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10일 구글은 구글 검색과 구글+를 통합한 ‘검색+’를 발표했다(참조기사: 당신의 세계, 구글 검색 속으로). 이것은 지난 2000년 구글의 혁신적 광고시스템 에드워즈가 도입된 이래 구글 검색서비스가 겪은 가장 큰 변화라 할 수 있다(참조글 보기). 검색+의 세 가지 핵심은
① 로그인 이후 진행된 검색결과에 해당 사용자의 구글+ 관계망에서 생산 및 공유된 콘텐츠가 우선순위를 가지고 함께 제공된다 점,
② 인물을 검색할 때 결과 값에 구글+ 사용자의 프로필이 포함된다는 점,
③ 구글 검색 일반에 구글+ 콘텐츠가 함께 검색된다는 점이다.
이러한 구글+와 구글 검색의 통합은 이미 오래전부터 예상된 자연스러운 결과다(참조기사: 구글의 전략 전환, “구글+가 구글 자체다”).
트위터와 구글의 갈등
문제는 검색+가 가지는 ‘시장에 대한 함의’는 무엇인가이다. 이를 알아보기 위해 다양한 시장관련자의 반응을 차례대로 살펴보자.
가장 먼저 반응을 보인 곳은 뜻밖에도 트위터다. 구글 법률자문위원에서 트위터 법률자문위원으로 자리를 바꾼 맥길리브레이는 검색+가 발표된 지난 1월 10일 “인터넷에 있어 궂은 날(Bad Day for the Internet)” 이라며 검색+에 대한 강한 불만을 표현했다(출처). 또한 트위터는 공식 논평을 통해 검색+는 “사람들, 콘텐츠 생산자들, 뉴스 생산자들 그리고 트위터 사용자들에게 좋지 않다”라고 구글을 날카롭게 공격했고, 구글은 “검색+에 트위터가 빠진 것은 트위터 책임이다”며 이에 즉각 응수한다(출처). 또한 슈미트 구글 회장은 “트위터, 페이스북과 다시 협상하고 싶다”고 뿔난 트위터를 달래는 모양새를 취하고 있다. (인터뷰 동영상) 이러한 트위터와 구글 사이의 날선 갈등은 이미 구글+ 탄생과 함께 충분히 예견되었다. 누구의 책임인지 알 수 없으나 지난 2011년 6월 초부터 구글 검색에서 트위터를 포함하는 ‘실시간 검색’ 기능이 사려졌다. 구글은 이 책임을 트위터의 값비싼 트윗장사에 돌렸고 트위터는 2011년 6월 28일 혜성처럼 등장한 구글+에 책임을 돌리고 있는 형국이다(출처). 누구의 주장이 옳은지를 떠나 구글과 트위터의 긴장관계가 어떻게 발전할지 조심스럽게 지켜볼 일이다.
검색+는 독점행위?
구글+ 이전까지 구글 검색서비스의 특징은 사용자가 가능하면 빨리 구글을 떠나 사용자 자신이 찾고자 하는 정보가 담긴 웹사이트로 이동하는 것이었다. 한편 검색+는 지금까지의 검색서비스 특징과는 달리 구글 검색서비스 사용자를 인위적으로 구글+로 유도하게 된다. 때문에 구글 검색결과에 자사 서비스인 구글+의 콘텐츠를 우선시하는 검색+는 반독점법 위반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들이 제기되고 있다(관련글1, 관련글2). 이러한 우려의 핵심 논거는 구글 검색+가 MS가 인터넷 익스플로러를 윈도우즈에 끼워팔기한 것과 유사하다는 점이다. 다시말해 구글이 검색시장에서 가지고 있는 시장지배력을 이용해 검색 사용자에게 구글+를 강요한다는 주장이다. 한편 경쟁업체의 입장이 아닌 사용자 입장에서 볼 때 검색+는 트위터나 페이스북을 이미 사용하고 있는 사람에게 새로운 구글+를 강요하는 것이다. 마치 영어학원 두 곳에 다니는 사람에게 또 다른 영어학원을 강제하는 꼴이다. 사용자 입장에서 한마디로 짜증나는 일이다.
구글의 두려움: 페이스북과 트위터에 의한 검은 반점
그렇다면 왜 구글은 트위터와 갈등을 일으키고 반독접범 제소 위험을 감수하는 것일까? 또는 사용자에게 굳이 3개의 사회관계망서비스를 강요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유는 명확하다. 트위터와 페이스북에 의해 빠르게 커지고 있는 구글의 ‘데이터 공백’ 또는 ‘검은 반점’ 때문이다. 트위터와 페이스북은 사용자가 만든 데이터를 무료로 구글 등 검색업체에게 제공하지 않는다. 그렇다고 돈을 준다고 트위터와 페이스북이 구글에게 호락호락 사용자 데이터를 내놓지도 않는다. 페이스북은 세계 1위 사회관계망서비스에 이어 이미 세계 1위 사진공유플랫폼과 세계 2위 동영상공유플랫폼으로 성장했다. 단적으로 말해 그 만큼 구글 검색에는 사진과 동영상 데이터가 빠져있는 것이다. 페이스북을 통해 사용자가 생산 및 공유하는 데이터가 많아지면 많아질 수록 구글 검색의 ‘검은 반점’은 커질 수 밖에 없다. 페이스북 사용자가 ‘좋아요’ 버튼을 클릭할 수록, 트위터 사용자가 정치적 이슈에 자신의 의견을 표현하면 할 수록 구글은 위험에 빠지게 된다. 그리고 시간이 지날 수록 페이스북과 트위터에 대한 구글의 협상력은 힘을 잃어갈 수 밖에 없다. 때문에 수세에 몰리고 있는 이러한 상황을 반전시키고자 하는 것이 이번 검색+의 숨은 전략적 의미다.
또한 이러한 맥락에서 검색+가 ‘반독점’ 제소를 당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 구글의 입장에서 볼 때 페이스북과 트위터 등 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사용자가 만들어 내는 데이터만 공개된다면 굳이 구글+를 애써 만들고 이를 구글검색에 억지로 끼워 넣을 필요가 없다. 구글은 기하급수적으로 팽창하는 (소셜) 데이터에 접근하여 이를 정리하여 쉽게 검색 가능하도록 만들고 검색결과에 키워드 광고를 추가하는 것이면 충분하기 때문이다. 페이스북과 트위터에 대한 문은, 슈미트 구글 회장의 말처럼, 언제나 열려있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검색+는 경쟁자에 대한 문을 인위적으로 굳건하게 닫았던 MS의 인터넷 익스플로러와는 분명하게 다르다.
이러한 검색+의 시장전략적 배경에 대한 이해에도 불구하고 잊어서는 안되는 점은, 페이스북과 트위터가 구글이 제한하는 협상 테이블에 결코 쉽게 응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현재 구글의 금고는 검색광고수입으로 인해 차고 넘쳐나고 있다. 구글이 만약 지금 행동하지 않고 현재의 검색서비스가 영원할 것이라고 생각했었다면 가까운 미래에 시장의 복수를 직면했을 것이다. 때문에 미래의 위협에 과감하게 사전 예방조치를 취하는 구글의 전략은 매우 용감하고 현명한 선택이다. 동일한 위협에 직면하고 있는 네이버와 다음의 전략적 선택이 무엇일지 사뭇 궁금해진다.
참고 영상 :
글 : 강정수
출처 : http://blog.muzalive.com/19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