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별성이 중요한 이유가 무엇일까? 흔히 이야기하듯이 “개가 사람을 물면” 뉴스가 되지 않지만 “사람이 개를 물면” 뉴스가 된다. 매일같이 반복되는 일상은 기억하지 못한다. 같은 시간에 일어나서 세수하고 옷입고 밥먹고 출근하는 절차는, 날마다 동일하기 때문에 미시적으로 다를지라도 사람들은 잘 기억하지 못한다. 하지만 매일같이 타고 다니는 전철이 고장나거나 제시간 통근버스가 오지 않아 추운 겨울 몇 십분 동안 길거리에서 고생을 한다면, 그날은 다른 출근날과 달리 상당히 오랫동안 기억할 것이다.
유전자가 생물학적 정보를 전달하듯이 밈은 생각과 신념을 전달한다. 즉 밈이란 한 사람이나 집단에게서 다른 지성으로 생각 혹은 믿음이 전달될 때 전달되는 모방 가능한 사회적 단위를 총칭한다.* 유전자가 변화하는 환경에서 다른 유전자와 경쟁에서 이겨 자신의 복제자를 많이 남기듯이, 밈은 사람의 머릿속에서 다른 밈과의 경쟁에서 이길 때, 자신의 복제자를 많이 남길 수 있다. 다른 밈과의 경쟁우의를 가질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바로 차별화이다.
한 실험에서는 실험자가 아기가 싫증날 때까지 한 가지 사물을 보여준 다음 그 사물을 불투명한 차단막으로 가린다. 차단막을 걷었을 때 똑같은 사물이 나타나면 아기들은 잠깐 쳐다보다가 이내 다시 싫증낸다. 그러나 아기가 보지 않도록 트릭을 써서 두세 개의 사물이 함께 나타나면 아기들은 놀라서 오랫동안 응시한다.**
세계를 놀라게 한 시대적인 발견은 논리적 완결성보다는, 생각의 새로움에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다. 상대성원리를 만든 아인슈타인은 자신이 빛을 타고 다닌다면 세상이 어떻게 보일까,라는 상상 덕분에 위대한 업적을 남겼다. 물론 상상력만으로 위대한 업적을 이룰 수 없다. 과학적 발견을 위해서 오랫동안 과학적 훈련을 받아야 한다. 하지만 위대한 발견이 가능하게 하려면 과학적 지식보다 시인의 마음과 상상력이 필요하단 이야기가 항상 나온다. 즉 시인의 마음과 상상력이란, 결국 기존의 것을 다르게 보는 시각이다.
사람들은 의도하든 의도하지 않든 다양한 밈을 복제하기도 하고 변형을 일으키기도 한다. 그렇다면 자신이 창조해낸? 밈이 다른 밈과의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서 무엇보다도 운반자의 관심을 획득하는 게 중요하다. 이런 관심을 획득하려면 기존의 밈과 다른 무언가가 필요하다. 그런 관심을 얻기 위해 사람들은 개를 무는 노력을 마다하지 않고, 어린 아이의 환심을 사려고 노력하며, 시인의 마음으로 과학을 하려고 한다. 진화론을 다른 이유로 폄훼하지 않는다면, 인간은 밈을 통해서 유전자를 통하지 않고 영속하는 방법을 취할 수 있다. 바로 기존의 것과 차별화되는 밈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과학자들이 그 수많은 밤을 세고 동료 과학자보다 먼저 위대한 발견을 하려는 이유도, “결국 OOO 과학자가 OOO을 발견했다.”는 평서문 한 줄을 남기기 위함이란 말이 있음을 상기해 보자.
* 위키피디아에서 인용
** 언어본능에서 인용
글 : 신승환
출처 : http://www.talk-with-hani.com/archives/16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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