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스마트폰이 나오면서 이런 가장 보편적인 기기의 양극화가 시작되고 있다. 그리고, 아직은 이런 문제를 인지하고 적극적으로 적정기술을 도입하고 확산시키려는 곳들이 많이 보이지 않는다. 그렇지만, 스마트폰과 새로운 모바일 기술이 가장 많은 사회적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곳은 바로 이런 개발도상국들이다. 이미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신규 모바일 접속이 이루어지고 있는 곳은 바로 중국과 인도이다. 양적으로도 가장 많은 디바이스를 필요로 하며, 앞으로 점점 이들이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게 될 것이다. 또한, 스타트업들에게는 앞으로 커다란 기회의 영역이기도 하다.
문제는 이들이 모바일 연결을 유지하기 위해 지불하는 비용이 자신들 수입의 10%를 넘을 정도로 큰 부담이라는 점이다. 모바일이 필수기술이 되면서, 여기에 대한 의존도도 많아져서 유니세프(UNICEF)와 같은 국제적인 프로그램의 대부분도 모바일을 이용해서 사업을 수행하기 시작했다. 예를 들어, 최근 영유아들에 대한 HIV 테스트를 하고, 필요에 따라 치료를 하는 프로그램도 모바일 기술을 기본으로 이용한다.
믿기 힘들지만 아직도 댓수 기준으로는 전 세계에서 선적되는 휴대폰의 70%가 피쳐폰이라고 한다. 이들은 대부분 개발도상국가들로 팔려나간다. 먹고살기 힘든 개발도상국가들의 시골에서는 음성과 SMS, 그리고 느린 저속의 데이터 통신의 시대에 살고 있다. 이런 제한된 환경에도 불구하고, 많은 산업영역에서 다양한 프로젝트들이 기획되고 실제로 수행이 되는데, 여기에는 금융과 의료, 농업과 교육과 같은 가장 중요한 인프라에 해당하는 서비스들이 포함된다. 예를 들어, 최근 아프리카와 아시아의 시골지역에서는 SMS를 이용해서 필수적인 농산물의 가격을 매일 찾아볼 수 있는 서비스가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이를 통해, 소비자들의 협상력을 올리고, 합리적인 농산물 시장이 만들어진다. 유니세프는 RapidSMS라는 SMS 기반의 오픈소스 프레임워크를 이용해서 사하라 이남의 아프리카 6개국에서 20만 명이 넘는 사용자들에게 건강정보를 수집하고 이들의 건강을 관리하는 사업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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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인프라에도 모바일 기술의 역할이 급격하게 커지고 있다. 케냐에서 시작된 M-PESA 프로젝트는 미소금융의 역할을 하면서 인기를 끌기 시작해서 현재는 동부아프리카 지역 최대의 이동통신 사업자인 Safaricom이 운영을 맡으면서 강력한 모바일 지불결제 수단으로 여러 나라에서 통용되는 인프라로 성장하였다. 또한, 이 시스템은 Safaricom이 이동통신사업을 수행하는 아프가니스탄의 로샨(Roshan) 지역에서도 크게 활성화되었다.
가장 큰 문제로 스마트폰의 시대로 접어들고 있지만, 이들에게 시대에 크게 뒤떨어지지 않으면서도 사회경제적 환경에 맞는 적절한 수준의 디바이스가 아직 개발되고 주어지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일단 아이폰은 높은 가격에 개발도상국들이 요구하는 다양한 특성을 만족시킬 가능성이 낮아서 앞으로도 많이 보급되기는 어려울 듯하고, 구글의 안드로이드 기반의 휴대폰이 대세를 장악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화웨이에서는 Safaricom과 협업을 통해 케냐에 $80 안드로이드폰을 출시하였다. 2012 MWC에서는 텔레포니카 라틴아메리카와 Bharti Airtel, VimpelCom 등 개발도상국에서 서비스를 하는 이동통신사업자들이 공동 발표를 통해 $50 스마트폰이 나와야 보급이 확대될 것이라고 언급하였는데, 앞으로 수년 내에 이런 스마트폰의 공급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 국가에 보급되는 스마트폰은 단지 저렴한 것만으로는 안된다. 현재 가장 많은 휴대폰을 판매하고 있는 노키아 제품들의 경우 기능적으로는 떨어지는 점이 많지만, 먼지에 강하고, 방수가 되며, 충격에 잘 견딘다. 또한, 동네마다 노키아의 부품을 가진 수리점들이 있어서 고장이 나도 쉽게 저렴한 가격에 수리가 가능하다. 간단한 메뉴와 경우에 따라서는 플래시 라이트로도 이용될 수 있는 그런 기능도 지원한다. 이는 해당 지역의 특성에 적합한 기능적인 변형이 중요한 경쟁력이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배터리 문제도 스마트폰 보급에 중요한 장애요인이 된다. 아직도 안정적인 전력공급이 되지 않는 지역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되도록 충전하지 않고 오랜 시간 이용할 수 있어야 하며, 다양한 형태의 충전기술이 병행되는 것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태양광이나 자전거, 스토브 등과 같은 다양한 저전력 발전기술과의 연계성이 최근 많은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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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아직은 고속의 데이터 이동통신이 불가능한 인프라도 고려해야 한다. 이들 국가들의 재정상황을 감안할 때 3G 이후의 네트워크 인프라가 깔리고 운영되기 위해서는 앞으로도 오랜 시간이 걸릴 가능성이 많다. 그렇다면, 아무래도 데이터를 많이 잡아먹는 앱은 인기가 없을 수 밖에 없다. 이들 국가에서 인기있는 앱은 데이터가 최적화되어 있으면서도 여러 가지 기능을 할 수 있는 앱이 될 것이다.
이렇게 제약이 많지만, 개발도상국들의 모바일 시장의 성장의 속도는 어떤 선진국들보다도 빠르다. 그러므로, 앞으로 많은 기업들에게 기회의 땅이 될 것이다. 언제나 선진국들을 중심으로 생각하는 그런 시각에서 탈피해서 적정기술이 접목된 다양한 서비스와 제품이 나온다면 수십 억의 사람들의 삶의 질을 높여주고, 동시에 글로벌 비즈니스의 기회도 노려볼 수 있다. 아직 우리나라에는 이런 시장에 관심을 가지는 기업이나 사람들은 거의 없는 것 같은데, 미국에서는 쳥년창업가들을 중심으로 과감하게 이런 시장에 도전하는 곳들이 나오고 있다. 미래의 가치를 생각해서 도전한다면, 놓쳐서는 안될 또 하나의 훌륭한 기회가 그냥 이렇게 흘러간다면 많이 아쉽지 않을까? 예를 들어, 아프리카와 인도, 아시아의 시골에 있는 사람들이라고 게임을 싫어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들의 환경에 적합한 게임은 어떤 것일까? 이들도 자신들의 생각을 다양한 방식으로 기록하고, 서로 소통하는 것을 싫어할리는 없다. 그렇다면, 이들에게 가장 유용한 앱들은 어떤 것이 있을까? 조금은 더 넓게 생각하고 도전하는 것도 고려해 볼 만 하다는 생각이다.
참고자료
How The Future of Mobile Lies in the Developing World
글 : 정지훈
출처 : http://health20.kr/258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