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어러블 디바이스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뜨겁다. 웨어러블 디바이스의 기능 중에서도 특히 사용자의 일상을 기록하고 측정한다는 개념의 퀀티파이드 셀프(Quantified Self)용 웨어러블 기기에 대한 관심이 상당하다.
핏빗(Fitbit)이나 나이키 퓨얼밴드(Nike Fuelband)과 같은 기기가 대표적이며, 이러한 퀀티파이드 셀프 웨어러블 기기와 관련 된 시장이 2014년까지 15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 또한 이루어지고 있다. Juniper Research는 보고서를 통해 올해 1,500만 대의 스마트 웨어러블 기기가 판매 될 것이고, 2017년에 이르면 약 7,000만 대가 판매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스마트폰을 통해 사용자의 움직임을 트랙킹 하려는 시도
한편 15만원에서 20만원 이상을 호가하는 이들 기기를 별도로 구매하여 사용하는 것이 허들로 작용할 수 있기에, 아예 스마트폰을 통해 자체적으로 트랙킹 기능을 제공하려는 시도가 이루어지고 있다.
현재 시장에서 가장 높은 인기를 얻고 있는 서비스는 무브스(Moves)라는 앱으로 2013년 1월 공개 된 이후 9월 현재까지 약 250만 명이 다운로드 받아서 사용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개발사인 ProtoGeo Oy는 핀란드의 스타트업으로, Fitbit을 구매하기 위해 150달러를 지불할 의지가 있는 얼리 어답터 성격의 유저보다 더욱 다양한 데모그라픽의 사용자를 공략 할 계획임을 분명히 밝히고 있다. 무브스는 아이폰을 통해 사용자의 움직임을 트랙킹하고 이를 동그라미 형태의 비쥬얼 이미지로 표시해 주게 된다. 사용자가 하루 동안 몇 걸음을 걸었으며, 혹은 얼마의 거리를 뛰었는지 등의 액티비티를 트랙킹하고 매주나 매일 단위의 데이터를 모아서 보여준다.
패시브 저널링(Passive Journaling) 앱의 수 증가
무브스 이외에도 스마트폰을 통해 자동으로 사용자의 움직임을 트랙킹할 수 있는 앱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사용자가 별도의 조작을 하지 않더라도 자동으로 사용자의 움직임을 트랙킹하는 이들 앱을 패시브 저널링(Passive Journaling) 앱이라고 구분하고 있다. 대표적인 패시브 저널링 앱으로는 무브스 이외에도 그리스어로 시간을 뜻하는 크로노스(Chronos)나 여행지에서의 정보를 트랙킹하는 데 특화 된 로브(Rove) 등이 주목을 받고 있다.
크로노스는 그야말로 사용자의 일거수 일투족에 대한 정보를 모을 수 있는데, 단순히 알람 시간을 파악하는 것만이 아니라 실제로 사용자가 스마트폰을 들어서 시간을 확인한 순간까지 모두 캐치하여 일어난 시간을 파악하는 것은 기본이고, 언제 집에 있었는지 혹은 회사에 있었는지 집 앞에서 10분 거리의 세탁소를 방문했는지 등에 대한 정보를 세세히 파악할 수 있다. 사용자는 포스퀘어에 있는 장소 정보를 통해 매뉴얼하게 자신이 방문한 장소에 대한 정보를 추가할 수도 있다.
로브는 여행에 특화 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젯트립(Zetrip)이 제공하는 앱으로, 여행지에서 방문하게 되는 장소 곳곳에 대한 기억을 보다 쉽게 기록할 수 있게 해준다.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촬영하면 GPS값과 대조하여 로브에 기록 된 장소와 사진을 매칭해서 보여주는 기능이 차별화 된 점으로 손꼽히고 있다.
Google과 Apple 또한 패시브 트랙킹(Passive Tracking)에 뛰어들고 있음
주목해야 할 점은 Google과 Apple 또한 스마트폰을 이용하여 사용자의 움직임을 자동으로 인식하는 데 높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부분이다.
Google은 이미 지난 5월 사용자의 움직임을 인식하는 Google Play Activity Recognition API를 공개하고 나섰다. 해당 API를 통해 개발자는 사용자가 걷고 있는지, 운전 중인지 혹은 가만히 서있는지에 대한 움직임을 인식하고, 이를 개발 중인 위치 기반 서비스에 반영할 수 있다. Google의 API가 얼마나 정확하게 작동되는지에 대한 친절한 실험 내용도 일부 블로그를 통해 공개되고 있는데, 사용자가 걸어다니는(Walking) 것에 대한 측정 결과가 가장 정확한 것으로 나타나고 운전 중이거나 자전거를 타는 것에 대한 측정결과는 아직 불안정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앞서 소개 한 무브스(Moves) 앱의 경우 Google의 API를 적용할지 여부에 대해 내부적으로 고민하였으나 아직 달리기(Running) 등 디테일한 액션에 대한 트랙킹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자체적인 소프트웨어를 적용하기로 했다는 후문이다.
Apple의 경우 더욱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이번에 공개 한 iPhone5s의 경우 A7 칩 외에도 M7이라는 또 하나의 코프로세서(Coprocessor)를 탑재하고 있다. M7 은 Motion 데이터(Accelerometer, Gyroscope, and Compass)를 처리하는 데 최적화 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예를 들어 피트니스 앱 등 지속적으로 사용자의 데이터를 추적해야 하는 앱의 경우 A7 칩을 통하지 않고, M7을 통해 필요한 데이터를 수급받을 수 있게 된다. 이렇게 될 때의 가장 큰 장점은 무엇보다 배터리 소모를 최소화 할 수 있다는 점이다. Apple은 향후 새로운 방식의 Health 및 Fitness 서비스의 등장을 이 M7이 주도하게 될 것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이미 Health&Welness 플랫폼으로 거듭나고자 하는 개발사들이 M7의 장점을 활용 한 다양한 앱을 앞다퉈 내놓고 있다. 달리기를 트랙킹하는 데 특화 된 스트라바 런(Strava Run)이 iPhone5s가 공개 된 지 4일 만에 3.5.3 버전을 새롭게 공개했고, 웨더런(WeatherRun) 앱도 2.2.1 버전을 새롭게 출시하면서, M7을 활용해 스텝 카운터(Step Counter) 기능을 추가했다.
한편, M7은 단순히 Health 관련 앱에만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라, 장기적으로 Apple의 지도 서비스에도 영향을 주게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사용자의 위치 정보와 함께 현재 어떠한 액션을 취하고 있는지 알게 되는 것이고, 이는 곧 사용자의 상황에 가장 적합한 정보를 선제적으로(Proactive) 제공하게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암시한다.
스마트폰이 사용자를 이해하기 시작한다?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M7 Coprocessor가 취합하는 데이터를 통해 Apple은 자사 단말 사용자를 좀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될 것이다. 또한 이것이 iBeacon을 통해 로컬 시장에서 확보하는 영향력과 결합될 때 시장에서의 파급력은 더욱 강해질 수 있다.
Google도 사용자를 이해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적으로 기울이고 있다. 앞서 설명 한 Activity Recognition API는 물론이고, Google Now에서 Gmail이나 Calendar, Search 데이터를 토대로 한 추천 기능을 제공해 왔으며, 이번에 내놓은 Moto X 단말에서도 이러한 방향성을 엿볼 수 있다. Moto X의 X8 칩에 포함 된 내츄럴 랭귀지 프로세서(Natural Language Processor)나 컨텍스츄얼 컴퓨팅 프로세서(Contextual Computing Processor)는 사용자의 행동이나 음성의 특징을 파악하고 이에 따른 결과물을 보여주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사실 이러한 기술의 발전에는 마치 동전의 양면과도 같은 면이 있다. 스마트폰이 나를 이해하고 나에게 최적화 된 정보를 보여준다는 점은 매우 편리하고 신기한 일일테지만, 한편으로는 매우 소름끼치는 일이 될 수도 있다. 특히나 미국의 NSA 같은 곳에서 미심쩍은 사건들이 터지고 있는 현 시점에는 더더욱 조심스럽게 접근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년에는 M7이나 Google의 API를 활용 한 더욱 다양한 앱들이 쏟아져 나올 것이라는 점은 부정하기 어려운 현실이다. 스마트폰이 이름 그대로 더더욱 스마트해지는 날들이 눈 앞에 바싹 다가와 있다.
글 : 임하늬(Vertical Platform)
출처 : http://goo.gl/edd9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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