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계의 건강성
플랫폼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매개된 플랫폼으로써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플랫폼과 생태계로의 진화에서 언급하였다. 일반적으로 비지니스 생태계는 고객, 중개 및 유통 기업, 공급자 그리고 자신을 포함하는 시스템으로 이를 구성하는 여러 주체들간의 유연한 네크워크로 구성된다.
비지니스 생태계가 잘 구축하고 건강해진다는 것은 어떻게 판단할 수 있을까? 이안시티(Iansiti) 교수는 2004년 하버드 비지니스 리뷰에 실린 “Strategy as Ecology”에서 기업 생태계의 건강성 (Healthiness of Ecosystem)을 측정하기 위한 요소로써 생산성(Productivity), 강건성(robustness), 혁신성 (niche creation)이라는 3가지 요인을 제시하였다. 첫째, 생산성은 생태계의 개별 주체들의 부가가치를 나타내는 것으로,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원가혁신을 통한 비용절감 능력을 갖추어 산출 결과물의 가치를 높여야 한다. 기업생태계의 생존엔진으로 볼 수 있다.
둘째, 강건성은 생태계내 개별 주체들의 유입과 퇴출에 의하여 결정된다. 유입되는 주체가 늘어나 기업수가 증가하면 생태계 성장이 더욱 촉진되는 반면에, 기업수가 줄어들면 활력이 줄어들며 생태계 부담이 증가하게 된다. 소위 창업이 줄고 퇴출되는 기업이 많아지는 고령화 생태계가 되는 것이다. 기업 생태계의 유지엔진이라고 할 수 있다.
셋째, 혁신성은 생태계가 새로운 사업기회를 포착하여 확장해가는 능력이며 새로운 결합을 통해 새로운 분야를 창출하고 틈새를 확보하여 생태계의 범위를 넓혀갈 수 있어야 한다. 기업 생태계의 성장엔진이라고 할 수 있다.
국내 ICT 생태계의 건강성
과연 세계 최고의 전자기업을 가지고 있는 국내 ICT 생태계의 건강성은 어떻게 될까? 이를 주제로 연구한 결과를 아직 발견하지 못하였다. 막연하게 ICT 생태계가 그리 건강하지 못할 것이라는 생각만 가지고 있다가 디지털융합연구원에서 2007년도에 작성한 ICT 생태계의 진화와 글로벌 디지털 리더십이라는 자료에서 한국의 ICT 산업 분야별 OECD 경쟁력 순위자료를 찾아볼 수 있었다. 기기, 인프라, 서비스 경쟁력은 상위 수준에 속하는 반면 정부와 국내 시장 경쟁력은 중간 수준 그리고 가치공유 및 혁신능력, 글로벌 진출 경쟁력, 기업 경쟁력, 산업효율성은 하위에 속한다고 볼 수 있다. 억지를 부려 보고서의 평가 결과를 생태계 건강성 척도인 생산성, 강건성, 혁신성에 끼워 맞춰 본다면 국내 ICT 생태계의 생산성은 좋은 편인데, 시장과 이를 육성하는 정부 경쟁력인 강건성은 보통이고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고 글로벌하게 넓혀가는 기업경쟁력은 뒤쳐지는 것으로 해석해 볼 수도 있을 것이다.
비지니스 생태계 부등식
비지니스 생태계 건강성 척도를 시간의 축으로 분류해보면, 생태계가 생존을 위해서는 우선 수익성이 확보되고 생산성이 제고되어야 한다. 그 다음 단계에서는 생산성의 인프라가 되는 생태계를 이루는 구성원들의 강건성을 제고해야 하다. 즉 개방과 상생의 시장이 조성되어야 하는 것이다. 다음으로 강건한 생태계의 구성원들간의 신뢰관계를 바탕으로 혁신을 통해 생태계를 확장시켜 나가야 한다.
보통 쇠퇴하는 생태계는 단기적인 수익성에 치중하여 독점적 이익만을 추구하여 생태계를 구성하는 구성원들의 강건성을 해치고 궁극적으로 자신이 속한 생태계의 혁신 능력이 떨어져 쇠퇴하게 된다. 쉽게 생각해보자, 연못에 황소개구리 한마리가 살면서 모든지 다 먹어치우면 작은 연못에는 먹을 것이 사라져 황소개구리도 굶을 수 밖에 없다. 끊임없는 성장에는 새로운 종의 유입과 신규 시장의 개척과 같은 혁신이 있어야 가능한 것이다. 미래를 위해서 뿌릴 씨앗의 열매까지 먹어서는 안되는 법이다. 따라서 진화하는 생태계는 수익성보다는 강건성을 강조하고, 강건성보다는 혁신성을 강조하는 특성을 갖추어야 한다. 김기찬 교수는 이를 성장/진화하는 부등관계로 표현하여 기업생태계 부등식(business ecosystem inequality)이라 정의하였다. 김기찬 교수는 기업생태계 부등식에 대한 실증적인 연구를 통해서, 건강한 생태계가 되기위해서는 단기적 수익성을 추구하기 보다는 강건성과 혁신성을 진화의 원천으로 지속적으로 개발해야 함을 강조하였다. 그는 실증적 연구를 통해서, 강건성은 수익성에 상관관계를 가지지만 일정수준이 넘어가면 수익성 제고에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반면, 혁신성은 일정수준까지는 수익성에 영향을 미치지 못하지만 그 이상이 되면 수익성에 영향을 준다고 제시하였다. 이에 따르면 생태계에서 구성원의 유입이 많아지면 수익이 증가하지만 어느 수준을 지나면 포화되는 반면에 혁신이 초기에는 효과를 보지 못하지만 네트워크 효과를 통하여 변곡점을 넘어서면 문지방 효과를 나타내는 것을 알 수 있다. 비지니스 생태계를 건강하게 만들어가기 위해서는 당장의 수익이 필요하지만 보다 장기적 관점에서 생태계에 보다 다양한 기업들이 참여할 수 있는 개방성과 이들과 함께 새로운 시장을 창출해 갈 수 있는 혁신과 상생의 기반을 만들어가야 한다. 이것이 건강한 생태계를 만들어 갈 수 있는 기업생태계 부등식이 의미하는 성공하는 생태계의 비결이라 할 수 있다.
글 : 황순삼
출처 : http://swprocess.egloos.com/29079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