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을 하고 정신없이 2년 반 정도를 달려온 것 같습니다. 사업자 등록증을 한 손에 들고 터덜터덜 사무실로 들어오던게 엊그제 같은데, 어느샌가 회사 식구도 많이 늘어났고 Between을 이용해주시는 유저들의 수도 참 많아졌습니다.
Between이라는 서비스를 런칭하기 전까지 2개의 아이템을 실패했었고, 회사의 방향과 비전을 새로이 설정하기 위해 노력(참고글: 커플 필수 앱 – Between의 기획, 개발 스토리)도 했고, 새로운 비전에 맞춰 몇 달을 밤새며 지내왔던 날들이 생각납니다. 런칭되면 끝인 줄 알았는데, 그 뒤에 더욱 바빠지고 정신없어지는 경험을 하며 서비스가 굴러가기 시작할 때가 진정한 시작이라는 사실도 알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들을 겪어오면서 “경영은 참 어렵구나.”라는 생각을 참 많이 했습니다. 다른 성격을 가진 여러 사람들이 모여, 하나의 공통된 Vision과 목표를 향해 똑같이 발 맞추어 나가는 것은 정말 쉽지 않은 일인 것 같습니다. 마치 4인 5각 달리기 경기를 하고 있는 것과 같은 느낌을 받습니다. 묶여있는 발 중 한 쪽만 잘 안 맞더라도 전체의 속도가 느려지고 심하면 넘어지니까요.
이러한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경영자의 똑바로 된 시야가 정말 중요하다는 것을 조금씩 깨달아가고 있습니다. 여기서 똑바로 된 시야란 저 멀리 있는 목적지(Vision)을 볼 수 있는 시야 뿐만이 아니라, 나와 함께 발이 묶여 있는 왼쪽/오른쪽 사람들(co-workers)를 봐야하고, 발 밑에 놓여 있을 수 있는 돌부리(시장에서의 Risk) 또한 봐야 함을 의미합니다. 가야될 목적지만 보고 달리다보면 옆에 있는 사람과 발이 엉켜 넘어질 것이고, 옆 사람만 보며 달리다보면 방향을 잃고 엉뚱한 곳으로 달려갈 것이며, 발 밑을 살피지 않았을 때에는 전혀 예상치 못한 이유로 넘어질 수 있습니다.
마라톤을 하듯 먼 길을 계속 달리면서 1) 목적지에 대한 방향을 잃지 않고, 2) 옆 사람과의 호흡을 맞추고, 3) 돌부리에 걸려 넘어지지 않도록 주의하는, 동시에 하기에는 불가능한 3가지를 모두 만족시켜야 하는 것 같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경영은 경영자의 약점을 보완해줄 누군가와 함께 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내가 앞을 볼 때 옆을 봐줄 수 있는 사람, 내가 옆을 돌볼 때 방향을 잃지 않게 나를 깨우쳐줄 사람, 앞에 놓여진 돌부리를 먼저 발견하고 그 위험을 먼저 알려줄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합니다.
그렇다고 이 사람들이 단순히 모여 있기만 해서 제대로 된 달리기를 할 수 있는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기업은 지속 가능(Sustainable)해야 되기 때문입니다. 한 번의 프로젝트로 결과를 낸 후 성취감을 느끼고 끝나는게 아니라, 계속 꾸준히 성장하고 그를 통해 수익을 창출하거나 자금을 끌어와 기업의 생명을 연장시켜 나가야 합니다. 기업이 가야될 길을 멀리 내다보고 지치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이렇게 모인 훌륭한 사람들이 서로 신뢰하고 의지해야만 멀리 보이는 목적지까지 지치지 않고 뛸 수 있는 것 같습니다. 내가 삐끗하더라도 옆에 있는 사람이 버텨줄 것이라 믿고, 넘어지더라도 함께 일어나서 달릴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이 있어야 포기하지 않고 달릴 수 있다 생각합니다. 스타트업은 시스템이 완벽하지 않고 내부 구성원 개개인에 기대는 경향이 크기 때문에 더욱 그렇습니다.
서로가 서로를 존경하는 사람들이 모여 팀을 꾸리고 그 팀끼리 서로 존경하고 존중할 때, 스타트업이 올바른 성장을 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서로 신뢰를 주고, 신뢰 받는 문화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것. 그게 스타트업이 갖추어야 할 가장 기본적인 덕목이자 “스타트업학 개론”의 시작인 것 같습니다.
글 : 박재욱(VCNC)
출처 : http://goo.gl/ej4C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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