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7.15
내가 퇴사한 날짜다. 오전 근무만 마치고 서둘러 회사를 나가고 싶어 마지막 저녁같이 먹자던 팀장님의 제안도 뿌리쳤다. 그리고 나는 자유를 만끽했다. 10월 22일 내 생일에 창업을 하고 싶어서, 3개월 동안 나에게 휴식을 선물하는 한편 내가 창업할 회사를 상상했다.
하지만 그마저 게을렀다. 왜냐면 난 잘할 것같았고, 잘될 것 같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막연함이 내겐 사우론이자 사루만이 되어 시련을 겪게 했다.
(*사우론과 사루만은 ‘반지의 제왕’에 등장하는 강력한 악당들이다.)
그렇다. 많은 직장인들이 퇴사를 맘먹는다. 이 시간에도 마음 속에 숨겨둔 사표를 만지작 거리며, 타이밍을 찾고 있는 직장인들이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묻고 싶다. ‘왜 당신은 퇴사를 하고 싶나?’
퇴사 이유와 퇴사 후 어떻게 살고 싶은지를 A4용지 두 장을 쓸 수 있다면(빼곡히), 난 굳이 말리고 싶지 않다. 오히려 내가 가지고 있는 미약하지만 그나마 지혜라고 할 수 있는 것을 나누고 싶다. 그럴 수 있는 당신은 막연함이 아닌 확신과 계획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다수가 퇴사 이유와 퇴사 후에 대하여 어물쩡거리며 회피하기 일수다. 만약 이런 분들이 이직이 아닌 창업을 하겠다고 하면, 다이어트 저승사자 숀리처럼 독설을 내뱉으며 뜯어 말리고 싶다. 내가 그랬기 때문이다. 좀비같은 직장생활을 탈출하기 위해 퇴사했건만, 창업을 했어도 난 좀비였었다. 내 스스로 자초한 일이었다. 막연함때문에 나는 들어오는 일들도 할 수 없었다. 내가 과연 이 일을 할 수 있을까? 하는 두려움과 실망으로 내 자신을 깎아내리며
거절하기 바빴다.
이럴거면 퇴사하지마라!
직장인의 맛있는 일탈 CRUNCH에서 만난 분이 있었다.
2012/12/12 – [직장인의 맛있는 일탈 CRunch] – 영삼성라이프에서 취재한 CRunch 기사
그 분은 연봉도 두둑히 주는 튼튼한 대기업에 다니고 있었다. 하지만 그에겐 갈증이 있었다. 돈을 택해 들어온 직장이었지만, 그 기쁨은 잠시였고, 정말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원했다. 그런데 그것이 무엇인지 몰랐다.
어느 날 인터넷 서핑을 하다가 즐겨찾지 목록을 발견했는데, 목록엔 ‘디자인’ 관련 사이트가 수두룩했다. 그제야 알게 되었다. 자신이 원하는 일이 바로 ‘디자인’이라는 것을. 그는 발견하자마자 실행에 옮겼다. 디자인 관련 업종일과 그리고 자신이 준비해야 할 것들을. 디자인에 관해 무학이었던 그는 현재 국내 유수의 디자인대학원에 합격하였고, 차근차근히 미래를 위해 퇴사를 준비하고 있다. 참 배울 게 많은 멋진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절문근사切問近思 묻는 것이 학문의 시작이다.
공자에게 학문은 묻는 것에 대한 질문으로 시작한다. 학문이란 말 자체가 묻고 배우는 것이다.
(* 생뚱맞게 고전을 인용하는 이유는 내가 배운 지식들을 써먹고자이니, 어색해도 이해해주시길 바란다.)
공부를 한다는 것이 내가 아는 것이 무엇인지 모르는 것이 무엇인지를 아는 데서 시작한다. 이것을 오늘 이야기에 적용해본다면, 내가 퇴사를 하려는 이유가 무엇인지, 퇴사 후에 무엇을 준비하고 싶은지를 알고 모르는 것에 당신의 가치와 미래가 달려있다는 이야기다. 절실하게 묻고 가까운 것부터 생각하는 것.
자신에게 질문하고, 책을 통해서 묻고, 지인과 멘토에게 묻는 것. 퇴사를 생각하고 있는 당신에게 필요한 것이다.
뭔가 다 아는 것처럼 이야기했다면, 미안하다.
하지만 말해주고 싶었다. 아무래도 좋으니, 나처럼 퇴사하지 말라고 말이다.
만약 꼴보기 싫은 김부장도, 죽일 놈의 잡무도 문제가 아니라 당신의 뛰지 않는 심장이 문제라면, 절실하게 물어보라. 당신이 원하는 것, 당신이 꿈꿨던 것이
무엇인지. 그리고 퇴사를 준비하라. 당신의 성공적인 퇴사를 응원한다.
글 : Wild Creative
출처 : http://www.wildcreative.co.kr/1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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