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테슬라의 모델S. 실리콘밸리에서는 이젠 무척 흔하게 볼 수 있는 차가 됐지만 실제로 타볼 기회는 없었다. 그런데 어제 오랜 친구인 David Lee를 만났다가 한 10여분 그의 차를 조금 얻어타고 이야기를 나눠볼 기회가 있었다. 다음은 그 경험을 간단히 적은 글. (참고 포스팅: 닛산리프와 테슬라 모델S가 주도하는 실리콘밸리의 전기차 붐)
일단 전기차로서 당연한 얘기지만 차가 움직이면서 전혀 엔진 소음이 나지 않았다. 악셀을 밟자 토크가 높은 전기차의 특성대로 조용히 발군의 가속력을 보여줬다. 데이빗은 그동안 포르쉐 등 좋다는 차들은 웬만큼 몰아봤는데 이 테슬라가 ‘최고’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자신도 원래는 테슬라가 망할 회사라고 생각하는등 상당히 부정적인 이미지를 가지고 있었는데 친구가 산 테슬라를 타보고 생각을 바꾸게 됐고 직접 구입까지하게 됐다는 것이다. “Seeing is believing”이라나. 내가 궁금했던 것중 하나는 17인치 대형 터치스크린의 편이성이었다. 운전하면서 조작하는데 어려움이 없을까? 아무리 그래도 에어콘이나 카스테레오 등의 운전중의 조작은 물리적 버튼이나 레버로 조작하는 것이 더 편하고 안전하지 않을까 싶었다. 내 질문에 데이빗은 “전혀 불편하지 않다”고 고개를 흔들었다. 터치스크린에 큼직하게 버튼들이 보이고 반응속도가 빨라서 사용하는데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재미있는 것은 가끔 블루투스가 먹통이 되거나 하면 PC에서 Ctrl-Alt-Del버튼을 누르는 것처럼 자동차핸들 양쪽의 휠버튼을 몇초간 눌러서 리셋하면 된다고 시범을 보여준다. 터치스크린이 리로드되는 동안에도 자동차운행에는 아무 지장이 없었다.
테슬라는 자동차 자체가 항상 3G네트웍에 연결된 ‘인터넷차’다. 터치스크린 위에 마치 스마트폰화면처럼 3G신호세기가 표시된다. 3G인터넷사용료는 무료다. 다만 속도가 느려서 좀 불편할때가 있는데 나중에 LTE로 추가비용없이 업그레이드가 될 예정이라고 한다.
내비게이션자체는 구글맵이다. 음성으로 검색해서 목적지를 찾는 것이 구글검색 그 자체다. 라디오는 슬래커라디오라는 앱을 통해서 K-Pop을 듣고 있었는데 이것도 (아마 한시적으로) 무료제공이라고 한다. 카오디오의 품질도 대단히 뛰어났다. (차에 소음이 없어서 더 좋게 들리는지도 모르겠다) 미국에서 고급차의 경우는 XM시리우스라는 위성라디오에 가입해서 유료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위성라디오보다도 확실히 음질이 뛰어났다.
엔진오일 등을 바꾸러 차를 정비하러 갈 필요도 없고 주유소에 전혀 들를 필요가 없다는 것도 색다른 느낌이라고 한다. 물론 충전소는 자주 가야겠지만 데이빗은 거의 집에서 충전한다고 한다. 그는 팔로알토에 살면서 가까운 사무실로 출퇴근하는데다 출장을 많이 다녀서 실제로는 차를 쓸 일이 많지 않다. 한번 충전에 최대 300마일(400km이상)을 갈 수 있는 그의 테슬라 배터리용량은 그에게는 넘친다. 얼마전 집의 자동차충전전기료가 15불밖에 나오지 않았다는 믿지 못할 얘기를 했다.
그는 한국에서 온 분들을 가끔 자기 차로 모시는 일이 있는데 테슬라에 대해 사전지식이 전혀 없는 경우 “이게 도대체 무슨 차냐”고 깜짝 놀란다고 한다. 그러면 그는 “It’s iPhone car”라고 대답한다고. 즉, 아이폰같은 차라고 이해하면 쉽다는 것이다.
내가 3년전 또 다른 전기차인 닛산 리프를 처음 타보았을 때는 자동차가 아니라 전기제품이란 느낌을 받기는 했다. 하지만 테슬라정도는 아니었다. 차의 한가운데에 파격적인 거대한 터치스크린을 장착한 테슬라는 정말로 “아이패드+자동차”라는 느낌이 강하다. 소프트웨어가 자동차에 있어서도 핵심 경쟁력으로 부상하고 있다는 것을 실감했다. 데이빗도 “이건 Software guy들이 만든 차”라고 한마디 거들었다. 실제로 테슬라에는 디트로이트에서 넘어온 기계공학 엔지니어들과 실리콘밸리의 소프트웨어엔지니어들이 협업해서 일한다. 디트로이트와 실리콘밸리의 만남으로 테슬라가 나온 것이다.
글 : 에스티마
출처 : http://goo.gl/rEg3f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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