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검색 서비스가 뛰어난 것이 꼭 좋은 것인가?
전 구글의 검색 서비스가 미국 벤처 문화를 살혔고 네이버의 소비자의 입맞에 맞는 검색 서비스가 한국에 인터넷 생태계를 망쳤다고 보지 않습니다. 여기에는 논리적인 비약이 있습니다.
한국 인터넷에서 잘못 끼워진 첫 단추, 그 이름은 네이버 (NAVER)
구글이 네이버보다 진정한 검색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주장에는 동의합니다. 저도 학생들에게 자주 얘기합니다. “네이버는 소비자가 원할 것 같은 것만을 잘 정리한 메뉴판이다. 너희들에게 도움이 될만한 학술적이고 공부에 도움이 될만한 내용을 검색하기는 어렵다. 따라서 공부를 위해서라면 구글을 사용해라”라고 얘기합니다. 그렇지만 구글 검색 서비스의 정확성과 광고를 덜 보여주는 공평성(?)이 벤처 생태계를 살리는데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어떤 이들은 이렇게 주장합니다. 네이버가 있었기때문에 네이버 이후로 한국의 인터넷 기업이 제대로 성장하지 못했다고. 반대로 구글의 검색이 있었기때문에 미국은 다양한 인터넷 기업이 발전할 수 있었다고.
저는 그 주장에는 동의할 수 없습니다. 구글의 애드센스때문에 다양한 텍스트 미디어 기반의 블로그 생태계가 성장한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실제로 벤처 투자 생태계에 도움이 된 것은 허밍턴포스트가 AOL에 3500억에 인수되었다는 사실입니다. 또한 페이스북이 구글때문에 성장했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심지어 아래 그림을 보면 구글 애드센스 네트워크 업체의 매출 비중은 구글 광고 매출 전체에서 점차적으로 줄어들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는 구글이 파트너를 통해서 성장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 스스로의 서비스를 통해서 성장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오히려 페이스북이 성공한 이유는 그들이 하버드생들을 위한 소셜네트워크였고, 초기 투자자가 그 유명한 숀 파커였기때문에 다른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을 수 있었고, 초기부터 엄청난 가능성을 인정받았다는 점입니다. 즉 미국 인터넷 벤처 생태계에 지속적으로 다양한 스타 기업이 나올 수 있는 이유는 투자-인재-기술 이라는 생태계가 매우 다양한 실험을 통해 효과적으로 성장하고 있기때문이지 구글의 검색이라는 단편적인 서비스때문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실리콘밸리의 비밀은 IT가 아니라 ‘문화’
심지에 그렇게 성장하는 페이스북은 지금 내부적으로 모든 콘텐츠를 담아두는 전략은 바로 네이버와 동일하며 심지어 더 심하게 모든 정보를 가두어두고 있습니다. 물론 페이스북도 구글의 애드센스와 유사하게 소셜 그래프를 외부 서비스에게도 제공하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미끼 플랫폼” 전략일 뿐입니다.
즉 콘텐츠를 가둘 것인가 개방할 것이가라는 관점으로 네이버보다 구글이 사업 전략관점에서 우수하거나 뛰어난 것이 평가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라고 봅니다. 그들이 갖고 있는 “콘텐츠”의 특성에 따른 전략일 뿐입니다. 즉 네이버을 매일 이용하는 소비자가 네이버의 검색을 원하는 형태로 발전시켰다고 생각합니다.
만약 네이버가 제공하는 검색이 우리가 원하지 않는 것을 제공해왔다면 그렇게 성장할 수 있었을까요? 전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왜 네이버와 다음과 네이트가 모두 같은 모습으로 검색 인터페이스를 제공하고 있을까요? 그들이 모두 잘못 끼워진 단추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단지 그 수준에서 다음 시대로 혁신을 하지 못한것을 비난받을수는 있겠지만요.
심지어 구글은 미국 인터넷 생태계의 많은 기업들의 이익을 차지해해가고 있습니다. 마치 네이버가 국내 언론 업계와 사이가 좋지 않은 이유와 동일하게 구글은 미국 언론사와 사이가 좋지 않으며, 유료 콘텐츠 업계와 좋은 사이가 아닙니다.
유투브가 그렇게 미국 TV, 영화 업계와 오랜 기간 소송을 벌인 것이 좋은 사례입니다. 구글은 “좋은” 회사아 아니라 그냥 그들의 “서비스” 모델로 가능한 광고를 잘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 뿐입니다. 마치 구글의 “검색 서비스”가 생태계에 좋은 것인것처럼 홍보를 잘하고 있는 것 뿐입니다.
따라서 그런 그들의 “주장”에 쉽게 동의한다면 그건 마치 국내의 네이버 검색 서비스는 시대에 뒤떨어진 것이고 구글의 검색 서비스는 미래 지향적이라는 주장은 사대주의라고 부를 수도 있을 것입니다.
한국 벤처 생태계 문제의 본질, 투자 생태계와 기업가정신
오히려 네이버를 포함한 우리나라의 기업 문화가 벤처정신을 죽이고 있다고 생각됩니다. 또한 2000년이후 한국의 투자 생태계가 부진했기때문에 네이버 이후의 벤처가 제대로 성장하지 못했다고 생각합니다.
2000년 벤처 투자의 절정기 이후 과거 10년동안 국내 벤처 투자 금액은 2000년에 비해서 40% 수준으로 줄었다가 다시 2조대로 10년만에 복구되고 있습니다. 과연 과거 10년동안 네이버 이후 인터넷 기업에 투자했던 벤처캐피탈이 얼마나 있었나요? 그들이 모두 네이버가 있었기때문에 투자를 꺼려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네이버는 운좋게 2000년에 100억을 투자받아서 한게임을 인수해서 성공한 것이고, 그 이후의 업체는 투자 자체를 받을 수가 없었던 것입니다.
2000년 이 후 최대… 올해 2조원 낙관
물론 더 근본적인 이유는 여러분들의 자녀가 학교에서 어떻게 교육을 받고 있나 생각해보십쇼. 도대체 어떻게 이런 교육 문화에서 기업가정신이 나오고, 또한 이런 기업문화에서 도전정신이 나오길 바라십니까? 여러분 스스로에게 물어보시기 바랍니다. 자녀가 한국에서 벤처사업가로 도전하겠다면 응원하실 생각이 있으신가요? 아니면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엔젤투자를 받았다면 응원해주시겠습니까? 한국의 벤처 생태계를 만든 것은 혹시 우리 스스로가 아니었을까요?
분명히 지금까지의 벤치마크 전략, 즉 따라하기를 위한 빠른 캐치업을 위해서 일단 주입식 교육의 효율성은 칭찬받아야할 일입니다. 하지만 혁신이란 그리고 창조란 교육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무수한 “실험”과 “토론”을 권장하는 교육문화와 기업문화에서 만들어집니다. 문제는 그런 문화가 그렇게 하루이틀내에 만들어지지 않는다는 점이죠.
엔젤투자자 성공 스토리가 나와야한다.
최소한 저는 이런 어려운 상황에서도 여러 투자자를 모아서 PAG&파트너스라는 투자조합을 만들어서 10여개의 벤처에 투자를 했고, 그중에 레진엔터테인먼트의 레진코믹스는 지금 연매출 60억을 바라보는 스타트업으로 1년만에 성장을 했습니다. 그리고 모바일 분석 엔진 회사인 애드프레스카는 이제 미국 진출을 앞두고 있습니다. 또한 누스랩은 쉽팜인슈가랜드 게임을 출시하기도 했습니다.
네이버를 비판하고 구글을 칭송하는 여러분은 무엇을 하고 계신가요? 진실로 벤처를 응원하신다면 우선 자녀부터 기업가정신을 키워주시고, 최소한 스타트업을 하겠다고 하는 자녀를 말리지는 말아주시기 바랍니다.
PAG&파트너스는 이제 유한책임회사로 설립되어 엔젤클럽을 구성하여 올해도 더욱 다양한 스타트업의 발굴과 사업 개발을 도와 한국 벤처 생태계 구축에 노력하고 있습니다.
글 : 퓨처워커
출처 : http://goo.gl/jlvk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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