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가는 10대.. 페이스북 어쩌나?

요즘 세계에서 제일 잘 나가는 서비스를 꼽으라면 단연 페이스북입니다. 작년 말 기준으로 월 액티브 이용자수가 10억명을 넘었고.. 이 중에 모바일 이용자 수가 5억8천만명에 이르는 등 세계 최고 소셜네트워킹 서비스이자 모바일 서비스로 자리매김을 하고 있습니다.

세상에서 제일 잘 나가는 서비스에 걱정거리가 없을 것 같지만.. 요즘 심심찮게 페이스북의 위기(?)에 대한 이야기가 등장하고 있습니다. 작년에 기업공개를 하고 난 후에 모바일 이용자수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지만 모바일 광고 매출이 없어 향후 전망이 불투명하다는 평가와 함께 주가가 반토막나는 사태를 겪었지만, 모바일 뉴스피드를 겨냥한 다양한 광고 상품을 출시하며 슬기롭게 위기를 극복하고 있는 중입니다. (자세한 내용은 여기를 참고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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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불거져 나오는 페이스북 위기의 진원지는 바로 미래 먹거리를 책임질 10대 청소년에 대한 것입니다. 한 마디로 요약하면 페이스북이 10대 청소년에게 쿨한 서비스가 되지 못한다는 것이고, 다른 서비스에 몰려가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 이야기는 지난 2월에 페이스북 상품 담당 임원이었던 블레이크 로스(Blake Ross)가 페이스북을 떠나면서 남긴 글을 통해 증폭되고 있습니다. 포브스 기자가 자신의 아들 친구에게 페이스북에 대해 물어봤는데.. 아들 친구를 비롯한 10대들은 페이스북을 쿨하지 않게 생각한다는 점을 들어 페이스북을 떠나기로 했다는 내용입니다.

이 기사가 나오기 전에도 Branch라는 서비스를 만든 조쉬 밀러(Josh Miller)가 15살 여동생(친구)의 테크 트렌드를 발표해서 화제가 된 적이 있습니다. 이 글에 따르면 10대들은 페이스북은 너무 중독성이 강해서 되도록 가지 않고 인스타그램을 페이스북과 연동해서 자주 사용한다고 밝혔다고 합니다. 이 글을 보면 10대들이 자주 사용하는 서비스는 애플의 아이메시지(페이스북 메신저 아님), 텀블러, 스냅챗 등이며.. 10대 사이에서 트위터를 사용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고 합니다. 가장 많이 쓰고 싶은 서비스로는 애플의 페이스타임을 꼽았다고 하는데.. 데이터요금이 비싸서 불만이라고 했다는군요. 피딩 방식의 서비스가 아니라 정말 리얼타임 채팅을 10대가 선호한다는 결론인데.. 예상 밖의 결과에 자신도 늙었다는 점을 고백하고 있습니다.

위 글은 여동생과 주변 친구들의 서비스 사용 행태이기 때문에.. 10대의 전반적인 트렌드를 반영하기 어렵다고 봅니다. 이 글을 보고 개리 탄(Garry Tan)이라는 사람이 10대와 20대 초반 1,038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해서 결과를 포스팅했는데.. 아래와 같습니다. 10대들이 페이스북을 잘 안쓴다는 것은 과장된 결론이지만.. 10대 사이에서는 텀블러 이용자가 페이스북을 추월했고 인스타그램과 스냅챗도 의미있는 서비스로 자리를 잡았다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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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결과를 두고 미국에서는 페이스북 위기론이 고개를 들고 있습니다. 10대들이 페이스북에 열광하지 않는다는 것은 분명하다는 입장인데.. 페이스북도 2012년 연간보고서에서 인정한 부분이기도 합니다.

페이스북이 10대에게 인기가 없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일단 페이스북의 과도한 실명 정책을 꼽을 수가 있습니다. 페이스북은 오프라인 관계를 온라인으로 옮겨놓은 모양새이고 자신의 실명으로 활동하는게 기본입니다. 예전에는 페이스북에서 친구들에게 뭔가를 자랑하는게 유행이었다고 한다면.. 이제는 부담이 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텀블러처럼 자신의 드러내지 않고 여러 개의 계정을 만들어 용도에 맞게 사용하는게 훨씬 더 낫다고 10대들은 생각하고 있습니다. 페이스북 등장하기 전부터 인터넷의 기본 정신으로 자리잡아온 ‘익명성’의 가치가 다시 한번 각광을 받는걸까요?

다음으로 지적되는 부분은 프라이버시 문제입니다. 페이스북에 올린 사진은 (과장을 좀 보태면) 영원히 남아있다고 인식되고 있는데.. 실명 정책과 맞물려 이용자에게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이런 의미에서 확인 후 메시지 자체가 사라지는 스냅챗(Snapchat)이 인기를 끌고 있다는 것이죠.

아직도 세상에서 제일 나가는 서비스는 페이스북이고, 10대에서 20대 초반 이용자들도 페이스북을 많이 사용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들이 나이가 들어 인터넷의 주 이용층으로 자리를 잡을 때는 이야기가 달라질 수가 있습니다. 이런 점에서 페이스북은 카피캣이라는 오명을 뒤집어 쓰면서까지 스냅챗과 똑같은 ‘페이스북 포크‘라는 서비스를 내놓았는지도 모릅니다.

저는 그 동안 블로그와 강연 등을 통해 페이스북 예찬론자(?)로 활동해 왔습니다. 검색 중심의 웹을 관계를 중심으로 한 소셜웹으로 변화시키는 중심에 페이스북이 있고.. 기업들이 시대에 걸맞게 고객과 소통하기 위해서는 페이스북을 이해하고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점은 ‘현재’로서는 명확합니다. 새로운 서비스를 만들 때 페이스북의 ‘소셜그래프’를 적극 활용해서 빠른 시간 안에 회원수를 늘리는 것도 여전히 중요합니다.

하지만 미래의 주역이라고 할 수 있는 10대들이 무엇을 원하는지를 파악하는 것도 또한 중요합니다. 향후 몇 년동안은 페이스북이 웹과 모바일을 여전히 주도하겠지만.. 향후 서비스를 고려할 때 익명성과 프라이버시 문제에 대해 좀더 고민해야 할 것 같습니다.

제 주변에 보면 10대가 아니더라도 이런 문제 때문에 페이스북 이용을 주저하는 분들도 많이 계시죠?

글 : 버섯돌이
출처 : http://bit.ly/YRHmb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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