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의 디지털 팬 사인회”
영미권 여러 언론들이 이렇게 제목을 뽑았더군요. 팬 사인회를 디지털화했다? 어떻게 하지? 무척 궁금했습니다.
최근 구글은 구글 플러스의 마케팅을 위해 여러 유명 인사를 집중적으로 끌어들이고 있습니다. 지난 8일 진행된 세계 최초의 디지털 팬 사인회도 이런 맥락에서 기획된 것으로 보입니다. 이날 행사의 주인공은 영국의 뮤지션 Ellie Goulding. 윌리엄 왕자 웨딩 공연으로 한껏 주목을 받은 아티스트입니다.
디지털 팬들과 디지털 도구로 교감하는 상징적 뮤지션으로 미국에 Lady Gaga가 있다면 영국에선 Ellie Goulding가 있다고 감히 얘기 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2010년 데뷔한 그는 ‘Light’란 데뷔 앨범으로 일약 영국의 스타가 됐습니다. 86년생이니 우리 나이로 26세 정도 되네요.
구글과 함께 한 디지털 팬 사인회
세계 최초의 시도라 불리는 디지털 팬 사인회는 지난 8일 진행됐습니다. 구글 측이 먼저 제안한 것으로 보입니다. 디지털 팬 사인회를 대략적으로 설명 드리면, 구글 행아웃으로 팬들과 대화를 한 뒤 앨범 재킷 사진에 팬의 이름을 직접 써서 전달하는 행사입니다. 이 행사는 구글이 지정한 장소에서 진행된 것으로 보입니다. 단계별로 설명을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1. 팬 사인회 신청자 접수
먼저 구글 문서를 통해 미리 신청자를 접수받았습니다. 이름, 이메일, 질문 등을 기입해 접수를 하면 행사 전까지 초대 여부를 알려줬습니다. 그리고 행사 당일 구글 행아웃으로 초대를 해서 영상 채팅을 시작하게 되는 것이죠.
물론 그 전에 구글 플러스를 가입해야 하고, 구글 플러스 Ellie Goulding 계정을 자신의 ‘써클’에 포함시켜야 합니다. 구글로서는 Ellie Goulding의 브랜드에 기대 가입자를 늘릴 수 있는 기회인 셈이죠.
2. 구글 행아웃 초대
아래 영상을 참조해보시기 바랍니다. 접수 받은 팬들을 추려내 구글 플러스 행아웃으로 초대합니다. 직접 얼굴을 보며 Ellie Goulding만 직접 대화도 나눌 수 있습니다. 일부 팬은 “안아봐도 될까요?”라며 화면에 대고 키스하는 장면까지 연출하더군요. 대다한 팬심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별도의 창에 새 앨범 커버 이미지를 띄워놓고 여기에 직접 사인을 하더군요. 그리고 태그를 붙이면 해당 사용자의 타임라인에 이미지가 자동 부착되는 방식이었습니다. 화면을 보시면 쉽게 이해할 수 있을 듯합니다.
오프라인으로만 진행하던 팬사인회가 디지털화 하면서 만날 수 있는 팬의 대상도 폭넓어졌습니다. 이날 초대된 팬들은 영국과 미국을 망라하고 있더군요. 글로벌 소셜 플랫폼의 위력이 아닌가 합니다. 도중도중 접속이 끊기면서 다소 어색한 장면이 이어지기도 했지만 비교적 무난하게 40여분간 이어진 듯합니다.
세계 최초로 진행된 디지털 팬 사인회는 팬들에게 온라인으로 새로운 경험을 제공했다는 측면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오프라인 행사들이 점점더 온라인으로 옮겨지면서 소셜화 디지털화하고 있습니다. 오프라인 팬사인회가 줄 수 있는 ‘직찍’의 경험은 제공되지 않지만, 이역만리에서 사랑하는 뮤지션과 교감을 나눌 수 있다는 점에서 충분히 진화한 모델이 아닐까 합니다.
구글이 이 행사 이후로 어떤 기능을 더 추가하게 될지 궁금합니다. 사실 이 행사는 구글의 지원이 없다면 일반 뮤지션이 쉽게 진행할 수는 없을 듯합니다. 물론 이건 제한된 제 지식 내에서의 코멘트입니다. 어떤 디바이스를 이용해 디지털 사인을 작성했는지만 확인할 수 있었다면 속시원히 말씀을 드렸을 수 있을 텐데…
팬 인스타그램 사진으로 뮤직비디오 제작도
Ellie Goulding은 올 초 또 다른 실험에 도전했습니다. 인스타그램을 활용한 뮤직비디오 제작인데요. 가볍고 쉬우면서도 흥미롭고 호응도 높았습니다.
먼저 Ellie Goulding는 팬들에게 인스타그램으로 새 뮤직비디오를 장식할 사진을 보내달라고 요청했더랬죠. 물론 태그(#EllieGoulding)를 달아서 보내달라고 했죠. 이렇게 요청을 했더니 무려 1만2000컷의 사진이 이 태그를 통해 수집됐다고 합니다. 그래서 만든 뮤직비디오가 상단에 있습니다. 비디오 창 안에 ‘Anything Could Happen’을 클릭해보시기 바랍니다.
이미 여러 차례 소개해드리기도 했습니다만, 영미권 아티스트를 중심으로 팬들과 함께 뮤직비디오를 제작하는 풍경이 자주 시도되고 있습니다. Lady gaga도 그런 사례 가운데 하나였죠. 충성도 높은 팬들로 전환시켜나가는데 이러한 실험은 무척이나 높은 기여를 하고 있다는 평가가 많습니다. 어쩌면 앞으로는 자주 발견되는 사례로 안착하지 않을까 싶기도 합니다.
국내 뮤지션들이 이런 사례를 통해 흥미로운 실험을 지속해나갔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팬들은 늘 그들이 사랑하는 아티스트와 온라인이든 오프라인이든 교감하고 협업하길 열망하고 있습니다. 그 열망을 디지털 수단으로 담아낼 수 있는 다양한 시도에 인색하지 않기를 기대합니다.
글 : 몽양부활
출처 : http://blog.muzalive.com/3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