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 엔젤투자펀드인 `정주영 엔젤투자기금(이하 엔젤펀드)`이 첫 투자처를 찾았다. 펀드 운용주체인 아산나눔재단이 벤처 엑셀러레이터 선정을 완료한데 이어 직접 투자에 나섰다. 비즈니스인큐베이터(BI) 장소 선정도 마무리하면서 하반기부터는 본격적인 움직임이 예상된다.
29일 아산나눔재단은 스파크랩·파운더스캠프 등 벤처 엑셀러레이터 3곳을 선정해 각각 5억 원씩 총 15억원을 출자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초기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엑셀러레이터다. 재단은 엑셀러레이터가 1차 검증을 끝내고 발굴한 스타트업을 간접 지원하면서 동반 성장을 꾀하겠다는 의지다.
직접 투자도 진행했다. 올해 초 아산나눔재단은 엔젤투자 전담조직을 해체하면서 직접 투자를 포기한 것이라는 추측이 돌았었다. 하지만 최근 DSC인베스트먼트와 매칭해 대학생에게 무료로 출력서비스를 제공하는 애드투페이퍼에 3억원을 투자했다. 애드투페이퍼는 `제1회 정주영 창업경진대회`에서 우수상을 받은 팀이다. 주목할 만한 점은 원금 보장 옵션이 붙은 상환전환우선주 투자가 아니라는 점이다. 아산은 앞으로 멘토링은 물론이고 해외 진출까지도 도울 계획이다.
하반기 대형 비즈니스인큐베이터(BI) 개소도 확정했다. 당초 서울 여의도 부근을 알아보고 있었지만 역삼역 인근 한 건물을 계약했다. `테헤란밸리`에 둥지를 틀었다. 스타트업에 사무공간을 제공해줄 뿐 아니라 벤처캐피탈, 엑셀러레이터 등 다양한 유관기관이 입주할 예정이다. 재단은 개소에 앞서 BI의 얼굴이 될 이름(브랜드 네임)과 심볼 마크(브랜드 아이덴티티)를 공모 중이다.
그간 정주영 엔젤펀드 자금이 풀리는 시기는 업계 초미의 관심사였다. 지난해 3월 1000억원 규모의 정주영 엔젤투자기금을 조성하고 대대적인 출범식을 가졌지만 한동안 잠잠했기 때문이다. 아산 측은 “지난해 8월 모태펀드 자조합에 10억원을 첫 출자한 이후 숨을 고르고 있었다”며 “신중을 기했던 만큼 이제부터 투자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강철호 아산나눔재단 사무총장은 “시류에 휩쓸리기 보다는 신중하게 접근하기 위해 여러 방법론을 고민했었다”며 “재단의 주요 사업인 청년 창업 활성화라는 본연의 취지를 살려 앞으로도 다양한 투자와 성과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글 : 허정윤 기자 (전자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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