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옐로모바일이라는 기업이 정말로 갑툭튀나왔습니다. 이 옐로모바일이라는 회사가 카울리라는 모바일 메이저 광고 회사까지 인수하면서, 최근 그 주목도가 높아졌습니다. 무슨 내용인가 하고 좀 찾아봤습니다. 일단 성장 방식은 M&A에 의한 성장 방식이라는 것이 눈에 띄었습니다. 돈을 벌고 있는 기업이지만 자금이 여의치 않은 회사들을 인수하여 몸집을 불리고 있으며, 기존의 성공 신화를 써왔던 한컴, 다음, 네이버, 카카오같이 특정한 대박 제품이 없는것이 특징입니다. 과연 이러한 성장이 의미가 있는 걸까요? 그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1. 옐로모바일의 성장의 이유는 성숙하지 못한 펀딩과 M&A 시장 탓
옐로모바일의 성장은 조금은 비정상적인면이 느껴지지만 순수하게 M&A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M&A는 벤처기업의 exit 경로로 활용되고는 합니다. 그리고 기업을 사가는 기업 입장에서는 다양한 이유로 기업을 사들이는데, 신규 사업 진출 및 기존 자산과 합쳐 시너지 창출 그리고 해당 기업의 향후 성장 가능성을 높게 평가해서와 같은 이유로 기업을 삽니다. 그리고 대부분 매우 비싼 가격에 큰 기업이 삽니다. 그런데, 옐로모바일은 해외의 M&A사례에 비하면 매우 소규모고 구매하는 기업 역시 구글, 페이스북 같은 대기업이 아닙니다.
이를 다른 말로 말씀드리면, 그 가격에라도 파는 것이 남는 것이라고 생각한게 아닌가 싶습니다. 만약 한국도 해외의 실리콘밸리처럼 펀딩 시장이 활성화되어 높은 금액의 인수합병을 기대한다면, 옐로모바일에 수익도 발생하고 있는 기업들이 쉽사리 인수될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어쩌면 그 자체로 페이스북이 될 수 있는 잠재력이 있는 회사도 너무 일찍 exit를 하게 만드는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결론적으로 말씀드리면, ‘한국의 벤처 분위기는 이정도 수준이다’ 라는 느낌을 반증하는게 아닌가 싶습니다.
단순 M&A로만 성장한 회사라고 한다면 이는 인터넷 서비스 회사라기보다는 투자사라는 느낌이 듭니다. 투자사가 한계는 킬러 서비스 확보나 전략 적인 행동이 어려우므로, 이에 대한 한계는 명확합니다. 그리고, 한편으로는 정부와 많은 펀딩그룹들이 이러한 기업들에게 꿈과 공격적인 자금을 투입했다면 과연 이런 방식으로 옐로 모바일이 성장했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2. 정말 규모의 게임을 기대할 수 있을까?
옐로 모바일의 인수 합병을 통해 규모의 경제를 만들겠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작은 로컬커머스사들의 연합으로 만드는 규모의 경제, 과연 얼마나 기대할 수 있을까요? 찬물을 끼얹는 얘기겠지만, 사실 저는 부정적입니다. 왜냐하면 1만명의 사용자를 가진 1억자리 회사 10개를 합치면, 10만명의 사용자를 확보할 수 있을까요? 미안하지만 아닙니다. 물론 회사의 평가 금액은 10억이 됩니다. 문제는 10억짜리 회사가 보유한 사용자는 5만명 수준일 수도 있다는 겁니다. 단순히 사용자수대비 회사의 가치를 비교한다면, 회사의 가치는 과대 평가 될 수 있다는 점이죠. 물론 1만명의 사용자가 1억인 서비스가 있을 수도 있고, 5만명의 사용자가 100억인 서비스를 만들 수도 있으므로 동등한 비교는 아닙니다. 다만, 사용자수에 기반한 규모의 게임이라면 이러한 함정이 있을 수 있다는 얘기이며, 사용자수야 말로 IT기업 평가의 대표적인 척도 인것도 사실입니다.
3. M&A의 위험성
M&A는 모두 아름답게 끝나지는 않습니다. 두개의 서비스가 합친다는 것은 두 개의 다른 사용자층, 두 개의 다른 회사 그리고 두개의 다른 레거시 시스템을 합쳐 시너지를 만들어야 하는 위험성이 있습니다. 이는 단순히 기업을 살때 드는 비용 이상으로 커질 수 있으며, 실제 M&A의 성패는 M&A가 끝난 이후 이 작업이 끝나야 성공의 여부를 점칠 수 있습니다. 단순 투자사가 아닌 시너지를 목표로 했다면, 너무 많은 M&A는 이 위험성을 크게 만듭니다. SW기업은 사실상 사람이 움직이는 기업으로, 커뮤니케이션 코스트와 기업 문화가 매우 결정 적인 역할을 하게 됩니다. 단순히 돈의 주판으로 사업의 성공을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4. 옐로 모바일의 숙제, 통합에 의한 시너지와 킬러서비스
옐로모바일이 그렇다고 안될거같냐고 물으시면, 대답은 아닙니다. 옐로모바일이 인수합병한 회사는 모두 지역기반, 곧 지도기반의 서비스들입니다. 다시 말하면 옐로모바일은 지도를 기반으로 모든 서비스를 통합할 수 있는 성격을 가지고 있다는 말입니다. 바로 여기서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여기서 누구와 싸우게 되는지 매우 명확해지죠. 바로 네이버 지도와 구글 지도입니다.
네이버 지도는 옐로모바일과 동일하게 수많은 CP사들과 자발적인 사용자들에 의한 정보들로 채워진 지도 플랫폼 서비스입니다. 옐로 모바일이 이런 CP들을 M&A했다면 (네이버보다 더 직접적인 콘텐츠 팜일수도 있겠네요), 네이버는 돈을 주고 이러한 정보들을 구매해옵니다. 따라서 실제로 옐로 모바일의 서비스는 기존에 존재하지 않던 어떤것이 나올것이라고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오히려 외부 서비스들과 잘 연동한 포털을 만들고 있는 것은 개방형 포털을 하는 ZUM이 이미 고도화된 모델로 나왔다고 생각합니다.
누구와 싸워야 하는지 명확해졌다면, 다시 원점으로 돌아와서 옐로모바일만의 무기가 추가로 존재해야 합니다. 단순히 작은 서비스들을 합쳐서 파워를 만든다면, 네이버나 구글은 그 지도 조차 거대한 서비스의 일부분일 뿐입니다. 겨우, 지도 서비스로 대등하게 겨룰만한 정도의 규모가 만들어졌다는 것 밖에 다른 의미는 없습니다.따라서 진짜 옐로모바일이 실체를 갖기위해서는 네이버 지도와 구글지도를 넘어설만한 킬러 서비스가 필요합니다. 그러나 현재 제가 느끼는기에는 없었습니다. 2등기업들을 모아 1등기업의 일부 섹션(지도)과 대등한 규모를 만든것입니다. 다시 말하면 출발선에 이제 막 섰습니다.
그리고, 이들에게 절실한것은 킬러 서비스입니다. 네이버는 검색이, 카카오는 톡서비스가, 다음은 카페와 메일이, 킬러 서비스 역할을 했습니다. 삼성이 갑작스럽게 자금을 끌어모아 포털을 만들어 경쟁을 하는 것이나, 중소기업들을 모아 포털을 만들어 갑작스럽게 경쟁을 하는 것이나 방향만 다를 뿐 사실은 다를바가 없습니다. 그렇기에 지금 옐로 모바일의 가장 큰 숙제는 바로 킬러 서비스를 만드는 것 입니다.
5. 리스크는 벤처의 숙명이자 기회, 옐로모바일도 있다.
단적으로 말해 제가 보기에 옐로모바일은 리스크를 가지고 있습니다. 현재는 규모를 만드는데는 성공했지만, 다음 단계는 시너지를 만들어야 하고, 그 와중에 킬러서비스가 터져야 합니다. 이 단계가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그저 투자사로서의 옐로모바일이 존재하고 그저 그정도의 기업이 될 겁니다. 그러나, 옐로 모바일은 벤처기업입니다. 리스크가 없다면 벤처가 아니고, 이를 감내하고 넘어야 할 겁니다. 그것을 어떻게 해결할 지 지켜보는 것도 재미가 있을것 같습니다. 다양한 한국 모바일 생태계를 위해서 옐로모바일도 좋은 결과를 만들었으면 좋겠습니다.
글 : 숲속얘기
출처 : http://goo.gl/kmBoE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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