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의 궁극적인 형태는 협력이다. 인간과 장내 유산균은 협력에 의한 공생구조로 진화했다. 인간 체세포와 미토콘드리아 역시 협력을 선택했다. 이제는 기업이 경쟁을 위하여 반드시 협력해야 하는 시대가 되었다. 앱 스토어와 같은 플랫폼 경제구조는 공생의 진화를 선택한 공유 경제다.
원래 플랫폼은 공유를 통한 효율 향상을 목적으로 존재한다. 기차 플랫폼이 기차 노선마다 회사마다 다르다면 얼마나 자원의 낭비인가! 공항을 항공사와 노선마다 달리 짓는 것이 상상이 되는가? 고속도로를 혼자 독점한다면 얼마나 비능률이 초래될 것인가. 효율은 공통으로 사용할 플랫폼을 건설함으로서 당연히 촉진되다.
이제 인터넷 발달은 오프라인 플랫폼 개념을 온라인으로 이동시켰다. 포털이 그러하고 검색 사이트가 그렇다. 온라인은 거리의 한계를 뛰어넘기에 오프라인에 비해 더욱 대규모화될 수밖에 없음을 우리는 현실에서 확인하고 있지 않은가. 검색과 포털은 초대형 플랫폼 두 개정도만 실질적으로 살아남는다.
온라인에 이어 스마트폰이 촉발시킨 스마트 혁명은 인간의 모든 생활을 초연결 구조로 진화시키고 있다. 이런 현상은 `호모 모빌리언스`라는 신인류 진화로 설명할 수 있다.
인류 진화 역사는 또 한 번의 새로운 단계를 맞고 있다. 오늘 날 인류는 호모에렉투스, 호모사피엔스, 호모루덴스, 호모 디지쿠스에 이어 호모 모빌리언스로 진화하고 있다. 모바일 네트워크는 스마트혁명을 맞아 진화의 속도를 가속화한다. 더욱 똑똑해진 스마트폰과 같은 모바일기기는 인류를 사이보그로 변신시키고, 모바일 네트워크로 더욱 강력해진 소셜네트워크는 인간을 슈퍼맨과 같은 초인류로 진화시켰다. 소셜네트워크 집단 지성이 호모 모빌리언스 힘의 원천이 되는 것이다. 스마트폰이 인간의 아바타가 되어 초연결 구조로 진화하면서 인간의 모든 활동이 상호 연결되는 시대가 다가온 것이다.
스마트 초연결 사회는 필연적으로 새로운 형태의 플랫폼을 등장시키게 된다. 오프라인 세계의 기차역에서 온라인의 포털을 거쳐 인간의 모든 활동을 연결하는 다양한 플랫폼들이 등장한다. 앱스토어는 대표 플랫폼으로서 수많은 개발자와 소비자를 즉시 연결해 준다. 개별적인 시장 개척 활동의 비효율을 제거하게 된 것이다. 시장 진입 비용의 획기적인 축소는 창조적 혁신을 더욱 촉발시킨다. 이제는 비 완성 상태로 시장 반응을 볼 수 있다.
과거 오프라인의 시장 조사는 스마트폰 기반의 실시간 저 비용 시장 조사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다. 시공간이 융합하는 호모 모빌리언스의 세계는 소비자와 생산자도 융합한다. 소위 프로슈머(prosumer)의 시대가 개막되고 있다. 혁신과정은 생산과 소비가 초협력 구조로 진화하면서 소셜 혁신(social innovation)이 등장한다. 혁신이 집단 지능화하는 것이다. 위키(wiki), 퀄키 등이 대표적인 예다.
이제는 개인 집(Airbnb), 차량(zipcar), 여행, 책, 취미 심지어는 질병(patientlikeme)도 공유한다. 호모 모빌리언스의 스마트 세상은 다양한 플랫폼 기반의 공유 경제이고 결국 초협력 구조가 될 수밖에 없다. 공유는 협력이다. 협력을 위하여 나의 필살기가 있어야 한다. 내 꼴이 안 되면 끈은 사라진다.
학교의 예를 들어 보자. 학생들이 모든 과목에 걸쳐 평균 80점인 학교와 학생들마다 필살기를 가져 한 과목은 만점에 도달한 학교를 비교해 보자. 단독 경쟁 구도에서는 전자가 유리하나 협력 구도에서는 후자가 유리하다. 초협력이란 주제가 다시금 이목을 끄는 이유다.
글 : 이민화 KAIST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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