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9일부터 11일 까지 3일 동안 열렸던 Techcrunch Disrupt 2013에 처음으로 참석했다. Techcrunch Disrupt는 매년 샌프란시스코 시내에서 열리는 데 크게 3가지로 Format으로 구성되어 있다. 해커톤, 스타트업 앨리, 스타트업 배트필드가 바로 그것이다. 행사컨퍼런스 장소에서는 스타트업 배트필드(Start Up Battlefield)와 스타트업 앨리(Start Up Ally)로 나뉘어 3일 동안 진행되었기 때문에 번갈아 가면서 어떤 스타트업들의 비즈니스 모델이 출시되었는 지 유심히 들여다 보았다.
참조로 스타트업 배틀필드는 6개의 주요 Disrupting 분야를 선정하고, 그에 걸맞는 스타트업들을 사전 스크리닝을 통해 선발한 후, 각 Disruption 분야 별로 5~6개의 기업이 나와 6분 이내로 심사위원(Judges)앞에서 발표하고, 신랄한 질의응답을 소화해 내는 행사이다.각 Disruption 분야별로 한 개 기업씩을 선발한 다음, 마지막 3일차에 6개 기업이 파이널 라운드에서 경합하여 한 개 우승팀에 Disrupt Cup과 함께 5만달러의 상금이 부여되는 일종의 스타트업 경진대회라고 보면 된다.
스타트업 배틀필드는 컨퍼런스와 배틀필드가 오전/오후로 나뉘어 진행되는 데, 오전에는 실리콘밸리의 주요 벤처캐피탈들과 성공했거나 상당한 투자금을 받아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는 스타트업 CEO들이 나와 Fireside Chat, Conversation, Group Discussion 형태로 15~20분 간 숨가쁘게 다양한 주제를 가지고 이야기하는 것이 특징이다. 스타트업 앨리는 한마디로 전시회이다. 전 세계에서 그들의 비즈니스 모델을 선보이려는 많은 스타트업들이 돈을 내고 테크크런치에 부스를 사서 전시회하고 프로모션하는 행사라고 보면 된다. 금년에도 작년에 이어 KOCCA의 지원을 받은 국내 8개 스타트업들이 그들의 BM을 전시하여 눈길을 끌었다.
엄청난 기대를 가지고 참석한 탓일까? 결론적으로 개인적으로는 매우 실망스러운 행사였다. 물론 3일 차 마지막 행사에 마크 주크버그, 마리사 메이어, 실리콘밸리의 전설적 투자자인 돈 발렌타인, 톰 퍼킨스, 존 도어, 비나드 코슬라가 등장하여 3일 차 까지 행사장을 가득 메우게 하는 원동력이 되었지만, 내용과 콘텐츠 측면에서만 보면 이 엄청난 비용을 들여서 과연 올만한 가치가 있을 까? 라는 의구심을 들게 할 정도로 실망스러운 부분도 눈에 많이 띄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 세계 많은 스타트업들이 이 행사에 주목하는 이유는 실리콘밸리와 Bay Area에서 활동하고 있는 기사로만 봐왔던 수많은 성공한 창업가와 엔젤, 벤처투자자와 벤처캐피탈을 직접 눈으로 보면서 그들의 생각을 들어볼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압도적인 행사의 분위기나, 정말 뛰어난 Insightful한 정보를 얻으려고 이 행사에 참여하기를 바란다면 엄청난 실망을 하고 돌아갈 확률이 높다. 스타트업의 전 세계적인 트렌드나 기술, Business Model에 대한 인사이트를 얻기를 바란다면 그것도 상당한 실망을 안겨줄 것이다. 특히 스타트업 배틀필드에 뽑혀 경연을 벌인 스타트업을 보면서 3가지 정도의 생각이 들었다.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1. start up battlefield의 6개 분야별로 올라간 스타트업의 BM은 그다지 신선하거나 참신하지 않았다. 머리속으로 발표한 스타트업의 서비스를 이용하는 잠재고객이 되어 ‘이 서비스를 내가 사야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써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내가 얻을 수 있는 효용은 무엇일까?’를 계속 되뇌이면서 자문하면서 경청해 보았다. 그러나 각 Disruption 분야 별로 뽑힌 스타트업의 BM들에서 이 질문에 대한 시원스런 답을 이끌어낼 수 있는 스타트업들은 눈에 많이 띄지 않았다.
2. 각 Disruption 분야 별로 출전한 스타트업들 중에 상당수가 Seed Round에서 50만 달러 이상 투자를 받은 상태였다. 창업가 본인 또는 지인들이 투자하여 시작한 스타트업은 소수에 불과한 실정. disrupt cup 최종 승자에게 는 고작 5만 달러 의 상금이 부여되는데, 100만달러 이상 투자받은 스타트업들이 여기에 왜 나왔을 까? 라는 의문이 들 정도였다. 곰곰이 생각해보니, 배트필드의 심사위원으로 참여한 사람들이 실리콘밸리의 유명 VC나 성공한 창업가이고, 특히 3일 차 마지막 라운드의 심사위원으로는 야후의 마리사 메이어도 있었으니, 이들에게 그들의 BM을 쇼업(Show Up)하고 프로모션( promotion)하기 위해 나온 것 같다는 인상이 짙게 들엇다.
3. 이들의 Business Item이나 Idea만 놓고 보면, 주지한 바와 같이 참신하거나 신선한 측면이 매우 떨어지긴 하나, 전반적으로 Team Member들의 컬러나 역량은 돋보였다. 구글출신들이 합류한 스타트업도 보였고, 전반적으로 확실한 목적(start up 시작할 때 부터 2-3년 내로 어떤 식으로 Exit을 하겠다는 생각이 분명하고, 이에 따라 Team이 구성) 지향적인 스타트업들이 다수 눈에 띄었다. Business Model의 성공은 Business Idea나 Item의 참신성 보다는 이를 그리는 Team Member들이 현실세계에서 만들어 내는 집요한 실행력이 중요하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하는 자리였다.
스타트업 배틀필드의 각 6개 Disruption (금년에는 Disrupting Efficiency, Experience, Transparency, Collaboration, Discovery, Measurement)에 뽑힌 업체들의 면면이나, 인터뷰, 오전 진행된 컨퍼런스 현장에서의 주요 내용은 Techcrunch disrupt 2013과 관련한 별도의 하기 사이트에서 참조할 수 있다 (필자는 이에 따라 스타트업 배틀필드에 출전한 개별 스타트업에 대한 분석 내용이나 심지어 Winner로 선정된 Layer라는 업체의 BM에 대해서도 크게 언급하지 않았다) http://techcrunch.com/events/disrupt-sf-2013/
테크크런치는 IT미디어업체이면서, 기자(Editor)들이 직접 오전 컨퍼런스의 사회자로 출연하여 대담자와 대담, 토론을 벌인다. 한국에서는 조금 보기드문 광경인데, 그 만큼 기자들이 전문적이거나 역량이 뛰어나다는 이야기일 게다. 물론 필자가 현장에서 느낀 바로는 마이클 애링턴(Michael Arrington, Techcrunch의 Founder)이 항상 첫 세션에서 대담자와 ‘Fireside Chat(격의없이 나누는 대담)’를 해서인지 마이클 애링턴 급으로 아주 자연스럽게 대담자를 뒤흔들며 재밌게 진행하는 기자들은 전혀 눈에 띄지 않았다. 마이클 애링턴은 Techcrunch에서 별도로 운영하는 Crunch Fund의 Founder이기도 해서 마지막 3일차 Final Round에서 심사위원으로 참석하기도 하였다.
결론적으로 참관객 입장으로만 보면, 한 번 정도 큰 돈을 내고 실리콘밸리와 Bay Area의 최근 스타트업 분위기(사실 미국을 중심으로 하는 스타트업의 본산지가 이곳임으로 미국 전체 스타트업의 분위기를 대변)를 파악하고, 오전 컨퍼런스에 나오는 익히 기사로만 봐왔던 성공한 창업가들(이번에는 Snap Chat, LinkedIn, Houzz, Salfesforce.com 등 쟁쟁한 기업의 CEO들이 대담자로 참석함)과 그들의 생각과 성공 스토리를 실제로 현장 먼발치만으로라도 듣고 싶다면 참석할 만하다.
그러나 딱 거기까지다. 만약 당신이 스타트업을 막 시작한 창업가인데, 테크크런치 디스럽트의 참관객으로 약 3,000달러에 달하는 거금을 내고(Early Bird가 아닌 경우, 3,000달러에 가까운 큰 돈을 내야만 컨퍼런스 및 스타트업 앨리 전시회 참관이 가능) 참석하려고 준비한다면 필자는 말리고 싶다. 테크크런치 사이트에서 행사가 끝나고 난 후 올라오는 기사자료만으로도 충분하기 때문이다. 만약 당신이 스타트업 배틀필드에 출전하여 마리사 메이어나 마이클 애링턴 앞에서 6분 내로 본인의 BM에 대해 Pitch하기를 원한다면, 그것은 엄청난 행운을 잡은 것이다. BM의 좋고 나쁨을 떠나서 스타트업 배트필드에 나온 것만으로도 실리콘밸리의 벤처투자자와 파워엔젤들의 눈에 들어왔기 때문이고, 이는 배트필드 이후 오프라인에서 다양한 형태의 만남이 기다릴 수 있음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다음 주 2회차에는 테크크런치 디스럽트 1일차에 금년 2013년 행사의 가장 큰 Big Sponsor로 참여한 실리콘밸리의 전설적 투자업체 중 하나인 세콰이어 캐피탈(Sequoia Capital)의 파트너인 마이클 모리츠(Michael Moritz)가 직접 나와 Keynote Speech한 ‘The Personal Revolution’의 내용을 집중적으로 살펴보기로 하겠다.필자가 이번 테크크런치 디스럽트 컨퍼런스에서 유일하게 건진 것이 있다면, 마이클 모리츠가 직접 나와 그의 투자철학이나 다름없는 내용을 ‘The personal revolution’이라는 단어로 응집하여 정리한 내용을 직접 들을 수 있었다는 점이다. Data Factory와 Personal Revolution이 핵심 키워드였던 그의 키노트는 필자와 버티컬 플랫폼 사이트에서 계속해서 주장하고 있는 플랫폼 비즈니스 모델의 이론적 토대인 Two Sided Market(양면시장)과 매우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글 : 김진영(Vertical Platform)
출처 : http://goo.gl/9CsXA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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