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을 하다 보면 제휴를 해야할 때가 있습니다. 새로운 기술 개발에 도움을 얻기 위해서, 새로운 고객을 획득하기 위해서, 채널을 확장하기 위해서 등 제휴를 하는 이유는 아주 다양합니다.
제휴가 필요하다고 생각이 들면 먼저 도움이 될 만한 회사를 여러 경로로 찾게 되죠. 그러다 적합한 회사를 찾게 됩니다. 그럼 어떻게 하나요? 내가 아는 지인 중에 그 회사에 다니는 사람이 있는지 또는 내가 아는 사람 중에 그 회사를 다니는 사람을 아는 사람이 있는지 수소문해 봅니다. 그런 지인을 찾게 되면 소개로 만날 수 있으니 다행입니다. 만약 그런 사람이 없다면 그냥 포기하거나, 용기를 내서 그 회사에 무작정 이메일이나 전화를 하게 되죠. 여기까지를 간략히 정리하면, 필요로 하는 제휴처를 찾아서 그 회사에 연락할 수 있는 방법을 찾은 것입니다.
이 다음에는 어떻게 할까요? 이제 맘이 급합니다. 스타트업은 속도가 생명이니까요. 빨리 약속을 정해서 담당자를 만나야 됩니다. 회사소개 자료도 준비하고 약속도 잡았습니다. 드디어 미팅 당일. 비즈니스 미팅이니 옷도 깔끔하게 입고, 명함도 챙기고, 혹시 늦을까봐 약속 시간 보다 10분 먼저 도착해서 시간만 보고 있습니다. 5분 전에 ‘지금 1층 로비에 있습니다’라고 담당자에게 연락을 합니다. 그리고 드디어 회의실로 입성. 조금 긴장이 됩니다. 적당히 명함을 교환하고, 소프트한 이야기를 하다 보니 긴장이 조금 풀립니다.
이제 드디어 본론에 들어갈 때가 되었습니다. 회사소개 자료를 빔 프로젝터로 쏘면서 열정을 다해 우리 회사를 소개합니다. 이어지는 몇 가지 질문에 대한 대답도 척척합니다. 분위기도 화기애애하고 좋습니다. 담당자의 표정도 나빠 보이지 않습니다. 예정된 회의 시간이 끝나고 담당자가 조만간 피드백 주겠다고 하고는 회의를 마칩니다. 회사로 돌아오는 지하철 안에서 생각해 보니 제휴가 곧 될 것만 같습니다.
과연 이 제휴 미팅이 성과가 있었을까요? 그렇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일 겁니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요? 잠깐 앞으로 돌아가서 제휴를 하는 이유를 가만히 들여다 보면 모두 ‘나’ 또는 ‘우리 회사’의 니즈를 충족하기 위해서입니다. 이런 마음으로 제휴를 준비하다 보면 놓치기 쉬운 것이 하나 있습니다. 그건 바로 상대방의 니즈입니다. 아니 그런 기본적인 것도 생각 안 할 것 같냐고 하시겠지만, 정말 놓치기 쉬운 부분입니다.
제휴를 하기 위해서 가장 비중있게 다루어야 할 것은 우리의 니즈가 아니라 그들의 니즈입니다. 우리와 제휴를 하면 이런 것이 좋아질 거다와 같은 단순한 추측으로는 곤란합니다. 그럼 그들의 니즈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그 회사를 공부하고 연구해야 합니다. 그 회사를 아는 지인에게도 담당자의 연락처만 물을 것이 아니라 그 회사에 상황에 대해서도 물어 봐야 합니다. 이렇게 공부를 하다 보면 그들의 니즈와 우리의 니즈가 맞닿는 부분이 있을 것입니다. 바로 그 부분이 우리가 공략할 포인트입니다. 그렇게 준비한 후에는 우리 얘기를 일방적으로 그냥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과의 대화를 통해 그들의 고민을 듣고, 우리가 그들의 니즈를 제대로 파악했는지 검증을 합니다. 그리고 그들의 고민에 대한 해결책으로 우리를 어필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뭘 받을 것인가가 아니라 뭘 줄 수 있는지를 먼저 생각하는 것이 제휴 준비의 핵심입니다. ‘Give & Take’ 라고 하지 ‘Take & Give’ 라고는 하지 않습니다.
한 가지만 더 말씀 드리고, 이 글을 끝내죠. 제휴 미팅에서 우리는 회사가 아니라 사람을 만납니다. 그 사람은 어떤 부서의 직원이고, 그 부서는 회사의 일부분이죠. 직원과 부서와 회사의 니즈는 같을 때도 있고 다를 때도 있습니다. 특히 대기업의 경우에는 다른 경우가 더 많습니다. 그럼, 니즈를 파악할 때 누구의 니즈를 파악하는 것이 가장 좋을까요? 경우에 따라 다르겠지만, 대부분은 우리와 직접 만날 담당자의 니즈를 파악하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결국 비즈니스는 사람과 하는 것이니까요.
글 : 김원석(데모데이)
출처 : http://goo.gl/vmneZ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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