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의 ARPANET의 정신은 여러 연구기관들을 연결해서 의사소통을 하는 것에도 있었지만, 이들이 가지고 있는 자원들을 공유하자는 것도 커다란 목적이었다. 공유를 통해 훨씬 높은 가치를 창출할 수 있고, 상업적이지 않은 협력을 여러 사람들과 조직들이 할 경우에 커다란 성과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을 이미 세계대전 등을 통해 경험하였기 때문에 이를 전시가 아닌 경우에도 상시화하고 싶었던 것이다.
예를 들어 ARPANET에 연결되어 있는 성능좋은 호스트 컴퓨터를 이용하는 것은 당시의 메인프레임 컴퓨터가 얼마나 비쌌는지를 생각하면 공유의 가치를 쉽게 느낄 수 있다. 성능좋은 메인프레임을 시간을 분할해서 ARPANET에 연결된 여러 터미널 기기를 통해 사용한다면, 각각의 기관이나 개인들이 모두 이렇게 비싼 컴퓨터를 구매하지 않고도 경제적으로 이용할 수 있다. 이런 목적으로 ARPANET과 같이 커다란 네트워크를 효과적으로 이용하는데 필요한 기술로 개발된 것이 바로 텔넷과 FTP이다.
원격지의 고성능 컴퓨터를 공유할 수 있게 도와주는 텔넷
텔넷(TELNET)은 네트워크 프로토콜로 1969년에 개발된 최초의 인터넷 표준들 가운데 하나이다. 대부분의 유닉스 계열의 운영체제를 지원하는 시스템에서 서비스를 지원하였다. 텔넷은 원격지에 있는 호스트 컴퓨터를 이용하기 위해 원격지에서 로그인 기능을 제공하는 프로토콜이다. 이를 리모트 로그인(remote login)이라고 하는데, 초창기 인터넷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였다. 텔넷과 PC, 모뎀의 보급은 향후 전화접속서비스와 PC통신이라고 하는 인터넷 역사에 있어 매우 중요한 서비스를 탄생시키는데, 여기에 대해서는 향후에 더욱 자세하게 다룰 기회가 있을 것이다.
텔넷은 TCP를 지원하는 네트워크의 23번 포트를 이용해서 텔넷 서버가 가동될 경우에 이용할 수 있었다. 표준으로 정해진 것은 1973년 UCLA에서 상세 스펙을 정의하면서 부터이다. 텔넷은 대부분 대학이나 공공기관들 사이의 네트워크에서 이용되었기 때문에, 그 효용성에 비해서 프로토콜이 가지고 있는 보안에 대한 약점이 크게 부각되지 않아서 1990년 초반까지 인기를 끌었다. 그러나, 1990년대에 들어서서 인터넷 사용자와 데이터의 양이 크게 늘어나면서 서버를 해킹하는 사람들에 대한 보안이 문제가 되면서 여러 차례 변형이 되었고, 최근에는 거의 이용되지 않는다.
파일 전송을 도와주는 프로토콜, FTP
효과적으로 네트워크에서 자원을 공유하는데 또 한 가지 반드시 필요했던 기능은 바로 파일을 주고받는 것이었다. 예나 지금이나 컴퓨터에 있어서 파일은 일종의 물건과도 같이 완결된 덩어리라는 측면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네트워크가 연결되었더라도 파일을 주고받을 수 있는 환경과 그렇지 못한 환경의 차이는 크다. 그래서 FTP도 텔넷처럼 매우 이른 시기에 정의되고 표준화가 되었는데, 첫 번째 버전은 RFC 114로 1971년 4월에 발표되었다. 초창기부터 활발하게 이용되었지만, FTP는 텔넷과 달리 웹브라우저를 지원하기 위해 HTTP 프로토콜에 연계해서 이용가능하게 하거나, 주소체계가 IPv6로 바뀌는 경우에도 이용할 수 있도록 여러 차례 환경변화에 맞추어 업그레이드가 되면서 오늘날까지 활발하게 이용되고 있다.
텔넷과 FTP 등이 잘 활용되기 위해서는 TCP 프로토콜을 이용할 수 있는 컴퓨터가 있어야 했는데, 초창기의 TCP 프로토콜은 테넥스(Tenex)와 TOP 20와 같은 거대한 시분할 호스트를 위해 구현되었다. 데스크탑 PC가 탄생한 초창기만 하더라도, TCP는 PC에서 구현해서 사용하기에는 너무 크고 복잡하다고 생각한 사람들이 많았고, 이런 믿음으로 인해 생각보다 PC를 통한 네트워크의 시도는 늦어지게 된다. 그런데, MIT의 데이빗 클라크(David Clark)가 주도하는 연구그룹이 TCP를 간단하고 작게 구현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면서 변화가 나타났다. 이들이 제일 먼저 구현한 것은 제록스 PARC의 알토(Alto)를 위한 것이었고, 그 다음으로 IBM PC에서 돌아갈 수 있도록 구현하였다.
(다음 회에 계속 …)
참고자료:
Telnet 위키피디아 홈페이지
File Transfer Protocol 위키피디아 홈페이지
글 : 정지훈
출처 : http://health20.kr/29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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