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내용은 개인적인 생각을 담고 있으므로 편집자의 의도나 회사의 정책과 다를 수 있습니다.
한국경제신문의 케텔(Ketel)로부터 시작한 한국의 IT 문화는 다른 분야의 문화에 비해 비교적 평평하게 보인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상대를 “님”으로 칭하는 경칭은 남녀노소를 구분하지 않고 상대방을 지칭하는 하나의 고유명사가 되었으며, 이러한 문화의 확산을 통해 오프라인 행사에서도 참여하는 이가 CEO건 신입사원이건 간에 “님”이라는 단어를 사용함으로써 동일한 존재로 인식시키는 독특한 문화를 만들었다. 서양에 비해 비교적 가부장적인 문화가 강한 한국의 사회에서 이러한 평평함은 계몽주의의 기본 원칙인 ‘사람 밑에 사람 없고 사람 위에 사람 없다’라는 사상을 확산하는데 일조를 했다고 본다. 하지만, 최근 스타트업 / 벤처기업을 운영하시는 분들과 이야기를 하면서 외부의 요인에 의해 이러한 문화가 점차 퇴색되어가는 것은 아닌가 하는 느낌이 든다. 특히나 여성 기업인들 몇 분과 이야기를 해보면 퇴색 정도가 아니라 차별적인 요소까지 가지고 있어 그 수준이 아주 심각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결혼은 하셨는지요?
아직까지 결혼을 하지 않으신 이유가 있으신지요?
남편의 직업은 무엇인지요?
아이는 몇 명이나 두셨나요?
라는 질문은 일상에서도 금기시되는 질문이고 서양에서는 면접 시에서는 절대 해서는 안 되는 질문들 중 하나다. 하지만, 이런 질문이 2013년 대한민국에서 그것도 각종 심사나 평가에서 자행되고 있다면 어떻게 봐야 할까?
여성이 창업하고 기업을 운영하는 것은 남성이 하는 것만큼이나 자연스러운 일이고, 그가 독신이던 아니던 아이가 있던 없던 그리 중요한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게 중요하다면 남성에게도 똑같은 질문들을 행해져야 하나 그렇지 않으니 말이다. 전통적인 관점에서 보면 남편은 일을 통해 가계를 위한 돈을 벌고 주부는 아이를 키우는 것이 당연하게 보일지 몰라도 지금의 세상에서는 꼭 그렇지도 않을뿐더러 최첨단을 달리는 IT기업들에게 있어서는 상상하기조차 어려운 관점이 아닐까 한다.
심사를 당하는 입장에서 보면 심사나 평가를 통과해야 사업 수주도 가능하고 투자도 받을 수 있기에 참고 있다고 하지만, 속으로는 상대방이 휘두르는 칼을 맞고 피를 토하는 지경이라고 봐야 하지 않을까? 사회적 지위나 경력을 보고 위원들을 위촉하고 있다지만, 인간성이나 도덕성을 보지 않는 위촉은 어쩌면 이 업계를 안으로부터 망가트리는 것은 아닌가 하는 노파심마저 든다.
모든 위원 분들이 다 그렇지는 않겠지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이제는 심사를 위한 기본적인 가이드라인이 필요한 시점이며, 이를 통해 더 이상 이러한 일들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 조치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글 : 데모데이(박성혁)
출처 : http://goo.gl/GWfZh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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