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 TV 시청행태와 환경을 감안하지 않았던 스마트TV
스마트TV는 사용자의 TV 시청 행태와 환경을 감안하지 않은 제품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TV는 기본적으로 쇼파 등에 기대어 시청하는 린백(Lean-Back) 기기인데, 스마트TV는 직접 검색과 실행 등을 해야 하는 린-포워드(Lean-Forward) 기기이므로 시청 행태를 완전히 전환시켜야 한다.
또한 사용자들은 스마트폰, 태블릿PC, 노트북 등 다양한 스크린으로 TV 콘텐츠를 시청하거나, TV를 보면서 다양한 스크린을 함께 사용하며 관련 콘텐츠를 찾거나 상관없는 독립된 활동을 한다. 구글 연구[1]에 따르면 멀티 스크린 환경에서 스크린간 관련있는 콘텐츠 검색 등의 활동은 22%에 불과하고 대부분인 78%는 독립적인 활동을 한다. 이러한 소비자들의 TV 시청 행태와 환경을 감안한다면 TV는 여전히 린백으로 시청하고 스마트 기능은 눈 앞에 있는 모바일 기기를 활용하는 것이 보편적인 것으로 보인다.
스마트 시계, 활동량계를 넘어 스마트폰을 시계에 설치하여 손목을 장악하려는 시도
구글 글래스나 갤럭시 기어처럼 웨어러블 기기가 주목을 받고 있다. 이 중에서는 손목에 차는 밴드 형태가 좀 더 시장에 자리를 잡았다고 볼 수 있다.
우선 나이키 퓨어밴드(Nike+ FuelBand), 조본 업(Jawbone Up), 핏빗(Fitbit) 등 활동량 계(Activity Tracker)들이 성공적으로 시장에서 자리를 잡았다. 그리고 패블 시계(Pebble Watch)가 킥스타터(Kick Starter)라는 클라우드 펀딩 공간을 통해 전세계 7만명의 지지를 받아 1천만달러 수준의 자금모집을 성공했다. 그리고 애플이 스마트 시계를 준비하고 있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삼성전자가 갤럭시 기어를 빠르게 출시했으나 성공적이지 못했다.
스마트 시계는 컴퓨팅 성능이 포함된 손목에 차는 시계형태의 또다른 스마트폰
스마트 시계에 대한 정의는 다양하겠지만 위키피디아(Wikipedia)에 따르면 스마트 시계는 ‘시간 확인 그 이상의 기능을 가졌으며 스마트폰 수준의 컴퓨팅 성능을 가진 손목 시계’로 정의되어 있다. 스마트 시계에 앞서 시장에서 성공적으로 자리잡은 것은 손목에 차는 활동량계(Activity Tracker)다. 어쩌면 이들 제품까지가 사용자의 니즈를 가장 잘 반영한 제품의 형태일 수도 있다. 스마트 시계는 이들 활동량계와 아무런 상관이 없으면서도 손목에 찰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세상에 나왔는지도 모른다.
웰빙 생활을 위해 필요한 활동량계(Activity Tracker)
활동량계는 다양한 제품이 있으며, 대표적인 사례로 나이키 퓨어밴드, 조본 업, 핏빗 등을 살펴볼 것이다. 퓨어밴드는 200$ 이상, 업과 핏빗은 보통 100$ ~ 150$ 수준에서 구매가 가능하다. 우선 나이키에서 나온 퓨어밴드는 철저하게 체력관리를 위한 활동량계이며, 물리적 활동량, 하루에 걷는 양 및 소비하는 칼로리량을 계산해 사용자가 스스로 체력관리를 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것에 집중하고 있다. 인체공학적으로 설계되었으며 시간과 소비된 칼로리, 걸음걸이 양 등을 보여준다. 1번 충전하면 7일 정도 사용할 수 있다.
[그림1]퓨어밴드
조본의 업은 나이키 퓨어밴드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 사용자들의 수면량, 식습관 및 하루에 걷는 양과 소비되는 칼로리 량을 계산에 보여준다. 업은 잠을 잘 때 세팅을 하면 수면 중 움직임을 측정하여 얼마나 편안하게 잤는지 측정해 주고, 낮잠을 잘 때도 최적의 시간인 26.5분 후 일어날 수 있도록 자동으로 알람을 알려준다. 무엇을 먹었는지 직접 입력하거나, 스캔 또는 데이터베이스를 통해서 식사한 칼로리를 계산해 준다.
[그림2]조본 업
마지막으로 핏빗(Fibit)은 조본 업과 비슷한 기능을 하는 제품이다.
[그림3]핏빗
시계에 스마트폰을 설치한 스마트 시계
스마트 시계는 처음으로 알려진 스마트 시계인 패블 시계, 삼성의 막대한 마케팅을 업은 삼성 갤럭시 기어를 중심으로 살펴볼 것이다. 우선 패블 시계는 SMS 등 알림 통지 기능, 운동 중 음악 제어, 활동량계, 알람 등이 가능하다. 가격은 $150 수준이다. 자체 패블OS를 기반으로 개발되었으며, 현재 스마트 시계 중 가장 많은 앱 생태계(약 2,000개 이상)를 보유하고 있다.[2]
[그림4]페블 시계
갤럭시 기어는 삼성전자 갤럭시 스마트폰과만 연결되는 스마트 시계로 SMS·카카오톡·페이스북 등 알림 통지, 기기 찾기, 핸드-프리 전화 등 다양한 기능들을 제공한다. 현재 아마존(Amazon.com)을 통해서 약 300$ 수준으로 판매되고 있으며, 안드로이드OS를 기반으로 개발되었다. 재미있는 것은 시계임에도 불구하고 시계를 볼 때 터치를 하거나 움직여야 화면이 켜지는 등 시계의 본질적인 기능을 사용하기에는 불편하다. 뿐만 아니라 발열로 인해 여름에는 손목에 땀이 찰 수 있다고.
[그림5]갤럭시 기어
이렇게 볼 때 스마트 시계는 활동량계 성공에 자극받은 스마트기기 제조사들이 명확한 사용 가치를 찾지 못한 채 스마트폰을 시계에 집어넣어 사용자들의 손목을 장악하려는 시도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스마트 TV 처럼 스마트 시계 또한 사용자들의 시계 사용 행태와 환경을 고려하지 않은 접근
사용자의 사용 행태를 고려하지 않은 개발은 스마트TV를 ‘큰 스마트폰’ 으로, 스마트 시계를 ‘작은 스마트폰’ 으로 전락시킨다.
시계는 시간을 보여주기 위한 기기가 아닌 남에게 보여주기 위한 악세사리
시계는 시간을 보는 것 만큼이나 패션 또는 자신의 지위를 나타내는 악세사리로 사용된다. 더불어 사람들은 시간을 알기 위해 시계보다는 휴대폰을 본다. 이처럼 사람들에게 시계의 의미를 보여주는 직관적인 광고가 이미 2005년에 만들어졌다. SKT의 ‘현대생활백서 171. 용도변경편’ 이 그것이다.
글로벌 고급 시계 시장의 현황을 살펴보면 시계가 소비자들에게 어떤 의미를 갖고 있는지 알 수 있다.
[그림6]글로벌 고급 시계 시장의 현황
소비자들의 시계 구매 성향은 어떨까? 일본 내 소비자들이 구입한 시계의 가격대는 남녀 불문 3백만원 ~ 5백만원(0.3 ~ 0.5M¥)대가 가장 많았으며, 남성의 경우 그 다음이 5백만원~ 1천만원(0.5 ~ 1.0M¥), 그리고 3번째로 많은 가격 구간이 1백만원~1.5백만원(0.1~ 0.15M¥) 순이었다. 여성의 경우 그 다음 순이 2백만원 ~ 3백만원(0.2 ~ 0.3M¥), 세번째가 3십만원 ~ 5십만원(0.03 ~ 0.05M¥) 순으로 시계에 대한 기능보다 가격대와 브랜드에 대한 선호가 뚜렷했다.
[그림7]일본 시계 소비에 대한 소비자 조사 내역
스마트 시계는 스마트화에 허우적거리는 제조사들의 또 다른 실책이 될수도
스마트 시계가 활성화되려면 결국 스마트폰을 시계로 착용했을 때 찾을 수 있는 특별한 사용 가치를 찾거나, 사람들이 시계를 구매할 때 고려하는 ‘명품의 인상’ 을 노려야 할 것이다. 과연 손보다 손목이 사람들에게 소통의 핵심이 될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다.
[1] ‘The New Multi Screen World Study’, Think with Google(2012)
[2] http://blog.laptopmag.com/pebble-watch-apps
글 : 신동형
출처 : http://goo.gl/nWM9F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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