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스타트업들에게 자주 하는 얘기가 있습니다. 바로 위에 적혀 있는 교과서적인 얘기인데요, 좋아하는 것, 잘하는 것, 시장이 원하는 것의 교집합을 찾아야 성공할 확률이 높다는 것입니다. 이것을 주제로 블로그 글을 적기도 했었죠. 그런데 왜 또 이 얘기를 꺼내냐? 이번에는 아래 2개의 원에 대해서만 얘기를 해볼까 합니다.
좋아하는 것 vs 잘하는 것
언젠가부터 “인생 한번 뿐인데, 좋아하는 것을 해야지”를 권장하는 문화가 생긴 것 같습니다. 좋아하는 것을 하면, 열심히 하게 되고, 궁극적으로 잘하게 된다는 것이죠. 뭐 틀린 말은 아닙니다. 그리고 저 역시 좋아하는 것을 하면서 멋진 인생을 살아야 한다는 것에 누구보다 공감합니다.
그런데 ‘최고’가 되어야 하는 상황이라면, 다시 한번 냉정하게 자기 자신을 돌아볼 필요가 있는 것 같습니다. 피겨스케이팅을 좋아하고 열심히 한다고 모두가 김연아가 될 수 없을 것이고, 수영을 좋아하고 열심히 한다고 모두가 박태환이 될 수는 없을 것입니다. 넘을 수 없는 실력차는 분명히 존재합니다.
세계 1위로 인정 받는 올림픽 금메달만큼은 아니지만, 스타트업도 결국 해당 분야에서는 극소수의 최고만 살아남는 업입니다. 해당 분야를 먼저 시작하는 것이 유리할 수는 있지만, 시장성이 있는 분야라면 당연히 경쟁자가 등장할 것입니다. 경쟁자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정말로 순진한 생각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경쟁자가 생기더라도 ‘내가 최고일 수 밖에 없는 분야’를 찾아야 할 것입니다.
그렇기에 저는 ‘좋아하는 것’과 ‘잘하는 것’ 중 ‘잘하는 것’에 더 집중을 하고, 거기에서부터 고민을 시작해야 하지 않나 싶습니다. 지금껏 살아오면서, 일해오면서 객관적으로 내가 다른 사람들보다 뛰어났던 점은 무엇이었나를 냉정하게 돌아봐야 한다는 것이죠. 왜냐하면, 미안한 얘기이지만, 약육강식의 논리가 작용되는 스타트업 세계에서 ‘열정’만 갖고는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잘하는 것이 좋아하는 것일 가능성도 크다고 생각합니다. 잘하는 것에서는 성과를 낼 것이고, 성과를 내면 주변에서 인정을 받을 것이고, 그렇게 인정 받다 보면 자신과 그 일을 좋아하게 될 것이고.
케이큐브 패밀리의 사례
저희 패밀리 중에 위 내용을 너무나도 잘 보여주는 사례가 있어서 공유해드릴까 합니다. 바로 위시링크인데요, 김민욱 대표님께 블로그 글을 적는다고 허락을 받지 않아서 살짝 조심스럽긴 하지만, 업계를 위해 경험을 공유하는 것이니 쿨하게 허락하실 것이라고 보고 적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위시링크의 CEO인 김민욱 대표님은 NHN 지식쇼핑 실장 출신이셨습니다. CTO인 서천주 이사님은 d&shop, 11번가에서 커머스 플랫폼을 개발하시던 개발자고요. 누가 봐도 커머스 전문가들입니다. 그런데 처음에 창업을 하시고 ‘재미있는 서비스’를 만들어보고 싶으셔서 유저들끼리 질문을 올리고 투표를 하는 ‘퍼블픽’이라는 서비스를 뚝딱 만드셨습니다. (Public이 Pick을 한다는 것이고, 간단하게는 둘 중 누가 이쁜가요 부터 시작해서 어디가 더 맛있나요 등 재미있는 질문을 하고 투표하고 덧글 달고 노는 그런 서비스입니다)
결과는 예상하셨겠지만 그닥 좋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위시링크는 빠르게 결정을 했습니다. ‘우리가 잘 하는 것 하자’고. 그래서 나온 것이 ‘카카오 스타일‘입니다. 우리나라의 패션 쇼핑 산업을 누구보다 잘 알고 계시고,소호몰들과 인맥도 좋으셨기에 가장 좋은 서비스를 만들 수 있었던 것이죠. 그리고 오픈한지 얼마 지나지 않았지만 의미 있는 성과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오픈 첫달에 이미 월 BEP는 초과달성 했고, 지금은 적지 않은 매출/이익을 꾸준히 내고 있고,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좋아하는 것 vs 잘하는 것. 잘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글 : 임지훈
출처 : http://www.jimmyrim.com/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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