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다음으로 리더십은 흔히 말하는 리더십과는 조금 떨어진 것인데, 일 잘하는 너희들에게 모든 걸 맡길 테니 나만 믿고 함 해봐라의 리더십이다. 이 리더십에 맞는 타이틀로 적당한 것은 없겠지만, 굳이 이름을 붙이자면 자유방임형 리더십이다. 리더십이라고 부르기 애매한 이 리더십이 요즘 뜬다. 아마도 요즘 제일 잘 나가는 안철수 교수가 여기에 해당하지 않을까, 싶다.
‘콰이어트’에서 지적했듯이, 사람을 두 분류로 굳이 나누자면 외향형과 내향형으로 나눌 수 있다. 아마도 자기 주도형 리더십을 발휘하는 사람은 대개 외향형 사람이다. 이 사람들은 한 번 마이크를 잡으면 놓지 않고, 일 못하겠다고 하는 밑에 사람들에게 “내가 예전에 해 봐서 아는데”란 말로 무능력을 질타하거나 동기부여를 한다. 내향형 사람들이 이 사람을 봤을 때, 부럽기도 하고 한편으로 짜증나기도 한다. 하지만 이 리더십이 에고의 절정을 보여주기는 하지만, 뭔가를 알아서 하기보다 지시받으면 하겠다는 사람들로 조직이 이뤄졌을 때, 상당히 효과적인 리더십이다.
그런데 이 리더십이 한물 갔다. 왜 한물 갔을까? 못 먹고 못 살던 시절 잘 살아보세,란 목표를 모든 사람이 원하고 구성원의 욕망이 한정된 시절에, 그들을 끌고 가는데 상당히 좋았을지 모른다. 하지만 지금처럼 키워드 몇 개로 왠만한 수준?의 전문 지식을 갖추고 소셜 미디어로 억울함을 호소하고 여론을 일으킬 수? 있는 이 시대에, 모든 사람들은 똑똑하다. 이 똑똑한 사람들이 넘쳐나는 세상에, 너희는 멍청하니 내 말을 잘 들으면 잘 살게 해 줄게,란 리더십이 먹힐 턱이 없다.
그래서 심지가 굳은 내향형의 사람들이 리더로 주목 받는다. 이 내향적인 사람들은 좌중을 휘어잡는 카리스마는 없을지 모르지만, 모든 사람들의 마음을 헤아릴 수 있는 섬세함이 있다. 자기주도형은 자기 말이 맞다는 확신으로 다른 사람을 까기에 전념하지만, 내향형의 사람들은 다른 사람의 이야기에 먼저 귀를 기울인다. 거만하고 힘센 사람이 왕인 시대에, 내향형 사람은 실력 없고 열정 없는 사람이었다. 하지만 자신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모든 사람의 의견을 모아 앞으로 나아가야 하는 시대에, 내 이야기보다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내가 잘 난 것보다 남이 잘 나게 해 주는 사람이 왕이 된다.
이런 이유로, 이 시대는 자유방임형 리더십이다. 자, 이 글은 상당히 자유방임형 리더십을 옹호하는 글처럼 읽히는데, 사실 말하고 싶은 건 그게 아니다. 리더십에는 일정한 트랜드가 있다는 것이다. 혹은 리더십이 발휘되려면 어떤 환경이냐도 중요하다는 걸 말하고 싶다. 그러다 보니, 요즘은 안철수 씨로 대표되는 그런 내향적인 리더십이 대세란 뜻이다. 현직 대통령 덕분에 보색대비 효과도 뛰어나다.
자, 그렇다면 여러분의 회사는 어떤 리더십이 필요한가? 자기 주도형, 아니면 자유 방임형. 최적의 해법을 찾으시길 기원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