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BS이브닝뉴스에 스티브 하트먼이란 기자가 있다. 이 기자는 매주 금요일 뉴스 마지막에 On the Road라는 코너를 운영한다. 일종의 미담 코너인데 그는 여기서 가끔씩 감탄스러운 스토리를 전달한다.
특히 지난주에 Ohio boy pays it forward with found fortune라는 훌륭한 리포트를 접해서 소개한다. 주차장에서 주은 20불 지폐를 자신이 갖지 않고 식당에서 우연히 만난 군인에게 편지와 함께 전달한 8살 꼬마의 이야기다. 가슴 뭉클한 스토리이기도 하지만 스티브 하트먼의 스토리텔링 능력에도 매료되서 이 뉴스를 소개해보고 싶어졌다. 아래 내용을 참고해서 위 동영상을 꼭 보시길.
8살 꼬마 마일즈 에커트는 가족과 함께 식당에 들어갔다. 그는 신이 나있었다. 20불짜리 지폐를 방금 주차장에서 주웠기 때문이다.
그런데 마일즈는 식당에서 군인을 발견했다. 위에 나오는 중령이다. 마일즈는 자신의 20불을 Pay it forward (다른 사람에게 받은 후의를 또 다른 사람에게 돌려준다는 뜻)하기로 했다. 마일즈는 아래와 같은 노트를 써서 20불과 함께 중령에게 전달했다.
“Dear soldier – my dad was a soldier. He’s in heaven now. I found this 20 dollars in the parking lot when we got here. We like to pay it forward in my family. It’s your lucky day! Thank you for your service. Myles Eckert, a gold star kid.”
“군인아저씨, 우리 아빠는 군인이었습니다. 그는 지금 하늘나라에 있어요. 저는 지금 막 주차장에서 이 20불을 주웠습니다. 저는 이것을 Pay it forward하고 싶습니다. 오늘은 당신에게 있어서 행운의 날인 것 같습니다. 당신의 봉사에 감사드립니다. 마일즈 에커트. 골드스타키드.”
마일즈는 원래는 그 돈으로 비디오게임을 사고 싶었지만 군인을 보자마자 돌아가신 자신의 아빠를 떠올렸다고 했다. 마일즈의 아빠는 그가 태어난지 5주만에 이라크에서 전사했다. 마일즈는 20불을 군인에게 주기로 결심했다.
마일즈는 아빠를 똑 닮았다. 마일즈는 집에 돌아와서 엄마에게 아빠가 묻혀있는 묘지로 데려다달라고 했다. 그리고 혼자서 아빠에게 가서 묘비를 껴안고 뭔가 이야기했다. 그날 자신의 선행을 아빠에게 자랑하고 싶었을 것이다. 그 모습을 엄마가 멀리서 사진으로 찍었다.
철들고 한번도 만나보지 못한, 하늘나라에 있는 군인 아빠를 떠올리며 우연히 만난 군인에게 20불을 정성스런 메모로 싸서 건낸 8살 꼬마. 그리고 아빠의 묘비를 껴안고 그 이야기를 속삭인 꼬마. 이 꼬마의 애틋한 마음을 생각하며 뭉클했다. 이 중령은 “이런 식으로 (꼬마에게) 고마움을 인정받은 것은 놀라운 일입니다. 나는 이후 이 노트를 매일매일 다시 보고 있습니다. It’s incredible being recognized in such a manner. I look at it (the note) every day”라고 말한다. 그는 이미 또 많은 20불을 기부했고 꼬마의 노트를 “A life-time direction”으로 여긴다고 했다. 그는 평생 이 노트를 잊지 못할 것이다.
나는 3분이라는 짧은 시간에 압축해서 이처럼 이야기를 감동적으로 전하는 스티브 하트먼의 스토리텔링능력에 감탄했다. 어찌보면 평범할 수 있는 미담도 끈기 있는 인터뷰를 통해 보통 사람들의 내면의 이야기를 끌어내며 또 그 내용을 호소력있는 원고, 나레이션으로 훌륭한 스토리로 거듭나게 만든다.
위 동영상은 그가 어떻게 On the Road시리즈를 취재하고 3분리포트로 구성하는지에 대한 것이다. 미담제보는 주로 페이스북으로 받는다는 점이 흥미롭다. 방송국에 계신 분들은 많이 참고할 만한 내용이 아닐까 싶다.
그리고 찾아보니 스티브 하트먼은 98년부터 방영한 “Everybody has a story”라는 뉴스시리즈로 유명해진 기자다. 이 시리즈는 매회 미국지도에 다트를 던져서 걸린 타운을 찾는다. 그리고 그 타운의 공중전화박스에 걸린 전화번호부에서 무작위로 선택한 사람에게 전화를 걸어 연결되면 그 사람의 이야기를 취재해 전달하는 것이다. 그야말로 길에서 우연히 만나는 완전 보통 사람을 인터뷰해서 전국뉴스에 나가는 스토리로 만든다는 것인데 가능할까 싶다. 그런데 그는 이 시리즈를 123회나 이어갔다. 그래서 제목도 “모든 사람에게는 스토리가 있다”다.
예를 들어 위 스토리는 오레곤의 한 카우보이를 찍어서 찾아갔는데 그는 엄청나게 말수가 적은 사람이었다. 그런데 해병대원으로 걸프전쟁에 참전했던 그의 이력에서 스티브는 흥미로운 부분을 찾아냈다.
스티브 하트먼의 따뜻한 스토리는 세상은 아직도 아름다운 곳이라는 생각을 하게 해준다. 그의 리포트를 보다보면 미국인들이 개인주의적이라는 선입견을 버리게 된다. 그리고 어찌보면 우리보다도 더 정이 많은 사람들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정’은 꼭 한국인의 전유물이 아닌 것 같다.
마지막으로 On the Road 시리즈 몇 개를 소개한다. 영어공부삼아 시간날때 한두개 보면 좋다.
몸이 불편한 친구를 위해 그가 주인공이 되는 특별한 미식축구게임을 준비한 중학생들 이야기.
은퇴할 계획이 없는 미국에서 가장 나이많은 선생님 이야기. 100세! 선생으로서 일을 시작한 나이는 81세.
장애가 있는 고교 농구 팀매니저학생에게 잊지 못할 골 기회를 선사한 코치
루게릭병에 걸린 중년아저씨의 도넛배달트럭 훔치기. 그는 왜 도넛을 훔치고 싶었을까.
엄격한 고교 수학선생님의 전혀 다른 이면생활.
할머니의 보살핌을 받는 교도소 수감자들.
30여년전 자신이 청소부로 일하던 학교의 교장이 된 사람. (청소부였던 그를 격려해 공부하게 한 전임교장이 대단)
입양부모에게 계속 거절당해 돌아오는 꼬마를 두고 난처해하던 입양기관 직원.
홈리스들에게 무료로 머리를 깎아주는 82세 할아버지.
암환자들에게 커피선행을 하는 사람.
암으로 세상을 떠난 친구가 도와준 샷.
단 한번의 시민민원도 받지 않은 경찰관.
글 : 에스티마
출처 : http://goo.gl/Tes0f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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