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77년 창간된 미국의 유력 일간지인 워싱턴포스트는 1972년 닉슨 미국 대통령의 ‘워터게이트 도청사건’ 을 특종보도하며 그를 하야하게 만들고, 이 결과 이듬해인 1973년 퓰리처상을 받는 등 이름을 높였다.
하지만 경영난 앞에선 163년 역사와 타이틀도 의미가 없었다. 워싱턴포스트가 경영난 끝에 세계적인 온라인쇼핑몰 아마존닷컴의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제프 베조스에게 매각됐다.
베조스는 5일(현시시간) 보도자료를 통해 워싱턴포스트를 2억5,000만달러(약 2,786억원)에 인수했다고 밝혔다. 베조스는 아마존닷컴이 아닌 개인자격으로 워싱턴포스트를 사들인 것으로 공개했다. 그는 올해 말까지 인수대금을 지급키로 했다.
워싱턴포스트도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매각 사실을 전했다. 워싱턴포스트는 광고매출의 하락과 구독자 감소 등으로 경영난을 겪어왔으며 이를 타개하기 위해 사업 다각화를 추진해왔다. 하지만 성과를 거두지 못하면서 결국 매각을 선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도널드 그레이엄 워싱턴포스트 이사회 의장겸 CEO는 “수년간 경영난에 처하면서 다른 소유주가 회사를 더 잘 경영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해온 끝에 매각을 결심했다”며 “베조스는 첨단기술과 경영에서 검증된 천재로 포스트를 위해 멋진 새 소유주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인수계약은 베조스 개인과 워싱턴포스트간에 이뤄진 것이다. 베조스는 “워싱턴DC와 전체 미국에서 워싱턴포스트가 차지하는 중요한 역할을 이해하며 그 가치는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독자에게 가지는 우리의 의무는 여전히 포스트의 핵심가치로 남아 있을 것이며, 포스트를 낙관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매각 절차가 완료되면 워싱턴포스트는 사명을 변경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포스트라는 이름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질 기로에 놓인 것이다. 워싱턴포스트는 매각 사실이 알려진 직후 인터넷 홈페이지에 ‘포스트, 베조스에게 팔린다’라는 제목을 통해 “이번 매각은 수십년간 주류 신문으로 미국의 정치와 정책에 큰 영향력을 갖고 있던 워싱턴포스트에는 갑작스럽고 놀라운 일”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1877년 창간된 워싱턴포스트는 미국 내에서 ‘포스트’로 불리는 정통지로 정치·정책 부문에서 독보적인 입지를 구축했다. 워싱턴포스트는 2001년 별세한 캐서린 그레이엄 여사가 성장에 큰 역할을 했다. 1963년 회장이던 월터가 우울증으로 자살한 뒤 워싱턴포스트 경영자로 취임해 숱한 특종을 기록했고, 경영에도 수완을 보여 1963년 연매출 8,500만 달러에 불과했던 일개 지방지를 오늘날 세계적인 언론기업으로 키웠다.
글 : 조만규 기자(채널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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