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이(ROOY) 의 강희승 대표는 글로벌 신발 브랜드의 2차 자재 벤더를 운영하고 있는 아버지 회사를 집처럼 들락거리며 자랐다고 한다. 신발 만드는 공정들에 흥미를 보였지만 한편으로 대기업과의 종속적 관계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벤더 회사의 숙명에 회의감을 느꼈다는 강희승 대표. 그것은 곧 사회 전반적인 기업 구조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졌다. ROOY 의 탄생은 이런 고민에서 얻은 문제 해결의 시작점이라고 할 수 있다.
고민의 출발점을 듣고 싶다
■ 세계 최초로 디자인을 크라우드소싱하여 신발을 만들다
강희승 대표 (Cornell University – Business Statistics 대학원 졸업, 前 부영 전략기획실 이사) : 국내 신발 브랜드는 세계 최고 수준의 신발 개발·제조·자재 인프라를 갖추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해외 상품에 비해 브랜드 경쟁력이 떨어지는 게 항상 아쉬웠다. 하지만 디자이너 수만 2~3천명을 보유하고 엄청난 금액의 판촉 및 홍보비를 투자하는 해외 유수 브랜드를 보면 인정할 수밖에 없는 현실로 보인다. 처음 신발 브랜드를 만들어 보겠다고 마음 먹었을 때 가장 큰 고민 또한 ‘디자인’과 ‘마케팅’이었다.
어떻게 하면 수 천 명의 디자이너를 보유한 브랜드에 ‘모방하기 식’이 아닌 디자인 자체만으로 경쟁력을 가져 갈 수 있을까?
고민 끝에 대중(Crowd)으로부터 디자인을 받고 수입금을 해당 디자이너와 공유를 한다면 디자이너 스스로 동기부여가 가능할 것이라 믿었다. 그리고 디자인의 참신성, 다양성, 경쟁력은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올라갈 것이라 판단하였다. 또한 디자이너 혹은 고객과 소통하는 과정 속에서 나오는 이야기거리는 연예인 광고에 익숙해져 있는 고객들에게 참신함을 줄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디자이너가 ROOY 에 가입하면 개인 ‘Design Studio’를 제공 받아 주어진 프로젝트 주제에 따라 디자인 저장·편집·제출을 할수 있게 하였다. 제출한 디자인은 평가를 통해 채택 여부를 확인할 수 있고, 채택된 디자인은 개발팀을 통해 약 2~3개월의 개발 기간을 통해 제품화되어 판매된다. 디자이너는 이러한 판매 현황 및 수입금을 개인 스튜디오에서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세계 최초’라는 시도에 부담은 없었나?
■ 팀원들에게 아이디어를 제안했을 때 사업 모델 자체에 대해 이해하지 못해
ROOY 의 창업자 세 사람은 부영이라는 신발 자재 업체에서 각기 다른 분야(기획, 마케팅, 개발) 전문가로서 2년간 호흡을 맞추어 왔다. 23년간 글로벌 브랜드(Nike, Adidas)에서 신발 개발을 한 최승규 전무, 유전적으로 타고난 영업 마인드를 지닌 마케팅 전문가 유선일 이사에게 ‘크라우드 소싱’을 통한 디자인으로 패션 전문 신발 브랜드를 만들어 보자고 제안했을 때, 두 사람 모두 이 사업 모델 자체에 대해 이해하지 못하였다. 가능성 여부에 대해 확신이 없어보였다. 가장 큰 이유는 신발 사업에서 처음 시도하는 것이기 때문 아니였을까 생각한다. 하지만 지난 10개월동안 세 사람 모두 머리를 맞대어 진행하는 과정 속에서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었고, 현재는 더 큰 희망과 열정을 갖고 임하고 있다.
디자인에서부터 판매까지의 프로세스가 활발히 돌아갈 수 있게 하기까지는 어려움이 있었을 것 같다
■ 디자이너의 참여를 이끌어낸다는 것, 결국 신뢰의 문제
초기에 가장 어려웠던 점은 디자이너의 참여를 이끌어내는 것이었다. ROOY 라는 신생 브랜드에 디자이너들이 참여하게끔 유도하는 것은 무리였다. 결국 그 불안감을 해소할 수 있는 방법은 직접 만나는 것이었다. 첫 시즌 디자이너 유치 홍보에서부터 일반 공모전 형식을 탈피했다. 전국 약 40여개 대학교 및 기관에 직접 방문하여 디자이너에게 제공되는 혜택(판매수익금 10%, ‘Designed by OOO’ 브랜딩 등)에 대해 소개하였다. 그 결과 현재 450여명정도 의 디자이너로 가입하여 활동 중이다.
신뢰를 구축하자 이번에는 ‘착한 도약’을 시도했다고 들었다
■ SHARE 1+1
ROOY 는 ‘SHARE 1+1’이라는 도네이션 프로그램이 있다. 이는 ‘디자이너 1% + ROOY 1%’ 의 줄임말인데, 디자이너가 자신의 수익금 10% 중 1%를 기부할 때 ROOY 도 추가로 1%를 보태어 총 판매액의 2%의 기부하도록 한다. 디자이너 및 고객이 함께 만들어가는 ROOY 의 ‘착한 도약’은 신발과 함께 세계 곳곳에 발자국을 남길 때까지 계속될 것이다.
Comfort Style Fun from ROOY on Vimeo.
ROOY를 어떤 회사로 키워나갈 생각인가?
■ 가족, 임직원, 디자이너, 고객들의 멋진 스토리를 담아냈으면 하는 바람
ROOY 에는 ‘SHARE 1+1’과 더불어 예약 판매 제도 ‘Buy One Share One’이 있다. 오픈트레이드 멘토이자 쿨리지코너 인베스트먼트 대표인 권혁태 대표님과 여러가지 의견을 나누면서 만들어진 제도 이다. 시즌 첫 한 달 동안은 생산에 들어가기 전에 예약 판매를 진행한다. 이 기간동안에 구입하는 모든 고객에게 구매금액 상당의 쿠폰을 증정하며, 이 쿠폰으로 한 켤레의 신발을 추가 구입할 수 있다. 이왕이면, 나눔(Share)이라는 의미를 부각시켜서 구매 고객들이 누군가에게 선물할 수 있게끔 돕고 있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고객의 Story를 믾이 담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현재까지 ROOY 를 운영하면서 좋은 인연들을 많이 만들어 왔다. 앞으로 ROOY 를 통해 가족들, 임직원들, 그리고 디자이너, 고객들과 멋진 스토리를 만들고 싶다. 그리고 그들이 ROOY 를 떠올릴 때 단지 ‘신발 브랜드’만이 아닌 소통하는 기업 그리고 멋진 추억을 만들어 주는 기업으로 기억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크라우드펀딩 모집금액은 얼마인가? 그 금액으로 정한 까닭은?
■ 개발 설비를 갖추어 제품 개발에 더욱 집중할 계획
크라우드 펀딩 목표 금액은 2억 8천만원이다. 시간이 갈수록 디자이너들은 더욱 새롭고 감각적인 디자인을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이에 비해 개발 분야는 현재 우수한 개발자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개발 설비 미비로 인해 원하는만큼의 생산성이 나오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크라우드펀딩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지면 일차적으로 개발 설비를 갖추어 제품 개발에 더욱 집중할 계획이다. 감각적인 디자인에 편안함까지 갖추는 ROOY 신발을 만들어 갈 계획이다.
안경은 기자 elva@venturesquare.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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