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니(funee)‘ 팀은 사훈이 ‘재미독식’이라고 했다. 승자가 모든걸 갖는다는 승자독식이 아니라, 결국 재미있는게 모든걸 갖게된다는 의미이다. 신선하다. 재미있는 서비스를 만들어 광고주와 사용자 모두를 즐겁게 하겠다는 당찬 퍼니 팀을 만났다.
다소 독특한 사업 아이템을 갖고 있다. 어떤 계기로 사업 아이디어가 떠올랐나?
■ 아이패드의 UX적인 문제점을 찾아보라던 교수님
박우성 (대표이사, 성균관대학교 경영학과 졸업, 태블스킨컴퍼니 대표 / 이하 박우성) : 학교 동아리 활동을 할 때 사업에 관심이 생겼다. 2010년에 연세대학교 정보대학원 디지털문화콘텐츠트랙을 다니기 시작했다. 그때 아이패드가 처음 나왔는데, 교수님이 수업시간에 아이패드의 UX적인 문제점이 무엇인지를 알아보라고 말씀하셨다. 나는 터치 키보드의 사용성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터치 키보드의 사용성을 보완할 수 있는 제품을 만들어보면 사업성이 있지 않을까?’라고 생각했다. 그와 관련된 특허를 출원하고, 그 특허를 바탕으로 중소기업청의 예비기술창업자육성사업에 선정되어 ‘태블스킨컴퍼니’라는 회사를 창업하게 되었다. 그때 본격적으로 스타트업의 길을 걷게 된 것이다.
그런데 아이패드로 문서작업을 하는 사람들이 적었다. 어떻게 하면 시장을 키울 수 있을까 생각하니 ‘터치 키보드와 관련된 프로그램을 직접 개발해서 프로그램을 통한 시장 확대를 노려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펀탭의 아이디어는 바로 거기서 도출되었다. 가상키보드를 이용한 타이핑 보상광고 서비스. 지금은 ‘배보다 배꼽이 더 크다’고, 태블스킨 제품보다 펀탭 서비스에 더 큰 성장과 성공 가능성을 보고 있다.
사실 처음에는 서비스명이 펀탭이 아니라 타이핑과 탭의 합성어인 ‘타이탭(tytap)’이었다. 하지만 퍼니 팀이 갖춰진 후 웬만한 여성 팀원보다 서비스의 감성과 느낌을 잘 캐치해내는 김홍성 디자이너이사가 ‘이름이 좀 무섭다’며 서비스명을 펀탭으로 다듬어주었다.
역시 혼자보다는 여럿이 머리를 모으는 게 좋은 것 같다. 지금의 팀원들을 어떻게 ‘꼬셨나’?
■ 재밌는 사업 아이템이라고 접근하지 않았다
박우성 : 이런 재밌는 서비스가 있다고 접근하지 않았다. 이건 ‘돈이 되는 서비스’라고 접근했다. 아무래도 부동산개발업을 하시는 아버지한테 어려서부터 비즈니스 마인드적 영향을 받은 것 같다. 이게 왜 돈이 되는지를 설명한 기획서를 작성해서 보여드렸다. 퍼니에 합류할 팀원을 한 명씩 만나서 서로 코드가 맞으면 내가 맡은 돈 냄새를 같이 맡을 수 있었을 것이다. 나는 동업자이든, 투자자이든 아이디어를 검증 받는 차원에서 만난다.
팀원 각자 본업이 따로 있어 서로 떨어져 있는 시간이 많을 것 같은데, 그럼 커뮤니케이션은 주로 온라인에서?
■ 만장일치한 후 다음 작업에 들어간다
박우성 : 우리 팀은 의사결정에 있어 무조건 100% 동의 하에 작업을 진행한다. 만장일치가 아니면 결정 내리지 않는다. 그래서 되도록이면 오프라인에서 전부 모여서 얼굴을 보며 이야기한다. 각자 스케쥴이 안 맞을 경우에는 대표인 내가 차를 몰고 직접 팀원들을 찾아가서 한 명 한 명 의견을 나눈다. 업무 진행 상황 같은 경우에는 페이스북 그룹을 통해 공유한다.
■ 팀원 모두가 충분히 이해된 상태에서 일을 진행해야
이성훈 (운영이사, 성균관대학교 전자공학과 졸업, 드림지브 모바일비즈니스 담당이사 / 이하 이성훈) : 박 대표의 말에 조금 더 덧붙여 말하자면, 스타트업은 내부에서 계속 다른 의견들이 있을 수 있고 중간에 삐걱거릴 수도 있다. 팀원들이 업무에 대해 충분히 이해되지 않은 상태에서 일이 진행될 경우 말은 안하더라도 그것이 마음 속에 불만으로 쌓일 수 있다. 쌓이면 나중에 큰 문제가 될 수 있기에 퍼니는 아예 그런 일이 없도록 서로 노력하고 있다. 합리적인 의사소통 방법으로 무난하게 일을 진행하여 예방하고 있다.
■ 내가 갖고 있는 생각을 단순히 전달하는 것을 비즈니스 커뮤니케이션이라고 생각하지 않아
김홍성 (디자인이사, 스위스북서부응용기술과학대학교 시각디자인과 졸업, 하이파이 디자인스튜디오 대표 / 이하 김홍성) : 사무실에서 일할 때 메신저를 쓰지 않는다. 그런 의사결정을 싫어한다. 메신저로 분절된 아이디어를 나누고 취합하는 걸 싫어한다. 내가 갖고 있는 생각을 단순히 전달하는 것을 비즈니스 커뮤니케이션이라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다. 개인이 어느 정도까지 생각을 정리하고 마무리한 후 공유해야 하고, 내가 갖고 있는 생각이 다른 사람 생각의 기폭제가 되어야 진정한 의미의 비즈니스 커뮤니케이션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직접 만나 이야기한다.
■ 온라인보다 오프라인 상에서
정재은 (개발이사, 명지대학교 전자과 졸업, 개발 프리랜서 / 이하 정재은) : 중요한 결정은 직접 만나 이루어진다.
퍼니에 소속된 뒤 제일 달라진 일상이 있다면?
■ 휴가, 휴일이 없어
박우성 : 내 삶에서 휴가나 휴일이 없어졌다. 그래서 남들도 안 쉬었으면 좋겠다. 그래야 일이 빨리 빨리 진행된다.
■ 다크써클이 짙어지고 있는 정도?
정재은 : 개인 시간이 많이 없어졌다. 외형적으로는 다크써클이 짙어지고 있는 정도? 뭐..사업이라는 게 일정 궤도에 오르기 전까지 초기 멤버가 고생하는 건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펀탭(funtap)에 대해 짧게 소개해달라
■ 타이핑 보상광고 서비스
펀탭(funtap)이란 스마트폰에서 SNS계정으로 로그인 한 사용자가 광고주 또는 친구가 제시한 ‘글자들’을 타이핑 치고 그 타이핑 속도로 순위를 매겨 상품 등의 보상을 받는 타이핑 보상광고 서비스이다.
어떤 시장 기회를 포착했나?
■ 성장 가능성이 큰 모바일 광고 시장, 그러나 현재의 보상광고 서비스들은 아쉬운 점이 있어
국내 모바일 광고시장은 아직 작은 시장이지만 성장 가능성 역시 큰 시장이라, 현재 대기업부터 스타트업까지 약 60여 업체가 난립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현재 보상광고 서비스들에는 몇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
- 일단 사용자가 너무 적다. 현재 모바일 보상광고 시장에는 개인정보 제공에 덜 민감하고, 적은 보상금에도 많은 시간을 투자할 수 있는 특정 계층(10대 및 가정주부 등) 위주의 소수 인원만이 사용자로 남아 있다.
- 이렇다 보니 광고주의 숫자도 너무 적다. 앱만 설치해주면, 또는 개인정보만 제공해주면 그 대가로 비용을 지불하려는 특정 업종(앱개발사, 카드사 등) 위주의 소수 업체들만이 광고주로 남아있는 것이 현재 우리 모바일 보상광고 시장의 상황이다.
어떻게 해야 다양한 계층의 사용자들을 이벤트에 많이 참여시킬 수 있을까? 어떻게 서비스를 만들어야 보상광고가 다양한 업종의 광고주들에게 신뢰를 받으며 활발히 이용될 수 있을까? 이 두 가지 질문에 대해 퍼니는,
- 사용자에게 참여시간 대비 큰 보상을 주고, 개인정보를 요구하지 않는다.
- 타겟 고객을 쉽게 유입시키는 플랫폼에서, 효과적인 광고 이벤트를 제공한다.
라는 답을 찾았고, 이로부터 사업기회를 포착하였다. 현재 웹 버전의 테스트는 마무리 되어가고 있으며, 안드로이드 전용 네이티브앱으로 개발 중인 상태이다.
경쟁사와의 차별점이 무엇인가?
■ 높은 ‘각인효과’와 ‘확산효과’
펀탭은 경쟁사의 서비스들과 비교 시, 이벤트의 게임성과 플랫폼의 개방성 측면에서 경쟁 우위에 있다. 즉, 광고주의 광고문구를 반복적으로 타이핑 치게 함으로서 높은 ‘각인효과’를 제공해주고, SNS노출을 통해 높은 ‘확산효과’를 제공한다.
이벤트를 하나 진행하고 있던데 성과는 어떤가? 난관에 부딪힌 적은 없나?
■ 1인당 평균 20회 이상 타이핑 도전, 또 도전
벤처스퀘어 독자라면 아시겠지만, 현재 벤처스퀘어와 함께 퍼니가 ‘스타트업의 친구 벤처스퀘어’라는 문구를 가지고 타이핑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3일 안에 80여명의 참여자들이 1인당 평균 20회 이상 타이핑 재도전을 하였고, 8만 번의 페이스북 뉴스피드 노출 데이터를 확인하였다. 펀탭 서비스가 의도한 각인효과와 확산효과가 명확히 증명된 것이다.
그러나 예상치 못한 일도 일어났다. 사용자들이 우리의 예상을 뛰어넘는 빠른 타이핑 속도를 보인다는 것이었다. 다시 말해, 타이핑 속도의 개인편차가 너무 크다는 점을 발견했다. 그래서 우리는 기존 시상 방식을 바꿔보기로 하였다. 1등에게 최고의 상품을 시상하는 게 아니라, 중간 등수에 최고의 상품을 시상하는 방식으로 말이다. 그렇게 되면 빠른 타이핑 실력을 가진 사용자에게만 상품이 쏠리는 현상을 막을 수 있고, 상품 획득에 있어 타이핑 실력+운과 타이밍이라는 재미 요소가 추가되니 이벤트 자체에 대한 몰입도도 높아지는 효과가 있을 거라 예상된다.
필자도 이벤트에 한 번 참여해봤는데 은근 승부욕이 생기면서 몰입이 되더라. 다른 사용자의 반응은 어떤가?
■ 재미있는 서비스, 재미있는 피드백
기억에 남는 피드백이 있다. 현재 진행 중인 이벤트를 통해 받게 된 피드백 중에 “정말 재미있는 구상인 것 같아요. 벤처스퀘어라는 이름이 뇌리에 박혀서 잊혀지지가 않네요 ㅋㅋ”라는 피드백이 재미있었고, 한편으로 고마웠다.
향후 계획/목표에 대해 알려달라
■ 오픈 베타 서비스 런칭이 1차 계획
올해 5월 초에 안드로이드용 네이티브 개발을 완료하고 유료로 오픈 베타 서비스를 런칭하는 것이 1차 계획이다. 그리고 올해 9월초까지 국내외 메신저 업체와 협력하여 메신저 친구와 함께하는 타이핑 이벤트 서비스를 선보이고, 거기에 소셜커머스 기능까지 결합시키는 2차 계획을 갖고 있다.
끝으로 하고픈 말
■ 펀탭은 이해관계자 모두에게 즐거움을 줄 수 있는 서비스
박우성 : 펀탭은 재미있는 서비스다. 펀탭은 펀탭을 이용하는 광고주, 펀탭에 참여하는 사용자, 펀탭에 투자한 투자자, 펀탭을 만들고있는 퍼니 팀 모두에게 즐거움을 줄 수 있는 서비스이다. 기대를 부탁드린다.
■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
이성훈 : 굉장히 신경을 많이 써서 준비하고 있으니 참여도 많이 해주시고 관심가져달라. 불만사항이든, 조언이든 언제든 말씀해달라. 잘 부탁드린다.
■ ‘시작’보다 중요한 ‘끝’
김홍성 : 스타트업. 누구나 시작할 수 있다. 하지만 스타트업을 끝낼 수 있어야 프로라고 생각한다. 주변이나 미디어를 통해 접하는데, 특히 스타트업 분야는 충격적인 끝이 많았다. 전부 다 좋은 끝이 있었으면 좋겠다. 좋은 시작만 있는 게 아니라.
■ 내 자식과도 같은 서비스
정재은 : 서비스를 만드는 사람들에게 있어서 서비스는 자식과도 같다. 생각하는대로 올바른 방향으로 키우기가 힘들더라. 덕분에 부모님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안경은 기자 elva@venturesquare.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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