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우리나라의 집 가격을 보면서, 가장 기초적이라고 할 수 있는 우리의 주거공간에 너무 많은 돈이 들어간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역시나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은 필자 만의 생각은 아니었던 것 같다. 훨씬 저렴하게 집을 지을 수 있는 기술들이 최근 많이 소개가 되고 있다.
그 중에서도 상업적으로 가장 성공할 가능성이 높은 것은 이미 자동차 부분에 있어 저가혁신을 일으키며 세계적인 기업으로 발돋움한 인도의 타타(Tata) 그룹이 추진하고 있는 집이다. 이들은 $720(80만원) 정도의 예산으로 일주일 만에 지을 수 있는 집과 관련한 기술을 소개하고 있다. 가장 기초적인 모델은 약 215 평방피트(약 6평) 정도의 작은 집으로, 코코넛 섬유 또는 인도산 삼으로 만들어진 벽과 인테리어를 주된 재료로 이용하는데 20년 정도는 끄떡없이 지속된다고 한다. 타타에서는 창문과 지붕, 문 등과 같은 집을 구성하는 구성요소를 대량으로 생산해서 간단히 조립할 수 있는 형태로 제공할 계획이다. 6평 밖에 안되는 집에서 어떻게 살지? 하는 생각을 가질 수도 있지만, 아래의 평면도와 같이 방과 거실, 주방과 화장실을 모두 갖춘 제대로 된 집으로, 이를 연결하는 방식으로 확장을 할 수도 있을 것이다.
물론 이런 집들이 부유하거나, 중산층 사람들의 구미를 당기지는 못할 것이다. 그렇지만, 적당한 땅이 있다면 현재 집이 없어서 고생하는 전 세계의 빈민들이나 홈리스 들에게는 희망이 될 수 있다. 국가에서도 비교적 저렴하게 구매를 해서 이들에게 지원을 할 수 있기에 그들의 자동차 사업과 마찬가지로 사회적으로 큰 의미가 있는 제품이라고 하겠다. 타타에서는 여기에 지붕에 올릴 수 있는 태양광 패널과 베란다를 제공하는 방법에 대해서도 고민하고 있기 때문에, 조금은 더 매력적인 상품으로 쉽게 별장을 짓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어필할 수도 있을 듯하다. 현재 타타에서는 인도의 서부 벵갈 지역에서 이 집을 실제로 짓고 그 가능성을 실험하고 있다. 실험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 2012년 부터는 실제 제품으로 만나볼 수 있다고 한다.
타타와는 별도로 아주 저렴하게 지을 수 있는 집에 대해서 고민하고 있는 DIY 그룹들도 있다. $300 하우스 프로젝트라고 불리는 프로젝트가 이런 노력들에 불을 지폈는데,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에서 이런 노력을 기울인 디자이너들의 300가지 아이디어를 심사해서 6가지를 소개하였고, 실제로 이들 디자인은 프로토타입으로 만들어질 예정이라고 한다.
아래의 그림은 DVS라는 곳에서 제출한 디자인으로, CEB(compressed earth blocks, 흔히 구할 수 있는 흙을 바탕으로 만든 벽돌)와 나무 프레임을 기초로 만드는 집이다. 이들의 디자인은 중앙에 공용 정원을 두고 여러 세대가 같이 살도록 함으로써 땅의 효율을 높인 점이 눈에 띈다. 이 포스트의 상단에 소개된 그림은 ArchitectureCommons 에서 제출한 디자인이다. 이들의 디자인에서도 CEB를 주로 이용한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Elsap11의 디자인은 콘크리트 기초에 카드보드 튜브를 타르와 함께 이용한 방식이다. 저렴한 주거공간을 쉽게 공급할 수 있다면, 전 세계가 앓고 있는 빈곤의 실타래를 많이 끊어낼 수 있을 것이다. 아마도 건축 경기에 큰 도움이 되지는 않을 수 있겠지만, 우리들이 누리고 있는 주거환경에 대해서도 조금은 겸허한 마음으로 어떻게 저렴하면서도 지구환경과 친화적인 재료를 이용해서 새롭게 구축할 수 있을지 더욱 많은 사람들이 지혜가 모여야 하지 않을까?
참고자료:
The $720 House That’s Built In A Week And Lasts Two Decades
Six Designs For Houses That Cost Just $300 To Build
글 : 정지훈
출처 : http://health20.kr/227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