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사의 가장 큰 경쟁 상대는 페이스북이다?!!!

최근 들어 과거에 관심을 가졌던 인터넷전화(VoIP)에 대한 생각이 많아졌습니다. 인터넷전화가 기존 통신사의 젖줄이라고 할 수 있는 음성 서비스 시장을 잠식할 것이라는 점은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인데.. 지금은 누가(Who) 그 역할을 할 것인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불과 3년 전만 하더라도 세계 최대 인터넷전화 서비스인 스카이프(Skype)가 통신사에게 가장 큰 위협이었는데, 통신사는 인터넷전화를 차단하는데만 급급했었습니다. 몇 년 전부터 불어닥친 모바일 열풍은 음성이 아닌 통신사의 매출 구조에서 상대적으로 적은 부분을 차지했던 문자메시지 영역을 집중적으로 파고들었고.. 이는 왓츠앱과 카카오톡, 라인과 같은 모바일 메신저 서비스가 대세로 자리를 잡았습니다. 음성 서비스에 비해 상대적으로 느슨한 대응을 보였던 통신사는 기업용이 아닌 개인용 문자메시지 시장을 거의 내주는 결과를 맞았습니다. 모바일 텍스트 메시징의 성공을 발판삼아 이제는 음성으로 영역을 확대하는 형국으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요즘 국내 통신사가 열심히 밀고 있는 4G LTE는 음성과 인터넷접속 모두를 IP망에서 처리하는 기술입니다. 아직은 과도기라 음성은 주로 3G망에서, 인터넷 접속은 4G망에서 분리 처리하고 있지만 몇 년 안에 모든 음성과 문자메시지도 IP망에서 처리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기술적으로는 모든 음성이 IP망에서 처리되는 VoIP(통신사는 마케팅적인 용어로 굳이 VoLTE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시대로 접어든다는 이야기입니다. 이동통신망의 모든 음성통화가 IP망에서 처리되는데 망중립성 논란을 불러일으키면서까지 다른 사업자의 음성 서비스를 막는 것은 밥그릇을 지키겠다는 뜻 밖에 안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모든 커뮤니케이션이 IP망을 기반으로 이뤄지는 시대에 통신사가 여전히 커뮤니케이션을 독점할 수 있을까요? 최근에 통신3사가 내놓은 조인(Joyn)의 시장 연착륙 실패에서 보듯이 문자 기반 메시징의 경우 모바일 시대의 새로운 강자에게서 주도권을 뺏어오는게 쉽지 않을 전망입니다.

음성 서비스는 어떨까요? 카카오톡을 비롯한 모바일 메신저 진영이 인터넷전화 서비스를 내놓고 통신사가 기를 쓰고 막는 형국인데.. 국내에서는 일정 정도의 성과를 거두고 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페이스북의 최근 움직임을 눈여겨 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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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은 여타 모바일 메신저의 성공에 자극을 받았는지 페이스북 메신저 서비스를 연일 업그레이드하고 있습니다. 페이스북 메신저에 기존 SMS와 MMS를 예전에 통합(국내에서도 지원하며, 문자 메시지와 MMS를 페북 메신저로 받고 보낼 수 있음)했으며, 폰 주소록과 페이스북 연동도 강화해서 폰 주소록에 페이스북 친구 전화번호(물론 친구에게 공개한 사람)도 저장할 수가 있습니다. 페이스북 계정뿐만 아니라 전화번호와 이름만으로 페이스북 메신저를 사용할 수도 있고, 무전기처럼 음성메시지 전송하는 기능뿐만 아니라 미국과 캐나다에서는 무료음성통화까지 제공하고 있습니다. 통신사가 커뮤니케이션이라는 이름으로 제공해왔던 서비스를 페이스북 메신저가 대부분 제공하고 있는 셈입니다.

가장 큰 무기는 페이스북 아이덴티티와 소셜그라프입니다. 지금까지 음성통화를 하기 위해서는 상대방의 전화번호를 알아야 했지만.. 이제는 페이스북 계정만 알면 음성통화뿐만 아니라 문자메시징도 보낼 수 있게 된 것인데, 음성통화를 비롯한 커뮤니케이션을 위한 아이덴티티로 전화번호보다는 10억명의 액티브 이용자를 가진 페이스북 계정이 훨씬 편할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많은 서비스가 페이스북 계정과 연동을 하며 인터넷의 지배적인 아이덴티티로 자리를 잡았다는 점도 무시할 수가 없습니다. 스카이프는 음성통화 용도로만 사용할 가능성이 크지만.. 페이스북은 친구 또는 좋아하는 브랜드 소식을 주고받으면서 오래 머무는 공간이기 때문에.. 필요할 경우 페이스북을 벗어나지 않고 음성 및 문자 메시징도 한꺼번에 처리할 수가 있습니다.

조인의 예에서 보듯이 네트워크를 독점하고 있는 통신사가 적극적으로 민다고 서비스가 성공할 수는 없으며, 사람들은 스마트폰이 확산되어 여러 가지 앱(서비스)를 쓰면서 텍스트 메시징도 하나의 앱으로 인식하고 있습니다. 즉, 무조건 통신사의 문자메시지를 써야 한다는 생각이 없다는 뜻인데… 이는 음성 서비스도 동일한 행로를 보일 것으로 예상됩니다. 어떤 음성 서비스를 쓰는게 편리함과 유용함을 줄 것인가의 문제이지.. 통신사에 가입했다고 무조건 쓰지는 않을 것이라는 이야기입니다. 이는 젊은 층에서 더욱 두드러질 전망입니다.

페이스북의 음성통화는 기업 시장에도 적용될 수 있습니다. 전 세계 기업들의 핫이슈 중의 하나가 페이스북 페이지를 통해 팬을 확보하고 고객들과 소통하는 것인데.. 페이스북에서 페이지에 전화하는 것도 가능할 것입니다. 페이스북이 인터넷전화 시장에 들어서서 현재는 IP간 통화만 지원하지만 기존 음성통신망과 연동하는 것은 식은죽 먹기가 될 것입니다.

기가옴(GigaOM)에 따르면 삼성전자나 애플 같은 휴대폰 제조사가 페이스북을 단말기에 좀 더 깊숙히 연동하여 통화 인터페이스 자체를 페이스북 메신저로 대체할 수도 있다는 견해도 나오고 있고, 통신사들도 인터넷전화를 막는게 급급하지 말고 페이스북과 같은 인터넷전화 서비스를 전면 허용해서 종량제로 운영되는 LTE 네트워크 수익을 높이는 것이 현명하다는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는 통신3사의 과도한 경쟁 때문에.. LTE에서도 무제한 데이터요금제가 출시되었지만, 높은 요금제에서만 허용되어 3G 시대 무제한 요금제와는 다를 것 같습니다.)

페이스북을 제외한 다른 사업자에게는 기회가 있을까요? 최근에 페이스북은 워키토기방식의 음성통화 서비스를 제공하는 박서(Voxer)에 대해 페이스북 친구 찾기 기능을 막았는데.. 페이스북의 핵심 서비스와 중복된다는 점과 페이스북에서 얻는 정보에 비해 페이스북에 기여하는게 적다는 이유라고 합니다. 이런 플랫폼 이용 규정에 따르면 음성통화 서비스를 제공하는 서비스의 경우 페이스북 친구 찾기 기능을 이용못할 가능성이 높지만, 페이스북이 막을 수 없는 새로운 서비스가 나올 수도 있겠죠?

통신사도 한 국가를 넘어 여러 국가에 진출해 있는데.. 글로벌하게 보면 통신사에게 가장 위협적인 대상은 페이스북이 될 것 같습니다. 20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통신 서비스는 인터넷 세상과는 전혀 다른 법률과 규제를 가지고 있는데, 인터넷의 발전과 더불어 주요 수익원인 음성 서비스의 아이덴티티가 불분명히지고 있습니다. 음성통신 전용망은 이제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질 운영이고.. 음성은 패킷화되어 데이터망을 돌아다니고 있으니, 기존 법/제도도 합리적으로 개선되어야 하고 개선될 전망입니다. 당장의 음성 수익을 지키는 것보다 변화된 환경을 인정하고 중장기적인 방향을 결정해야 할 때입니다. 당연히 준비하고 있겠죠? 제 생각엔 데이터를 더 소모시키기 위한 미끼로 음성을 이용하고 음성서비스 독점에 대한 집착을 버려야 하지 않을까요?

글 : 버섯돌이
출처 : http://bit.ly/11ielF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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