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를 잘 하는 것

요즘 들어 나이가 들었다고 생각됩니다.

<남자의 물건>에서 김정운 교수는 한국의 나이 많은 남자들의 문제로 꼽는 것은 존재감과 말귀를 못 알아듣는 것입니다. 나이가 들어갈수록 예전 같지 않은 몸은 마음대로 움직여 지지 않고 빠르게 변해가는 세상에 따라가지 못하면서 말을 못 알아 듣는 (정확하게는 맥락을 못따라가는) 지경에 이르면서 가장 중요한 자신감이 사라지는 것 같습니다.

그렇다보니 주변의 시선에 더욱 신경쓰게 되고 남들에게 무시당한다고 생각하면 울컥하는 마음이 먼저 앞서는 경우가 많습니다. 사실 우리나라 만큼 상하관계를 따지고 거기에 맞는 예의범절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나라도 없을 것 같습니다. 거기에다가 대부분의 나이 많은 한국 남자들은 군대라는 곳을 거치면서 상명하복까지 겹치면서 조직에서 예의범절은 상명하복만큼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저도 이제 나이 많은 한국 남자들의 범주에서 벗어나지 못해서 그런지 몰라도 요즘 들어서 잘 인사하지 않는 회사 직원들이 많이 거슬리고 마음에 들지 않습니다. ^___^

 

My Brother with Mr.ahmad el shqery by Nouf Ahmed
My Brother with Mr.ahmad el shqery by Nouf Ahmed

회사생활하면서 인사를 잘 하지 않는 것에 대해서 굳이 이야기를 꺼내는 것은 한국이라는 나라에서 잘 살아가기 위해서 중요한 것 중 하나이기 때문입니다.

인사를 한다는 것은 쌍방향적인 행동입니다. 내가 너를 알아보았다는 표시이자 너의 존재를 인정하는 행위라고 생각합니다. 하루에도 몇 번을 마주치면서 매번 허리를 숙여 인사를 하라는 것은 아닙니다만 마주치게 되면 주저없이 인사를 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소통이라는 것의 시작은 일방향이 아니라 쌍방향이라는 것을 인정하는 것입니다. 인사를 한다는 것은 내가 보기에 상대방이 그림이나 병풍이 아닌 ‘인간’으로 보인다는 것입니다.

인사는 상대방이 알아볼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제가 사회생활을 시작할 때 배운 것은 아침에 처음 인사를 할 때는 허리를 숙이고 소리를 내어하고 이후에는 가볍게 눈을 마주치고 목례를 하라고 배웠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눈을 마주친다는 것은 ‘시비’로 받아들여질 수 있을 만큼 부정적인 부분이 있습니다. 하지만, 인사라는 측면에서 보면 눈을 마주치고 미소를 띠는 것은 상대방에 대한 존중이라고 생각합니다.

어쩌면 고리타분하고 답답한 이야기 일 수도 있지만 굳이 인사에 대해 이야기를 하는 것은 하루에 몇 번을 마주쳐도 인사를 하지 않는 직원들을 보면서 안타깝고 답답한 마음이 들기 때문입니다. ‘내 존재감이 그렇게 없나’라는 생각도 들고 ‘나를 무시하나’하는 망상도 합니다. ‘나랑 엮이고 싶지 않구나’하는 생각이 들면서 나 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에게도 인사를 잘 하지 않는 것을 보면서 우리 회사에 다니는 것이 별로라고 생각하는 것 같은 느낌도 받습니다.

한국이라는 사회에서 먹고 살기 위해서 필요한 것 중 하나는 인맥입니다. 나는 영업이나 기획이 아니기 때문에 인맥이 필요없다고 생각하는 분도 있겠지만 인맥이라는 것은 무언가 문제를 해결하거나 사업을 만들기 위해 특별히 필요한 것이 아니고 사람사는 세상에서 모든 일은 사적이든 공적이든 관계를 통해서 이루어지기 때문에 인맥이 필수적인 것입니다.

그리고 인맥이라는 것은 같은 학교, 같은 회사이기만 하면 만들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그것은 시작일 뿐이고 관계를 맺고 유지하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이를 위해서 평소에 꾸준히 ‘인사’를 해둬야 내가 필요할 때 써 먹을 수 있는 것인 인간관계라고 이야기하는 사람도 있을 정도입니다.

만약에 인사하는 습관이 없다면 당장 오늘부터라도 마주치는 그 누군가와도 적어도 눈을 마주치고 목례라도 하는 것이 앞으로 한국에서 살아가는 동안 아니 적어도 사회에서 생활하기 위해서 필요한 최소한의 노력이라고 생각됩니다.

글 : 마루날
출처 : http://ithelink.net/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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