링크드인 CEO 제프 위너가 링크드인에 쓴 글 “The Importance of Scheduling Nothing”이 내게 워낙 와닿아서 전문을 번역해 봤다. 이 글을 처음 읽은 것은 지난 4월 초였는데 그 내용을 명심하기 위해서 번역해두려다가 게을러서 지금까지 미루고 있었다. 그런데 지난 주말의 조선일보 위클리비즈에서 놀랍게도 이 글을 번역해 게재했다. 하지만 남의 번역을 그대로 가져다 쓰기 뭐해서 내가 다시 번역해 보았다.
내가 2009년에 라이코스CEO로 갈때 잘 아는 미국인CEO에게 개인적인 조언을 구한 일이 있었다. 그런데 그 분의 말씀중 인상적으로 기억에 남았던 것이 “일주일에 반나절정도는 반드시 홀로 생각하는 시간을 가져라”라는 것이었다. CEO가 정신없이 일주일내내 미팅을 하고 일만해서는 회사의 방향을 깊이 있게 생각할 시간이 없다는 것이다. 그 분은 일부러 일주일에 하루는 홀로 집에서 일하면서 (독신) 밀린 일을 따라잡고 전략적으로 따라잡는 시간을 가지신다고 했다. 그리고 그 조언은 정말 값진 것이었다. 원래 나는 CEO나 임원은 항상 바빠야 제대로 일을 하는 것이란 생각을 갖고 있었다. 바쁘지 않을 때면 그런 내가 창피했다. 그런데 이 조언을 계기로 생각을 고쳐먹게 됐다. (사실 보스턴에서는 한국에서처럼 그렇게 바쁠 이유도 없었다.)
제프 위너의 글은 내 멘토이신 CEO분의 조언과 일맥상통한다. 다음은 어설픈 내 번역.
The Importance of Scheduling Nothing
If you were to see my calendar, you’d probably notice a host of time slots greyed out but with no indication of what’s going on. There is no problem with my Outlook or printer. The grey sections reflect “buffers,” or time periods I’ve purposely kept clear of meetings.
만약 누군가 내 일정표를 본다면 아무런 내용없이 회색으로 칠해진 부분들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은 아웃룩이나 프린터의 에러가 아니다. 이렇게 회색으로 칠해진 부분은 “버퍼(buffer)”다. 일부러 미팅을 잡지 않기 위해 만들어 둔 시간들이다.
In aggregate, I schedule between 90 minutes and two hours of these buffers every day (broken down into 30- to 90-minute blocks). It’s a system I developed over the last several years in response to a schedule that was becoming so jammed with back-to-back meetings that I had little time left to process what was going on around me or just think.
나는 매일 도합해서 90분에서 2시간정도의 이런 버퍼를 30분에서 90분 단위로 쪼개서 만들어 놓는다. 이것은 내가 지난 몇년간 만들어낸 시스템이다. 갈수록 내 일정을 꽉 채우는 미팅들로부터 빠져나와 내 주변 일을 처리하기도 하고 그저 단순히 생각을 할 시간을 벌기 위해서 만든 것이다.
At first, these buffers felt like indulgences. I could have been using the time to catch up on meetings I had pushed out or said “no” to. But over time I realized not only were these breaks important, they were absolutely necessary in order for me to do my job.
어찌보면 이런 버퍼를 두는 것은 자신을 너그럽게 대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스케줄을 헐겁게 만들기 보다는 이런 시간을 활용해 연기했거나 거부했던 미팅을 따라잡는데 사용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나는 이런 여유시간이 내게 있어 중요할 뿐만 아니라 나의 일을 완수하는데 있어서도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다음은 그 이유다.
Here’s why:
As an organization scales, the role of its leadership needs to evolve and scale along with it. I’ve seen this evolution take place along at least two continuum: from problem solving to coaching and from tactical execution to thinking strategically. What both of these transitions require is time, and lots of it. Endlessly scheduling meeting on top of meeting and your time to get these things right evaporates.
조직이 커져갈수록 리더십의 역할도 같이 진화하면서 커져가야 할 필요가 있다. 나는 이런 리더십의 진화가 두가지 영역에서 진행된다고 생각한다. 하나는 문제해결(problem solving)에서 코칭(coaching)으로, 또 하나는 전술적 실행(tactical execution)에서 전략적 사고(thinking strategically)로 진화해가는 것이다. 이런 두가지 전환을 제대로 만들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시간이다. 그것도 아주 많이 필요하다. 끝도 없이 미팅을 거듭하다보면 정작 이런 일을 제대로 할 당신의 시간은 사라져 버린다.
Take coaching, for example. It’s often quicker for senior leaders to solve people’s problems for them. You’ve amassed years of experience solving the issues being brought to you. But doing so provides short-term relief at a longer time cost. As the organization gets larger, so too will the frequency of those issues, yet there remains only one of you. Unless you can coach others to address challenges directly, you will quickly find yourself in a position where that’s all you’re doing (adding even more meetings to your day). That’s no way to run a team or a company.
코칭을 예로 들어보자. 보통 회사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해결하는데 있어서는 경험있는 중견리더들이 더 빨리 처리하기 마련이다. 리더들은 당면하는 문제를 해결하는데 있어서 다년간의 경험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렇게 단기적인 해결책을 제공하는 것은 장기적으로는 조직에 더 많은 시간을 소모하게 한다. 조직이 커지면 그런 문제도 더 많이 증가하게 되는데 결국 그것을 해결할 수 있는 사람은 리더 한사람이기 때문이다. 만약 그런 문제들을 부하들이 직접 처리할 수 있도록 잘 가르치지 못한다면 결국에는 당신 자신이 혼자서 (더 많은 미팅에 참석하면서) 하루종일 일하고 있는 것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이것은 결코 팀이나 회사를 제대로 운영하는 방법이 아니다.
Learning what makes people tick — their unique perspectives, fears, motivations, team dynamics, etc. — and properly coaching them to the point that they can not only solve the issue on their own the next time around, but successfully coach their own team takes far more time than telling them what to do. The only way to sustainably make that investment in people is by not jumping from one meeting to the next but rather carving out the time to properly coach those who stand to benefit from it the most. Equally if not more importantly is taking time in between those meetings to recharge. I want to ensure I’m at my best when coaching the next person who needs it.
사람들을 움직이는 각자의 독특한 시각, 그들이 무서워하는 것, 동기를 부여하는 것, 팀 역학관계 등을 배우고 사람들이 문제해결뿐만 아니라 자신들의 팀을 성공적으로 코치할 수 있도록 가르치고 이끄는 것은 그들에게 단순히 뭘 하라고 지시하는 것보다 휠씬 많은 시간이 들어간다. 사람에게 제대로 투자하는 유일한 방법은 끊임없이 회의를 갖는 것보다 가르치면 효과가 있을 사람을 제대로 코치하기 위한 시간을 따로 할당하는 것이다. 그에 못지 않게 또 중요한 것은 미팅중간에 재충전을 위한 시간을 갖는 것이다. 다음에 코치해줄 사람을 위해서 컨디션을 조절하는 것이 중요하다.
The same can be said of the transition from tactical execution to thinking strategically. There will always be a need to get things done and knock another To Do item off the list. However, as the company grows larger, as the breadth and depth of your initiatives expand — and as the competitive and technological landscape continues to shift at an accelerating rate — you will require more time than ever before to just think: Think about what the company will look like in three to five years; think about the best way to improve an already popular product or address an unmet customer need; think about how you can widen a competitive advantage or close a competitive gap, etc.
전술적 실행에서 전략적 사고에의 전환도 똑같다고 할 수 있다. 당장 해치워야 할 일은 언제나 많고 To-do list는 계속 가득차 있다. 하지만 회사가 성장하면서, 당신이 주도해야 할 일의 폭과 깊이가 확대되면서, 그리고 회사를 둘러싼 경쟁적, 기술적 상황이 점점 더 빠르게 변화하면서, 리더는 단순히 ‘생각’할 시간이 더욱 더 필요하다. 회사가 3~5년뒤에는 어떻게 되어 있을지 생각해야 한다. 지금 이미 인기있는 상품을 어떻게 개선해야 하는지, 고객의 니즈를 어떻게 맞춰주어야 하는지에 대해서 좋은 방법을 궁리해야 한다. 어떻게 경쟁적 우위를 더 넓혀갈 수 있는지, 아니면 경쟁자와의 격차를 줄여갈 수 있는지에 대해서 생각해야 한다.
That thinking, if done properly, requires uninterrupted focus; thoroughly developing and questioning assumptions; synthesizing all of the data, information and knowledge that’s incessantly coming your way; connecting dots, bouncing ideas off of trusted colleagues; and iterating through multiple scenarios. In other words, it takes time. And that time will only be available if you carve it out for yourself. Conversely, if you don’t take the time to think proactively you will increasingly find yourself reacting to your environment rather than influencing it. The resulting situation will inevitably require far more time (and meetings) than thinking strategically would have to begin with.
그런 ‘생각’을 제대로 하려면 방해받지 않고 집중할 수 있어야 한다. 폭넓게 가설을 세우고 반문해 봐야 한다. 계속 쏟아져 들어오는 모든 데이터, 정보, 지식을 조합해봐야 한다. 신뢰하는 동료들과 아이디어를 주고 받으면서 점을 이어야 한다. 그리고 여러개의 시나리오를 돌려봐야 한다. 다시 말하면 시간이 걸린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시간은 당신이 자신을 위해서 일부러 만들어 낼 때에만 존재한다. 반대로 말하자면 당신이 생각할 시간을 적극적으로 갖지 않는다면 주위환경에 대해 영향을 주기 보다는 단기적으로 반응하기만 할 것이란 얘기다. 그 결과 전략적 사고를 했다면 피할 수 있는, 더 많은 시간과 미팅을 필요로 하는 어려운 상황으로 당신을 내몰 것이다.
Above all else, the most important reason to schedule buffers is to just catch your breath. There is no faster way to feel as though your day is not your own, and that you are no longer in control, than scheduling meetings back to back from the minute you arrive at the office until the moment you leave. I’ve felt the effects of this and seen it with colleagues. Not only is it not fun to feel this way, it’s not sustainable.
하지만 다른 무엇보다도 버퍼를 만들어야 할 가장 중요한 이유는 숨을 돌리기 위함이다. 사무실에 도착하는 순간부터 떠나는 순간까지 하루종일 미팅을 잡아보라. 당신의 하루가 당신 것이 아니고 자신이 조종할 수 없다는 것을 바로 느끼게 될 것이다. 나는 이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동료들을 통해서 봐왔다. 이렇게 하는 것은 신나는 일이 아니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지속가능하지도 않다.
The solution, as simple as it sounds, is to periodically schedule nothing. Use that buffer time to think big, catch up on the latest industry news, get out from under that pile of unread emails, or just take a walk. What ever you do, just make sure you make that time for yourself — everyday and in a systematic way — and don’t leave unscheduled moments to chance. The buffer is the best investment you can make in yourself and the single most important productivity tool I use.
단순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이것에 대한 해결책은 주기적으로 아무 것도 스케줄을 잡지 않는 것이다. 그 버퍼시간을 이용해서 더 스케일이 큰 일을 생각하고, 최신 업계뉴스를 따라잡고, 읽지 못한 이메일더미에서 빠져나오고, 아니면 그저 걷도록 하자. 무엇을 하든지 간에 매일 규칙적으로 그 시간을 자신을 위해 써야 한다. 우연히 만들어진 여유시간에 만족해서는 안된다. 이 버퍼는 당신 자신에게 대한 최고의 투자이며 내가 사용하는 가장 중요한 생산성 향상 도구이다.
그는 참 대단한 사람인 것 같다. 위 인터뷰 4분정도 지점에서 위 칼럼에 쓴 내용을 설명하는 부분이 나온다. 자신의 시간의 절반은 코칭하는데, 또 절반은 전략적인 사고를 위해 할애한다고 한다.
작년에 NYT 코너오피스 인터뷰 내용에서도 참 배울 것이 많았다. 링크드인 CEO 제프 위너 인터뷰(한성은님의 번역) 아직 안보신 분들은 한번 읽어보시길 권한다.
글 : 에스티마
출처 : http://bit.ly/14npOI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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