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구사항 분석보다 사용자와의 공감(Empathize)부터

손재권 기자의 점선잇기 블로그에 실린 “혁신, 파괴, 창조하는 사람을 만드는 방법론 : d 씽킹“에서  ‘디자인 씽킹’의 다섯가지 단계를 공감(Empathize),  정의(Define), 아이디어화(Ideate), 원형(Prototype) 그리고 테스트(Test)의 단계라고 제시하고 있습니다. (Empathize를 “감정이입”으로 표기하였으나 “공감”으로 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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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 씽킹의 5 단계

“첫 단계인 공감을 “사람들을 유심히 관찰하고 인터뷰하면서 인사이트를 얻는 과정”이라고 정의합니다. 문제를 정의하기 이전에 어떤 문제인가를 파악하기 위해 “어린이의 눈”으로 관찰할 것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사전에 가지고 있는 선입견이나 정보로 인해 문제를 파악하는데 왜곡될 수 있기 때문이죠. 이 과정에서 몰래카메라를 통해 사용자의 일상을 관찰하기도 하고 매니아적인 유저(extreme user)와의 인터뷰도 권장합니다.

SW개발에서 요구사항 분석은 대체로 주요 사용자 및 이해관계자를 대상으로 인터뷰를 하여 요구사항을 수집하고 무엇을 원하는가를 정의하게 됩니다. 이는 사용자가 문제점(problem)과 무엇을 제공해야하는지(what)를 알고 있다는 전제를 두고있죠. 과연 사용자는 문제점과 해결책에 대하여 정확한 이해를 갖고 있을까요? 또한 서로 모순되는 요구사항 집합들은 대게 합의를 통해 절충되는데(trade-off) 초기에 나온 결과가 최적해(optimization)가 되기는 매우 어렵습니다. 최적해는 일회적인 결과로 도출되기보다 제약사항과 요구사항에 따라 진화되며 변하게 마련입니다.

매일 하는 일인데도 자신이 하고 있는 업무를 제대로 설명하고 표현해보라고 하면 이게 쉽지 않습니다. 또한 사람마다 역할이 달라서 누구에게는 좋은 기능인데 다른 사용자에게는 불편하기만 합니다. 품질에 대한 기준조차도 주관적인 경우가 많습니다. 애자일 이야기의 “사용자는 왕이다 하지만” 은 사용자의 말을 잘 듣는 것이 오히려 실패로 이어졌던 사례를 설명합니다.

제트 스키를 개발한 가와사키(Kawasaki)사는 제트 스키 경험을 개선하기 위해 무엇을 해야할지 사용자들에게 물었다. 사용자들은 측면에 여분의 패딩을 추가해서 제트 스키를 서서 탈 때 자세가 더 편안하기를 원했다. 회사는 고객들이 요청한 것을 제공하는 데 집중을 했다. 그 동안 다른 제조사들은 앉아서 타는 모델을 개발했고, 가와사키를 시장 최고 자리에서 끌어내리게 되었다. 고객들이 원한 것은 제트 스키 이용시 더 편한 기립 자세였지만 그들은 앉아서도 탈 수 있다는 생각은 해내질 못했다. ‘앉아서 타는’ 모터싸이클 제조 업체였던 가와사키까지도.

디자인 씽킹에서 공감을 정의보다 먼저 수행하는 것은 문제점과 요구사항을 정의하기 위해서는 사용자 경험(UX)이 필수적이기 때문입니다. 사용자에게 문제점을 묻고, 기존 자료를 바탕으로 요구사항을 수집하는 것은 공학적인 논리로 접근하는 방법입니다. 이는 진정으로 사용자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가를 찾아내고 고민하는 것이 아니라, 이성적 관점에서 그들에게 원하는 것을 물어 이를 구현해주는 것입니다. 물론 이것이 잘못된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이를 통해 우리는 혁신을 얻기 어렵다는 것을 경험적으로 알고 있습니다. 공감을 통해서 우리는 통찰(insight)을 얻을 수 있고 통찰은 혁신을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 구글은 디자인과 제품 개발 과정에서 사용자와 공감을 하는 능력을 No. 1 Asset(자산)으로 꼽고 있습니다. (관련기사)

Realizing Empathy 의 저자인 임승찬님은 공감을 실현하기 위하여 필요한 4가지 요소 (존중, 경청, 배려, 실천)가 서로 맞물려 돌아간다고 설명합니다. 공감은 쉽게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상당한 집중과 인내와 더불어 행동과 관점의 변화가 요구되는 어려운 작업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공감을 통해서 기존에 발견하지 못했던 새로운 통찰과 가치를 창출할 수 있습니다.

he realization of empat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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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황순삼
출처 : http://goo.gl/luBv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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