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Clayton M. Christensen의 How will you measure your life? 를 읽고 있다. 좀 불만스러운 곳도 있다. 예를 들어, 제4장에서는 자신의 이야기, 즉 innovator’s dilemma에 빠지지 말라는 이야기인데, 중간에 스티브 잡스가 쫓겨났던 애플에 다시 들어가서 쓸데 없는 프로젝트들을 다 교통정리하고 애플을 다시 제 궤도에 올려 놓는 이야기가 나오는데, 풍성한 묘사에 비하면, 설명이 부족하다는 인상이다. 궁금한 것은 누가 그랬다는 것이라기보다는 어떻게 그랬는지 하는 것인데…
제5장에서 하는 흥미로운 이야기는 이 세상에는 좋은 돈 따로 있고, 나쁜 돈 따로 있다는 이야기이다.
성공한 회사의 93 퍼센트는 전략을 수정한다는 주장을 한 교수님이 내 놓았는데, 여기에서 어떤 결론을 끌어 낼 수 있을 것인가? 유연해야 한다, 내지는 요즘말로 하면 피보팅해야 한다 등등?
클레이튼은 아주 흥미로운 주장을 이끌어 낸다.
At a basic level, there are two goals investors have when they put money into a company: growth and profitability. Neither is easy. Professor Amar Bhide showed in his Origin and Evolution of New Business that 93 percent of all companies that ultimately become successful had to abandon their original strategy—because the original plan proved not to be viable. In other words, successful companies don’t succeed because they have the right strategy at the beginning; but rather, because they have money left over after the original strategy fails, so that they can pivot and try another approach. Most of those that fail, in contrast, spend all their money on their original strategy—which is usually wrong.
피보팅이건 이터레이션이건 이게 된 이유는 그렇게 한 회사들이 최초의 전략이 실패하고도 돈이 남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어차피 바꿀 전략이라면 몰빵하지 말라는 이야기를 하려는 것인가? 아니다. 클레이튼의 결론은 이 세상에는 좋은 돈 따로 있고 나쁜 돈 따로 있다는 것이다.
어차피 실패할 전략이라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이건 기업가의 관점에서 묻는 것이다. 이건 참 경영자로서는 어려운 상황이다. 그냥 어차피 망할 거니까, 몰빵하지 말라고 말하는 사람은 세상 물정을 모르는 것이다. 어차피 망할 거라면 안해야지, 한 푼이라도 왜 집어넣어? 성크 코스트이건 매몰비용이건 그런 말도 안들어봤어?
어차피 망할 전략이라는거는 지나고 나서 보니까 그렇다는 이야기이고, 하면 하는거고 말면 마는거지… 클레이튼의 주장은 여기서 피보팅이 성공하느냐 마느냐는 어떤 종류의 투자자를 만났느냐하는 것이다. 초창기에는 – 즉 바른 전략을 찾지 못한 상태에서는 – 투자자는 성장을 포기하고, 수익을 고집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함으로서, 회사가 빠르게 수익성이 좋은 곳으로 피보팅할 수 있도록 해야 하고, 망하는 전략에 몰빵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말씀.
The theory of good money and bad money essentially frames Bhide’s work as a simple assertion. When the winning strategy is not yet clear in the initial stages of a new business, good money from investors needs to be patient for growth but impatient for profit. It demands that a new company figures out a viable strategy as fast as and with as little investment as possible—so that the entrepreneurs don’t spend a lot of money in pursuit of the wrong strategy. Given that 93 percent of companies that ended up being successful had to change their initial strategy, any capital that demands that the early company become very big, very fast, will almost always drive the business off a cliff instead. A big company will burn through money much faster, and a big organization is much harder to change than a small one. Motorola learned this lesson with Iridium.
그런데, 이 시점에서 나쁜 투자자는 수익성은 용서해 주고, 성장을 강요한다. 나쁜 투자자의 악행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이렇게 해서 바른 전략을 찾아 내고 나면, 그 시점에서 좋은 투자자는 수익을 포기하고 성장을 고집해야 한다. 즉, 돈을 더 투자해야 한다. 그런데, 나쁜 투자자는 반대로 한다.
흔히 보는 패턴이다. 초창기 비용이 더 큰 단계에서 나쁜 투자자는 (자기가 좋은 투자자라고 착각하면서) 수익성은 포기할테니, 최적의 성장 전략을 찾아 내라고 말한다. 그러다가, 제법 돈이 되는 아이템을 찾고 나면, 나쁜 투자자는 (자기가 지금까지 참을성 있게 기다려 준 좋은 투자자라고 착각하면서) 이제는 돈 좀 벌어 보라고 하면서 성장을 포기하고 최고의 수익을 내라고 요구한다.
좋은 투자자라면 반대로 해야 한다는 것이다. 최적의 전략을 찾지 못한 초창기 벤처에는 성장은 집어치고, 빨리 돈을 벌라고 다그쳐야하고 (인간성 참 나쁘게 보이겠지만), 제대로 된 전략을 찾아 낸 후에는 지금 당장 돈 안벌어도 되니까 빠르게 성장할 것을 요구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게 해서 투자자는 벤처의 인센티브를 결정하는 힘을 갖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좋은 돈 따로 있고 나쁜 돈 따로 있다는 것이다. 피보팅이 성공하느냐 마느냐는 결국은 벤처에게 달려 있는 것이겠지만, 투자자가 이렇게나 중요한 열쇠를 쥐고 있다는 말은 역시! 하는 생각을 갖게 하는 힘이 있는 통찰이다.
글 : lawfully
출처 : http://bit.ly/ZjaPd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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