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는 지역사회공유농업(Community-Shared Agriculture, CSA)이라는 이름으로 농업과 음식의 분배 모델을 추구하는 사례가 많은데, 여기에는 개인들이 네트워크를 구성해서 농장을 지원하고, 직접 농사에도 참여하는 동시에 소비자로서의 역할도 담당하여 위험을 분산하고, 음식생산의 이익도 같이 누리는 방식을 포함한다. 이들은 보통 농사를 짓는 동안 기대되는 작물의 수확량에 대해 미리 지불을 하고, 일단 수확이 시작되면 매주 일정량의 농산물을 공급받는다. 전체적인 음식이나 농산물을 받는 것이 좋기 때문에, 보통 채소와 과일은 물론이고 꽃이나, 꿀, 달걀과 유제품, 육류 등도 패키지로 포함하는 경우도 있다. 영국에서는 조합의 주도로 소비자들과 온라인으로 회원등록을 하고, 연회비도 내면서 의사결정에 참여하면서 농장을 체험하는 새로운 형태의 시스템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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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사회공유농업이 탄생한 것은 1960년대 초에 독일과 스위스, 그리고 일본 등에서 식량에 대한 안보와 농촌의 급격한 도시화에 대한 반작용 때문이었다고 한다. 유럽의 소비자들과 농부들이 협력적인 파트너십을 맺고, 농장에 펀드를 지원한 것이 시초이다. 북미지역에서는 1984년 유럽의 시스템을 도입하면서 시작이 되었는데, 주로 북서부와 태평양 연안, 북중부와 캐나다 등지에서 활성화되기 시작해서 2007년 미국농무부 통계에 따르면 13,000개에 이르는 농장이 지역사회공유농업 농장으로 분류된다고 한다.
미국에서 대표적인 CSA로는 엔젤릭 유기농(Angelic Organics)과 록스베리 농장(Roxbury Farm)이 있다. 뉴욕의 경우에는 도시농업과의 연계를 통한 접근도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현재 가장 많은 계약가구를 가지고 있는 CSA는 캘리포니아의 카페이 밸리(Capay Valley)의 Farm Fresh To You 로 13,000 가구가 펀드를 지원하고, 농산물을 공급받고 있다. CSA 시스템은 안정적인 농장의 운영뿐만 아니라, 고품질의 식품을 지역사회에서 공급받고, 주로 유기농과 생물역학농법(biodynamic farming)으로 재배를 하며, 멤버십을 기반으로 마케팅을 하기 때문에 비용도 크게 절약이 되고, 환경에도 크게 유리한 장점이 있다.
CSA는 정형화되어 있다기 보다는 다양한 방식의 변형이 존재한다. 특히 소비자들이 농장에 예산을 지원하는 방식과 음식 또는 농산물을 공급받는 방식이 다양하다. 그렇지만 중요한 것은 연간 정해진 기간 동안 다양한 제품들을 전체적으로 적당한 예산으로 투명하게 지원하고 생산할 수 있다는 점이다. 적절한 가격을 결정하기 위해 농부들과 소비자들이 직접 협상을 하고, 민주적으로 예산을 결정하며 위험과 보상을 나눠가지는 것이다. 영국의 MyFarm의 경우에는 여기에서 더 나아가서 모든 예산을 공개하고, 주요한 의사결정을 온라인을 통해 투표를 통해 결정하는 방식을 도입하기도 하였다. 어떤 경우에는 농부들이 CSA를 완전히 소유하지만, 어떤 경우에는 소비자들이 CSA 프로젝트를 조직하고 땅을 빌리고, 농부를 고용해서 운영하는 경우도 있다. 또한, 어떤 경우에는 소비자들이 직접 노동력을 제공하고, 이것을 비용지불의 일부로 간주하기도 한다. 남양주에서 진행하는 팜시티가 이와 유사한 방식을 이용한다. CSA는 그 밖에도 멤버들간의 정보공유와 소식지, 그리고 농장방문 및 체험프로그램, 노동력 제공 프로그램 등과 같은 다양한 부가가치를 올리는 활동 등도 수행한다.
이런 지역사회기반의 공유농업이 전체 농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아직 미미하다. 우리나라에서는 이제 막 실험이 시작한 수준이다. 그렇지만, 미래가 요구하는 농업의 모델과 FTA 이후의 우리나라 농업을 살릴 수 있는 방법으로서 지역사회기반의 공유농업은 우리에게 많은 가능성을 던져준다. 우리나라에서는 교육과 농업에 대한 경험 및 네트워크 자체에 의한 부가적인 가치, 그리고 IT 기술을 접목한다면 유럽이나 미국에서 운영하는 방식과는 또 다른 형태의 지역사회기반의 공유농업 모델이 나올 수도 있을 것이다. IT기술에 익숙하고, 미래를 개척하려는 젊은 친구들이 농업에 관심을 많이 가져야 하는 이유이다.
참고자료 : Community-supported agriculture
글 : 정지훈
출처 : http://health20.kr/256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