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3월, 스캐터랩은 단순한 ‘썰’보다는 정확한 ‘데이터’를 토대로 한 ‘텍스트앳’이라는 연애 상담 서비스를 내놓았다. 텍스트앳은 빅데이터를 이용해서 메신저의 내용을 분석하는 신개념 감정 분석 서비스이다. 이 서비스를 이용하는 사람들은 더 이상 각자의 연애고민을 개개인의 연애담에 의존할 필요 없이, 상대방이 나에게 어떤 감정을 느끼고 있는지를 객관적으로 분석한 보고서로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주)스캐터랩의 자료에 따르면, 텍스트앳은 6억 개가 넘는 데이터를 바탕으로 메시지를 분석한다. 점점 더 방대한 양의 자료를 참고하는 만큼, 이용자의 만족도 또한 상승하고 있는 추세다.
텍스트앳은 이미 40만 명이 넘는 이용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대표적인 어플리케이션이다. 작년 3월에만 해도 규모가 매우 작은 스타트업이었지만, 이제는 규모가 상당한 회사로 자리매김하게 된 것이다. 텍스트앳은 어떻게 이 같은 발전을 이룩해낼 수 있었던 것일까? 또, 향후에는 어떤 발전을 보여줄 수 있을까? 이러한 질문들에 대해 깊이 있는 답을 듣고자 스캐터랩의 김종윤 대표를 만나서 이야기를 나눠보았다.
김종윤 대표는 왜 사람들의 연애 도우미를 자처하게 되었을까?
김종윤 대표는 다양한 종류의 사람들이 존재하듯, 연애의 형태 역시 다양하다고 생각한다. 파워 블로거들이 이야기하는 연애나, 베스트셀러 속 사랑 이야기들이 편견으로 점철될 수밖에 없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각종 매체에서 다루는 연애 이야기는 결국 누군가의 생각에 의해서만 서술된 누군가‘만’의 연애일 뿐이다. 그래서 대학생들이 자신의 연애담을 여기에 끼워 맞춰서 생각해보려고 해도, 잘 들어맞지 않게 된다. 결국, 자신만의 독특한 연애 스타일을 타인의 경험에 끼워 맞추려고 하면서 연애가 실패하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김종윤 대표는 이처럼 사람마다 연애 방식이 다른 것을 고려해서, 데이터를 통한 ‘분석’을 통해 연애 감정을 수치화하는 방식을 도입했다. 심리학 분야에서만 언급되던 연애를 사회과학과 통계학의 눈으로 새롭게 해석하게 된 것이다.
김종윤 대표가 이렇게 학문간의 크로스오버를 생각하게 된 것은 대학 시절 사회학 수업의 영향이 크다. 그는 사회학 수업에서 주어진 과제를 수행하면서, 자신이 여러 사회현상에 대해 분석하는 것에 흥미를 느낀다는 점을 깨닫게 되었다. 대학 졸업 후에는 수치화를 통해 다른 사람들의 연애를 돕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여러 시행착오를 겪은 후에 ‘텍스트앳’이라는 어플을 출시하게 되었다. 그에게 있어서 창업은 대학 시절의 단순한 패기가 아니라, 사람들의 인간관계를 직접적으로 도와주고 싶다는 ‘꿈’인 것이다.
스캐터랩은 아직도 연애에 굶주려 있다
많은 이들이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스캐터랩의 김종윤 대표는 왜 연애를 고집하는가. 이에 대한 김종윤 대표의 답은 간단하다. “너무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는 연애가 사람의 수명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risk factor)중 하나이며, 절대 간과할 수 없는 것이라고 단언한다. 그는 이처럼 연애는 정말 중요하다는 생각 하나로 연애 관련 어플리케이션인 텍스트앳을 꾸준히 업데이트했고, 지금까지 규모를 키워왔다. 현재 텍스트앳은 이미 여러 언론 매체에 소개가 되었을 정도로 인기가 많다.
만약 김종윤 대표에게 “아직도 연애 관련 어플리케이션을 개발하고 싶은가?”라고 질문한다면, 그는 자신 있게 “그렇다.”고 대답한다. 아직도 연애에 굶주리다는 것이 그 이유다. 현재 텍스트앳은 감정 분석 보고서를 보내주는 기능과 그린라이트를 통해 연애 이야기를 공유하는 기능만을 가지고 있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를 ‘단편적’으로 읽어낼 수 있는 기능들만이 활성화되어 있는 것이다. 하지만 김종윤 대표는 여기서 더 나아가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를 ‘전체적’으로 읽어낼 수 있는 기능까지 덧붙이고 싶다고 말한다. 두 사람의 연애 관련 정보를 간단히 입력하면, 기계가 빅데이터를 이용하여 연애 스타일을 장기적으로 분석해주는 시스템이다. 그는 빅데이터와 심리학을 더욱 포괄적으로 연구해서 ‘단편적’이었던 분석 시스템을 이처럼 ‘장기적’이고 ‘전체적’인 분석 시스템으로 업그레이드시키려 한다. 하지만 본질은 여전히 똑같다. 연애에 대해서 논하고, 연애에 대해서 조언해주는 것이다.
지금 당장 텍스트앳이 넘어야 할 산은 무엇일까?
텍스트앳은 카카오톡과 라인의 내용만을 분석할 수 있다. 다양한 메신저와 연계가 안 되기 때문에 카카오톡과 라인 이외의 메신저를 사용하는 사람들은 어플을 사용하는 데 불편함을 느낄 수 있다. 현재 텍스트앳이 떠맡은 가장 중요한 과제는 카카오톡과 라인을 제외한 다른 메신저들과의 서비스 연계이다. 스캐터랩의 김종윤 대표도 이에 대한 필요성을 절실하게 느끼고 그런 점을 보완해 앞으로 더욱 어플리케이션을 완성시킬 것이라고 내용을 전했다.
텍스트앳으로 언젠가는 외국 땅을 밟고 싶다
텍스트앳은 최근 해외 주간지 뉴요커(The New Yorker)의 ‘The Love App’이라는 기사에서 한국의 디지털 연애 라이프를 규정짓는 서비스 중 하나로 언급되기도 했다. 하지만 텍스트앳은 충분히 ‘한국’만의 디지털 문화를 넘어서 외국의 사용자들에게까지 폭넓게 쓰일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 트위터, 페이스북, 텀블러, 핀터레스트 등 다양한 SNS 매체를 이용하는 해외에서도 ‘나’와 대화중인 상대방의 심정을 알고 싶어 하는 경향은 매한가지다. 언어적, 문화적 차이가 나라마다 조금씩 있을 수 있겠지만, 이 역시 빅데이터라는 텍스트앳의 강력한 무기로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
실제로 김종윤 대표는 올해 말쯤에 일본어 버전을 출시할 계획이라며 해외 진출에 대한 포부를 밝혔다. 또한 그는 어플리케이션에 대한 완성도가 더욱 높아지면 다양한 언어로도 출시할 예정이라고 내용을 전했다.
‘사람들의 연애를 돕고 싶다’는 독특한 철학
김종윤 대표는 일반적인 회사 경영자들과는 다른 철학을 가지고 회사를 운영한다. 바로, ‘사람들의 연애를 도와서 그들을 행복하게 만들고 싶다.’는 독특한 철학이다. 그는 지금의 연애가 몇 십 년 전에 비해 전혀 달라지지 않았다고 단언한다. 그의 말을 빌리자면, 요즘 논의되는 연애는 대부분 ‘시작’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지, 그 이후의 ‘방향’에 대해서는 초점이 맞춰져 있지 않다. 그는 이 같은 연애 트렌드를 바꿔서, 연애의 방향성을 논하는 어플리케이션을 만들어가고 싶다고 말한다. 결국, 연애를 시작하려는 사람들뿐만 아니라, 이미 연애 중인 사람들까지 도울 수 있는 광범위한 연애 어플리케이션으로 바꾸어나가고 싶다는 뜻이다.
벌써 40만 명이 넘는 이용자들에게 사랑받고 있는 텍스트앳. 데이터를 이용해 사람들의 감정을 분석하겠다는 참신한 생각으로 시작한 만큼 앞으로의 행보를 기대하지 않을 수 없다. 텍스트앳이 앞으로 전 세계인들의 연애를 돕는 대표적인 어플리케이션으로 자리 매김할 수 있을지, 향후 귀추가 주목된다.
글 : 벤처마이너(인수용, 김나연, 정희원, 이민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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