맞겠죠. 백엔드단의 작은 Kernel이나 HW라면 제한된 범위안에서 움직이는 시스템이니 더 수월하겠지만, 프론트엔드단의 일반 어플리케이션은 인간의 생활과 업무시스템과 연관된 아주 광범위한 부분에서 움직이는 시스템이니깐요.
사실, 비단 SW프로젝트뿐만 아니라 병렬처리형태로 업무분담이 가능한 단순노동집약프로젝트가 아닌 이상 다 Mythical Man-Month 속성을 가지고 있지요.
3) HW전문 회사에서 SW는 부록?
이것도 역시 지난 세기 이야기입니다만.. 모 대기업 전자회사에 근무하던 후배가 그 당시 그더러군요. 같은 부서에 SW개발자는 보통 자기 한 명 또는 많을 때는 한명 더 있는 상황인데, HW개발자가 HW개발 끝난 뒤 SW개발자에게 하는 말 “아니 별 것도 아닌 SW 가지고 왜 그렇게 개발하는데 시간이 그렇게 걸려요?”
물론 HW 전문회사니 당연히 HW 개발자가 더 많고 주축인것은 당연하지만, 그렇게 말씀하신 분은 SW개발의 속성을 잘 모르고 말씀하셨겠지요. 사실 HW회사와 SW회사의 속성은 정말 달라서 (엄밀히는 SW도 그안에서 패키지/서비스/게임이 또 천차만별 차이가 있지요) 두 가지를 참 잘하기는 힘듭니다. 애플은 사실 아주 예외적인 케이스라 봐야하구요. (정확하게는 자신들이 만든 HW만 SW최적화에 뛰어나죠. 다른 HW에서는 영..)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업체들도 HW는 정말 잘만들고 SW를 소위 발로 만들어서 발적화(?)된 제품들이 꽤 많죠. HW에 들인 노력 약간만 SW에 더 들였으면 밸런싱이 잘 맞았을텐데, 최적화를 못해서 아까운 HW가 SW덕택에 빛을 못본 경우들 말이죠. 물론 말처럼 참 실행하기엔 쉽지않는 힘든일입니다.
4) 한국의 SW산업은 SI와 과기처단가가 망쳤다?
역시 20세기말에 CTO들 몇명이 모인 모임에서 나왔던 이야기입니다. 한 1년전에 트위터에서도 언급했었던 내용이지만, 사실 Man-Month(MM)방식이야말로 SW산업을 지식산업이 아닌 노동산업으로 측정하는 표준으로 만들어 버렸죠. 요즘은 모르겠습니다만 그당시엔 스텝방식인가 다른 형태의 산정방식도 있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측정하기도 힘든 방식인데다가 그 방식도 역시 한계가 있었죠.
게다가, MM방식의 등급은 능력이 아닌 오직 학력과 년차에 의존! 소위 가방끈이 기신분은 무조건 특급대우로 비싼 인건비, 가방끈이 짧으면 무조건 초저 인건비로 공식대로 대응하는 시스템이었죠. 물론, 그 제도를 만드신분 입장에선 객관적인 차별성은 학력과 연차밖에 없으니 타당성을 위해 그렇게 만드셨겠습니다만, 이것이 오히려 더욱더 학력위주의 기계화된 노동집약적 산정방식이 되어 버린것 같습니다. (요즘 예비기술창업지원 자금이던가? 이런 형태의 지원금도 인건비부분도 역시 고졸(대재), 대졸, 대학원졸등 학력별로 상한선이 있더군요)
사실 다음에 있을때 개발자들을 뽑을때 학사출신을 더 선호했습니다. 아무래도 석사출신들은 연차를 더 인정받으려는 눈높이가 있는데 거기에 비해서 퍼포먼스가 못나왔던 경우들도 많았습니다. 사실 저도 석사 출신입니다만 ^^; 고학력을 역차별하려는 것은 아니고 프로젝트 속성상 석박사가 필요하고 효과적인 것도 있는 반면에, 대다수의 일반 프로젝트 (특히 SI)는 학사가 연차대비 더 퍼포먼스가 좋은 경우가 많았던 기억입니다. 최근 프라이머에서 접해본 디지털미디어고등학교나 선린인터넷고등학교 친구들 경우는 고졸이라도 학사보다 연차대비 퍼포먼스가 좋은 경우도 있었구요. 물론 “개인차”는 항상 어디에나 존재합니다만…
5) “전산학과를 왜 가요? 학원에서 배우면 누구나 개발할수 있는데..”
21세기 초에 들었던 이야기로 기억합니다. 비 전산학과 공대출신 기술팀장과의 미팅에서 우연히 나온 이야기였는데, 사실 그땐 일이야기 하느라 바빠 제대로 반박하지는 못했습니다. 사실 이 문제는 크게 보면 교육전반에 관련된 문제로 보입니다. 대학에서 학술적인 것을 가르쳐야 하느냐 아니면 실용적인 것을 가르쳐야 하느냐의 이슈일수 있겠지요. 개인적으로 대학의 학사과정은 학생들이 향후 필요하면 기존에 배운것을 응용하거나 스스로 더 필요한 공부를 할수있는 본질적인것들과 낚시대를 주는것에 좀더 주력해야하지 않나 싶습니다. 기업에서 대학졸업생들을 현업에 바로 투입못한다는 이야기를 하는 경우도 있는데, 그게 실용지식이 부족한 경우도 있겠지만 그것만이 다는 아니지 않나 싶습니다. 특히 요즘 대학생들은 각종 학원에 열심히 다니는데, 원론적인 이야기겠지만 그런 지식부족보다는 주입식 교육으로 인해 창의성이 떨어지는게 오히려 문제겠죠. 일할수 있는 실용지식도 지식이지만, 일할수 있는 본질적인 방법을 학교가 가르치는데 부족한것은 아닌지?
사실 따지고 보면 전산학원이 다른 학원보다 많아서일뿐이지, 모든 과학/공학/기술, 그리고 심지어 인문학도 학원에서 주입식 교육으로 가르치려면 못가르칠 전공이 뭐가 있을까요? 예체능 학원도 많죠. 다만, 앞에서도 이야기했듯이 전산학을 전공하든 안하든 너무 프로그래밍에만 치중하는것 보다는 관련 전산학과목들도 같이 공부하는게 탄탄한 기초에는 도움이 되리라 생각하고, 단순히 주입식으로 배우는 지식외에 토론과 사고능력을 통해 배우는것이 학원이 아닌 대학의 가치가 있지 않을까 싶은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혹자는 10만 정예 양병설 이야기도 있었지만, 양은 이미 지금도 넘쳐나지요. 주입식 교육으로 찍어대면 100만인들 못 찍어내겠습니까? 양보단 보다 창의적인 일을 (이건 비단 SW뿐만 아니라 경영과 모든 업종에 해당되는 것이겠지요) 를 할수있게 질적으로 키워내는것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그리고, 일찍이 정부의 실업자 대책의 일환으로 전산학원생이 남발되었다는 점도 국내 SW개발 시장에 영향을 끼친것도 있겠습니다만, 그것외에 SW툴의 발달로 인한 부분도 있다고 봅니다. 마치 컴퓨터로 인한 전산화가 발달되면서 기업의 관련된 단순 노동집약 인력이 축소된것과 같은 예처럼 말이죠.
극단적이긴 하지만, 한 20년전에는 미래의 10대 유먕직종 중의 하나로 인공지능이 있었습니다. 그 가설은 인공지능이 발달되면 미래엔 프로그래밍이 필요없다는 것이었죠. (개인적으로는 인공지능에 회의적이었기에 그당시에 지극히 황당했었던 가설.)
다른 예로 초기엔 기계어로 개발해야했던 시절과, C레벨의 언어, 그리고 이제는 스크립트와 차세대언어를 비교하면 아무래도 후자로 갈수록 난이도가 그만큼 쉬워진것은 사실이죠. 다음도 1995년도에 첫 인트라넷과 홈페이지 개발하던 시절엔 C로 모든것을 다 수작업으로 개발했었고 그당시엔 처음이고 희소가치가 있었기에 고부가가치 SI였었지만, 몇년뒤엔 시장에 쉽고 강력한 인트라넷툴들이 나타나면서 인트라넷 SI시장에 대한 진입장벽은 급격히 낮아지면서 누구나 뛰어들고 (심지어 펜티엄과 윈도우즈의 차이점도 모르시는 분도 사업시작하셨다는 ㅠ.ㅠ) 저부가가치 SI시장이 형성된것도 또 다른 예가 되겠습니다.
현재 스마트폰 모바일 개발자들이 꽤 높은 몸값인것도 시장초기이고 수요가 공급을 앞서기 때문이죠. 역사는 반복된다는데 시간이 흐르면 또 어떻게 될런지… 어떻게보면 기존의 국내 SW산업이 몇몇업체들만을 제외하고는 그런 상대적으로 쉬운 난이도의 SW개발자들만을 필요로 하는 SI성 산업이 많은 부분을 차지했던게 결국 원인의 큰 부분이 아닐까 싶습니다. 일본의 경우도 잘은 모르지만 SI로 새로 모두 개발할경우 시스템 안정성등의 문제로 좀더 패키지를 선호하는것 같습니다만, 국내는 기획자들의 욕심도 있고 (사내 인트라넷 시스템경우에도 어차피 쓰지도 못하더라도 일단 잔뜩 기능 만들어 놓고보자는 일종의 잡탕밥 기획?) 저렴하면서도 원하는대로 다 만들어주는 일종의 맞춤복이 기성복보다 싼 현실도 있구요.
반면에 요즘 게임산업에 너무 많은 개발자가 몰리는것 같기도 합니다만, 상대적으로 그쪽은 그만큼 글로벌한 성장을 했고 생태계가 조성이 되었기 때문이겠죠. 지금에 와서 HW위주의 삼성전자나 LG전자가 갑자기 SW하고 싶다고 하루아침에 이들을 키울수도 없는것이고, 결국 상대적으로 양질의 SW개발자들이 있는 티맥스같은 SW업체나 다음이나 네이버같은 포털업체에서 스카웃할수 밖에 없는 것이지요.
어떻게 보면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의 생태계 문제인데, 그런 업체가 없어서 그런 고급 인력이 없느냐, 아니면 반대이냐의 과제로 보입니다. 그리고 실업자들이 전산학원에 몰리는 경향은 국내산업 전반에서 보이는 모습이 아닌가 싶습니다. 수요와 공급의 법칙, 그리고 시장의 포화상태를 보지 못하고, 트렌드다 싶으면 너나할것없이 “me too”정신으로 따라서 창업하거나 따라서 자격증 따거나, 따라서 대학가거나 하는경우는 여기저기에 많은것 같습니다. (앞에서도 이야기했듯이 지금의 공무원/의사/변호사도 10년뒤엔 어떻게 될런지..?)
6) 실리콘밸리와 해외 SW개발환경
사실, 저도 미국에 짧게 있었지만 비즈니스코스 연수과정으로 있었지 미국회사에서 일을 해본것도 아니고, 실리콘밸리나 해외에 관해서는 대략적인것만 알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실리콘밸리나 해외에 관해 판타지나 무협지도 아닌데 너무 언론에서 과대포장하거나 영웅시화 하는것 아닌가 싶은 생각도 가끔 듭니다. 미국의 문화자체가 각종 “히어로” 만화들을 포함해 영화들도 그렇고 영웅을 참 좋아하는 코드죠.
물론, 이러한 영웅담은 재미있기도 하고 많은 개발자 경영자들이 IT관련해서 벤처를 시작하게 하는 원동력이 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동화는 적당해야지 현실과 동화를 구분못할 정도가 되면 안될테고, 오히려 실리콘밸리의 진짜 장점들보다는 곁가지만 소개되는 경우도 많은것 같습니다. 그러는 저도 실체를 명확하게 정리할 수준은 안됩니다만, 몇가지 보고들은 예와 관련된 주관적인 느낌을 이야기하자면..
– 2000년대쯤 미국에서 유학하고 졸업해서 현지 이동통신사에 근무하고 있는 친구와 이런저런 이야기하다가 나온 이야기. 그 친구왈 “미국 사람들은 무슨 외계인인줄 알아? 정도의 차이지 여기 사람들도 다 상처많고 결국 감정에 따라 인사고과가 되기도 해. 특히 개발자들은 상대적으로 순수한 편이라 구조조정등 인사과정에서 불이익을 당하는 경우도 종종 생겨”
– 2004년 미국 라이코스를 다음이 인수했을때 그당시 들었던 이야기. “동부에 있는 경영직 친구들은 다 빠져나갔는데, 실리콘밸리에 있는 개발자나 엔지니어등 기술자만 피를 봤다.”
– 미국의 주요뉴스에서 다루는 실리콘밸리의 소위 유명인사들은 개발자 출신도 있지만 사실 경영자 차원이 더 크지 않을까요? 당연히 오픈소스나 개발자로 유명한 사람들도 많습니다만 그쪽은 기술위주의 별개 뉴스채널이죠. 물론 개발환경도 국내에 비해 더 좋고 대접도 나쁘지 않습니다만, 개발자 우대차원보다는 효율적인 경영문화가 아닐까 싶습니다.
– 2000년 다음이 베르테스만으로부터 투자받고 검색엔진 관련 기술제휴로 독일에 갔을때 일종의 접대(?)차 나온 MBA 출신 경영자왈 “저 CTO연봉이 얼마인줄 아냐? 내 연봉은 거기에 비하면…정말 부럽다” 편견일수도 있지만 어떻게 보면 역시 독일과 일본이 좀더 전통적으로 개발자가 우대받는 문화가 아닌가 싶더군요. 뭐 한국이야 그렇게 따지면 전통적으로는 유교사상에 기반한 기술천시문화에 우울해지긴 하지만 말이죠. 결국 한국 개발자 비우대, 미국 보통, 독일/일본 우대? (물론 일본은 너무 HW코드라 또 다르긴 합니다만)
7) 모이통사 간부의 “인터넷산업은 너무 싸서 좋다”
2006년쯤에, 포털들 CTO/기술자들 모임때 들은 이야기입니다만.. 모이동통신사 팀장님께서 그러셨다더군요. “어떻게 1000억도 안되는 비용으로 투자를 하고 비즈니스를 하는게 참 신기하다. 정말 싼 비용으로 사업할수 있어 인터넷사업은 매력적으로 보인다” 물론 이동통신사에서 인프라 설치시에는 “조”단위로 진행하기에 “천억”단위 또는 “백억”단위가 당연히 싸보이실수는 있겠지만, 이것이 HW산업과 SW산업의 구조적차이와 인식의 차이를 보여주는것 같습니다. 당연히 HW야 고매출에 영업이익률은 적고, 인터넷이나 SW는 저매출에 영업이익률이 높으니 구조가 다르지요.
8) 삼성전자와 안드로이드OS등 관련된 HW와 SW개발자의 인식차이
2009년말쯤에 지인들과 이야기했었던 내용인데 일전에 트위터에 올렸더니 상당히 RT와 fav가 되었더군요. @estima(임정욱)님이 RT 해주신 덕택도 있지만 🙂 그만큼 요즘 사람들이 SW에 관심이 많다는 이야기겠죠.
그때는 저도 스마트폰은 없었고 그냥 아이팟터치만 좀 써본정도였는데, 스마트폰 PDA 이야기가 나오다가 결국 아이폰 이야기가 나왔고, 그리고 다른 누군가가 일전에 안드로이드 OS를 삼성전자가 찼다는 이야기가 나오면서 논쟁이 되었습니다.
물론 안드로이드 OS를 삼성전자가 정말로 찼는지 어느정도로 진지하게 검토되었는지 사실여부는 최근에도 이야기가 많이 회자되고 있지만 진위여부는 알수가 없고, 개인적으로는 삼성전자가 현단계처럼 완성된 안드로이드 OS가 아닌 그당시 초기 안드로이드 OS를 설사 M&A했더라도 삼성전자 스마트폰에서만 돌아가는 제한적인 성공까지도 가능했을지는 지극희 회의적이긴 합니다.
사실 역사는 반복된다고, SW역사를 조금만 들여다 보면 스마트폰 전성시대가 온다면, 그리고 PC보다 타 디바이스시대가 온다면, OS나 플랫폼을 가지지 못한 HW업체는 종속되는것은 알수 있지요. 예전의 일본의 가전업체들의 다양한 자체개발 PC들이 결국 OS가 평정되면서 사라진것을 감안해도, OS나 플랫폼을 빼았기면 삼성전자의 스마트폰은 잘만든 삼성노트북수준이 한계이지 잘나가는 삼성핸드폰수준을 유지하긴 힘든게 당연한거죠.
그래서, 제가 차라리 지금이라도 (그당시는 HP가 Palm의 웹OS를 인수하기전) 삼성전자가 웹OS라도 인수해서 대항해야한다. 그랬더니 HW나 핸드폰관련 사람들은 쉽게 수긍을 못하더군요. 아무래도 HW가 더중요하다고 생각했던 사람들이 많았던것이지요.
혹자는 삼성이 “네트웍장비관련 OS개발 경험이 꽤있어 바다OS도 해볼만하다” 라고 이야기하더군요. 제가 보기엔 네트웤장비 OS와 스마트폰 OS는 엄청난 차이가 있는것 같은데 말이죠. (마치 컨테이너선 제조하는 조선업에서 어차피 엔진은 엔진이니 스포츠카 자동차산업도 해볼만하다라고나 하는셈이랄까..)
그때 많은 인식의 차이를 느꼈습니다. 개인적으로 웹OS는 그래도 초반부터 멀티태스킹등 나름 아이팟의 아버지인 루빈스타인이 개발했기에 꽤 경쟁력이 있었다고 봅니다. 물론 실제 써보거나 자세히 벤치마킹해본적은 없지만, 동시기의 아이폰의 멀티태스킹 단점을 생각한다면 거의 100개의 앱이 동시에 돌아가는 데모동영상은 참 인상적이었죠. 웹OS는 SW기술적인 한계보다는 단말기의 디자인이나 HW스펙의 한계, 비즈니스 역량의 한계가 실패의 원인이 아닐까 싶구요. 차라리 삼성이 2010년에 HP대신 인수했다면 (개인적으로는 HTC가 가장 베스트가 아니었을까 싶습니다만) HW와 시장점유율에 기반한 비즈니스역량적인 측면에서 서로 보완이 되어 설사 삼성단말기에만 깔더라도 바다보다는 훨씬 생태계를 빨리 제대로 구축할수 있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HP는 스마트폰보다는 태블릿쪽을 더보고 인수한것 같은데, 사실 스마트폰-태블릿이 하나의 OS화 되어가고 태블릿은 아직 애플이 거의 장악하고 있는 현실에서 PC만드는 업체가 스마트폰까지 진출은 역시 무리였던것 같고, 그런측면에서 제대로 웹OS와 시너지는 못냈던것 같다는것이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태블릿은 차라리 아마존이 경쟁력이 있겠죠. 기존의 아마존 이북사용자들이 다 옮겨온다면 한번 붙어볼만..)
물론, 삼성의 전략은 바다로 본격적인 스마트폰은 아니라도 저가 스마트폰 시장 – 특히 유럽 – 을 노리는것 같습니다만, 노키아가 MS랑 붙은뒤에 어떻게 될지 모르겠네요. SW전문업체인 MS조차 윈폰시장에서 저렇게 아직 고전하고 있는데, HW전문업체인 삼성전자의 바다가 과연 따라잡을수 있을런지?
사실 단순히 HW개발자냐 SW개발자냐에 따른 인식차이보다는 SW 생태계의 속성을 인식하고 있느냐 못하느냐의 차이겠죠. 아무래도 HW업체들은 그런것을 인식하고 있는 사람들이 상대적으로 적고, 의사결정과정에서도 목소리가 약하고 조직적인 문화코드도 한계가 있는것 같습니다. 그리고 국내 대기업들이 비교적 안정위주로 보수적으로 조직운영하는것도 한몫 할테구요. 특히나 HW나 SW 두마리의 토끼를 다 잡는것은 애플처럼 아주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거의 힘들기도 하죠. 제 표현으론 “하기 싫어서 안하는게 아니라 하고 싶어도 못하는거다”라는 것이 맞지 않을런지?
3편에 계속…
글 : 이택경 (@kyung88)
출처 : http://bit.ly/pfGB5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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